미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한 간 정책 조율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주한미군의 감축을 포함한 전략적 유연성 논의가 재개될 것이며, 이는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자주국방 강화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무역 불균형 해소 압박이 커지겠지만, 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 부과가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5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미국 정부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과 방향성은 어떻게 바뀔까요?
스콧 스나이더 소장) 오프닝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수많은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미국 정책을 재조정하고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었죠. 매우 포괄적인 검토인데요. 워싱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행정명령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개혁적 요소, 둘째는 파괴적 요소, 셋째는 응징적 요소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겠죠.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국장)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까지 집중해 온 대부분은 국내 정책이란 점입니다. 이미 이민 정책이나 기후 변화 정책, 에너지 정책과 사회적 이슈에서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죠. 아직 외교 정책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은 알지 못합니다. 일부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의 연속성이 있었죠.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일부 존재할 겁니다. 그 한 예가 트럼프 행정부 첫날 열린 쿼드 외교장관 회의였는데요. 이는 매우 의식적이고 신중한 노력이었는데요. 최소한 쿼드는 이번 행정부에서도 중요한 초점이 될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죠. 하지만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관계에선 다른 구도를 가져올 것이란 것도 압니다. 좀 더 거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동맹에 감상적 태도를 줄이며 국방비 지출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겁니다. 관세도 거의 틀림없이 한 부분일 겁니다. 따라서 외교 정책엔 새로운 역학 관계가 생길 겁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바이든 대통령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연속성 요소들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이는 새로운 단계에서도 계속될 겁니다.
진행자)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발령했는데요. 국경, 이민, 에너지 분야 비상사태 선포, 파리 기후협약과 WHO 탈퇴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었습니다. 이 새로운 행정명령들이 전 세계 안보와 통상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질서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할까요?
스나이더 소장) 여러 면에서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은 그것은 사실 ‘트럼프 중심의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겁니다.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정말 흥미로운 질문은 그런 노력이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여러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느냐는 겁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것 같은 시대에 어느 정도 안정을 이뤄낼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겠죠.
진행자) 통제 불능의 상태라면 어떤 예가 있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우리는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중동,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죠. 또 미국이 잠재적 적국을 억제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느낌, 미국과 중국 간 다가오는 충돌도 있습니다.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중심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주는 거죠. 어떤 면에선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행정부와 자신을 안정적인 환경의 중심에 두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후 화상 회의를 가졌습니다. 집권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과는 별개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명백한 미국의 적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각각 차별화된 접근을 모색하고, 둘 사이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시나요?
존스톤 전 국장)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적국이 된 것에 대해선, 상당 부분 러시아와 중국이 내린 결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나이더 소장이 지적한 것처럼 분명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과 거래할 기회를 모색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협상가라고 여깁니다. 자신을 평화 중재자라고도 여기죠. 그는 외교 정책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며 자신이 그 정책에 힘과 비전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거래를 위한 거래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는 먼저 영향력을 확보하고, 유리한 위치에서 시 주석이나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시작하려 할 겁니다. 푸틴이 이것을 이미 깨닫고 있다고 보는데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행동이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고 보는 징후가 있죠. 한편으론 대화를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제재와 경제적 조치 부과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물러나는 바이든 팀과 새로 들어오는 트럼프 팀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는 보도였죠. 따라서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그림이 될 겁니다. 결국 어떤 형태의 거래가 이뤄질지가 중요하며, 유리한 위치에서 그 과정에 임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게 주요 우선순위가 될 겁니다. 이 과정이 전개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드는 근본적인 질문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거래가 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국제 질서, 경제 교류, 주권과 상업에서의 원칙에 대한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고려할 때 말이죠. 따라서 이 또한 무엇이 가능할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미한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모두 대중 강경파인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이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기대할까요?
스나이더 소장)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새로운 일은 아니죠. 우리는 정책의 연속성도 주목해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실제로 동맹국들은 미국과의 중국 정책 조율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고요. 이런 추세는 동맹의 억지력을 고려할 때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 다른 요소는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이 동맹 재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마도 다른 역할과 책임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여를 의미할 수도 있죠. 한편으로는 한국이 자국 방어에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욕구가 있다고 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이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있어 기술적 파트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이것이 바이든 시대의 연속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했던 과거로 돌아간다면 매우 어려워질 텐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동맹 관계를 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 않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더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실 한국의 정치 지도부가 미중 관계를 국내 정치적 관점에서 볼 것인지 위협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위협의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이 점증하는 위협으로 부각되고 지난 4년간 동맹의 공동 초점으로서 중요성이 커졌다면 이는 한국이 어느 정도 미국과의 보조를 맞춰가야 할 필요성과 제약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중국 억제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요. 엘브리지 콜비 국방정책 차관보 지명자는 워싱턴 톡에서 수 차례 주한미군이 중국 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한국군이 자국 방어에 집중하고 주한미군은 중국 억제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존스톤 전 국장) 제 생각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미한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검토를 재개할 것이란 점은 거의 확실합니다. 이건 집권 1기 때도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한반도 주둔 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그 관심이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강조하건대 한국과 동맹이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라는 압박과 함께 말이죠. 한국과 모든 동맹에 중요한 것은 동맹이 미국에 어떻게 이익이 되는지 명확한 틀을 갖고 논의에 임하는 겁니다. 동맹이 한국에 이익이 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말이죠. 그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가질 사고의 틀입니다. 동맹국들도 이런 관점을 가지고 논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핵심 과제는 동맹과 미군 주둔이 미국에 주는 이익을 강조하는 겁니다. 한발 물러서서 보면, 중국은 미국이 직면한 주요 안보 도전입니다. 이제 지난 두 정부에서 확인됐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재확인할 겁니다. 따라서 미한 동맹이 어떻게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을 역량을 촉진하고 유능하게 하며 강화하는지가 논의의 일부가 돼야 합니다. 이런 논의 속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같은 문제들이 고려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논의는 전에도 있었는데요. 주한미군이 역내 다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에 관한 논의였죠. 이 논의는 곧 이뤄질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실에 계셨었죠?
