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공급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올해 생산된 것도 포함돼 있다고 영국의 무기 감시단체가 밝혔습니다. 또 지난 2월에 이어 북한 미사일 잔해에서 서방 부품이 발견됐다면서, 강력한 수출 통제와 감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영국의 분쟁군비연구소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올해 생산된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잔해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장조사단이 지난 7월 30일, 8월 5일과 6일, 18일에 걸쳐 우크라이나 북부 키이우주와 중부 폴타바주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 4기의 잔해를 수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중 하나에 2024년, 즉 올해 생산된 것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18일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의 방향 제어, 구동과 관련된 부품에 ‘113’이라는 숫자가 발견됐으며, 이는 북한의 연도 표기 방식에서 2024년을 가리키는 ‘주체 113년’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최근 제조된 북한산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강력한 조달망을 갖추고 있으며, 거의 20년 동안 유지된 다자제재 체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분쟁군비연구소의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국장은 12일 VOA에, 북한 미사일이 생산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주기가 짧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의 무기 수급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 분쟁군비연구소 국장
“생산과 이전, 사용까지 단 8개월밖에 안 걸린 것입니다. 이 미사일이 몇 월에 제조됐는지에 따라서 주기가 더 짧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제의 경우 생산과 사용 사이에 2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급망에 긴장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 미사일에서 서방 부품이 발견됐다며, 북러 무기 이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 분쟁군비연구소 국장
“서방 부품을 문서화할 수 있었습니다. 제조 회사들과 함께 유통망을 파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난 2월에 파악된 패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보다 수거된 부품 견본은 더 적지만, 그래도 과거 자료를 보완합니다.”
스플리터스 국장은 이 같은 북러 무기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 제재를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감시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어떤 부품이 어떻게 조달됐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조달망이 파악되면 강력한 수출 통제를 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분쟁군비연구소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산 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조사한 결과, 75%가 미국 회사, 16%는 유럽 회사, 9%는 아시아 회사와 연계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