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도대로, 러시아의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 차관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을 규탄하고, 협력 수위에 따라 단계적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4일 인터뷰에서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 살상에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또 우리는 물론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은 한국 자체의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은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 같은 ‘무모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단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외부의 유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현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 주요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강화와 첨단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이 이어지고, 또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곧 한국을 방문해 무기 지원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가 한국을 겨냥해 이같이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진호 / 한국 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에이태큼스를 미국이 승인했고, 영국이 스톰섀도를 승인했고, 프랑스도 스칼프 미사일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다음에 우크라이나 특사가 이번 주에 들어왔든지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무기 지원 협의가 있을 것이고. 이런 게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하면 어쨌든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자중해라’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한국 정부는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은 ‘단계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병삼 / 한국 통일부 대변인
“러시아와 북한 간의 상호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서 이미 정부는 여러 차례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 동향을 지켜보면서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서의 북한 파병군 움직임은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대미 관계 등에서 북한 편들기를 한층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병된 북한 군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또 내년 초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접촉 재개가 가능할지 묻는 질문에는, 트럼프가 자신의 경험을 반복하고 싶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한반도와 전 세계 지정학적 상황은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의 전망과 관련해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희망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북한의 원칙적인 입장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