존스톤 전 국장) 그렇습니다.
진행자) 당시 주한미군 감축이나 동북아에서의 유연성 확대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했나요?
존스톤 전 국장)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죠. 주한미군 감축을 위한 실질적 방안이 개발됐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존스톤 전 국장) 대부분은 시간문제였습니다. 트럼프 1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그는 기본적으로 한국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고 그런 군사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동맹에 대해 생각하는 논리는 동맹이 미국과 한국에 어떤 이점을 제공하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의 역내 전략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것이 중요한 논점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고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최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워싱턴을 방문했는데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미국의 핵 억제, 센카쿠 열도 방위, 북한 대응을 양보 불가 사안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1기 미국과 일본이 최상의 동맹 관계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존스톤 전 국장) 네, 저도 그 글을 봤습니다. 일본 측이 그런 것들을 양보 불가 사안이라고 여긴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그렇게 볼지는 지켜봐야죠. 확장억제라는 특정 사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재검토할지를 지금 말하기는 이릅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앞서 말한 대로 일본과 한국 모두에 자국 방어를 강화하고 자국 역량으로 확장억제에 기여하라는 상당한 압박이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먼저, 재래식 군사력 측면에서 한국은 이미 강력한 장거리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이에 대해 준비 중입니다. 그런 기반이 마련돼 있지만 더 많은 것을 하라는 압박이 있을 겁니다. 그 압박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죠. 일본과의 관계에 관해선, 이시바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최초의 정상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2월 상반기에 워싱턴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에 어떻게 접근할지 지켜봐야죠. 첫 임기 때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관계가 강력했던 건 분명 사실입니다. 일본은 이를 재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그렇게 할 첫 기회가 될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동맹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지켜볼 첫 기회가 될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 정책을 재검토하고 무역 불균형과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힐러리 클린턴의 재앙이라며 결코 체결해선 안 될 협정이었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한국에 대한 더욱 강경한 ‘무역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세요? 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스나이더 소장) 네, 한국에 대한 무역 요구가 더 강해질 겁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재협상 후 그것에 대해 전혀 다르게 말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한국은 무역 협상 기회를 꼭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 정부가 직면하게 될 특정 압박은 있을 겁니다. 하나는 상품 무역 불균형입니다. 한국 정부는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라는 많은 압박을 받을 겁니다. 둘째, 보편 관세가 적용된다면 일부 관세는 피할 수 없겠지만 다른 측면에선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실제로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는 특정 분야에서 일부 한국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불렀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도 그렇게 말했는데요. 이런 발언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보는 그의 인식이 비핵화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스나이더 소장)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고자 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반 대중에게 북한은 핵보유국입니다. 불법적인 핵보유국이죠. 따라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정책 시행에 있어서 ‘불법’이란 단어를 삭제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어떤 형태든 스몰딜이나 군축 협상, 또는 일부 진전을 위한 조치가 불가피합니다.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든 그렇지 않든 말이죠. 개인적으로 비핵화는 여전히 필요한 최종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는 의회와 미국 대중이 북한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연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핵보유국에 손을 뻗는다면 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훼손하지 않을까요? 또 다른 나라들의 자체 핵무장을 부추기지 않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 많은 저항에 직면할 겁니다. 하지만 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김정은은 아직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불쾌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북한은 아직 정책을 재조정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9차 당 대회를 개최할 때까지는 재조정하지 않을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말씀하시는 거죠?
스나이더 소장) 그렇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똑똑한 인물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란 지도자들과 달리 김정은은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라고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왜 김정은을 높이 평가하고 그와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는 걸까요? 트럼프 행정부 1기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협상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존스톤 전 국장) 그건 분명 협상 전략의 일환입니다.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의 훌륭하고 흥미로운 견해에 덧붙여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협상가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김정은과의 개인적 관계가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협상 카드로 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거래에나 관심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스나이더 소장이 말했듯이 하노이의 기억은 양측 모두에 남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정은으로부터 충분한 양보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질문은, 이에 대한 스나이더 소장의 견해도 듣고 싶은데요. 2018년과 2019년 회담 이후 북한의 전략적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 같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와 강력한 관계를 발전시켰고, 중국과의 유대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당시보다 훨씬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가 미국과 진지하고 의미 있는 협상을 할 동기가 과연 무엇일까요? 그건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엄청난 콘도 역량을 가지고 있고, 많은 해안선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한 해변가에 콘도를 건설하는 것을 계속해서 말하는 걸까요? 엘리트 탈북민들은 미국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콘도를 건설하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을 약화할 뿐이라고 말하는데요. 개방과 자본주의화를 촉진하는 그런 유인책이 정말 김정은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아니요. 김정은은 경제 개혁과 자본주의, 개방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의 부동산 개발에 대해 꿈꾸고 있고, 그것이 김정은에게 잠재적으로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언급한 것이 한국의 안보 우려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언급한 직후 한국 여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한국도 핵무장해야 한다고 즉각 강조했습니다.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나 일본의 핵무장을 저비용으로 중국을 견제할 효과적인 방법으로 볼 가능성이 있을까요?
스나이더 소장) 그건 미중 경쟁의 많은 요소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반드시 그것을 포함시키거나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는데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대비하는 데 있어서 많은 요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하나의 수단이지만 많은 수단 중 하나일 뿐이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중국 문제의 핵심이라고 꼭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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