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해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종전선언에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방침을 확인함에 따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이벤트 무대로 활용한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 방식이 어려워졌다고 한국 내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이 종전선언에 대한 참여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4자 구도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은 종전선언 추진 동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신범철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결국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견제 행위인데 그런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위해 별도의 정상회담을 따로 개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봐요.”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 이후에도 한국 정부는 종전선언 동력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올림픽 보이콧 동참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이중압박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현욱 /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또 시진핑 정권에게 어느 정도 국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그런 효과를 가져다주는 올림픽 보이콧을 실행하겠다는 것이고 그래서 미국 입장에서는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들이 여기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겠죠.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봐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병곤 선임연구위원도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협력이 필요한 사안인 종전선언이 경쟁 구도 속에 묻힐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종전선언으로 얻을 이익이 있는 중국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북한의 종전선언 참여를 적극 설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전병곤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중 채널을 활용해서 만약에 종전선언을 좀 타개하려는 한국의 요청과 그런 것을 받아들인 중국의 요청을 만약에 북한이 수용을 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그것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중국이나 한국으로부터 받아내야 되겠죠.”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국가 자격 참가 불허 통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확산까지 겹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림픽 방중 가능성은 한층 더 희박해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의 선제적 양보를 얻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