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외부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당수의 웹사이트가 내용이 추가되지 않고, 일부는 접속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보건 정책과 의료 환경 등을 홍보하는 ‘인민 보건’ 웹사이트입니다.

매월 다양한 소식이 올라오던 것과 달리 지난해 7~8월 이후 사실상 게시물이 끊긴 상태입니다.

북한의 보험회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와 ‘북극성 보험회사’ 등은 웹사이트를 통해 매년 납입된 보험료와 투자수입, 그리고 지출액 등을 상세히 게시했지만, 2019년을 끝으로 추가 업데이트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개설한 인터넷 웹사이트는 외부에서 확인된 것을 기준으로 약 50개입니다.

이 웹사이트들은 북한 정권의 소식을 전하고, 체제를 선전하는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을 비롯해 관광과 교육, 투자 등을 주제로 한 웹사이트들로, 대부분 2018년을 전후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VOA가 이들 웹사이트들을 확인한 결과,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를 제외한 상당수 웹사이트들은 업데이트 없이 사실상 방치되거나 접속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 웹사이트들의 경우 상당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화된 지난해부터 운영이 중단됐거나 업데이트 빈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사실상 중단된 북한의 관광 관련 웹사이트들도 추가 내용이 게시되지 않는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나 ‘통일의 메아리’ 등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기사와 영상 등이 올라오는 등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평해트나이트’를 운영 중인 탈북민 이현승 씨는 이들 웹사이트들은 대남 정보기관인 통일전선부 소속이라며, 통전부 소속이 아닌 회사와 기관 등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운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 탈북민 (유튜브 ‘평해트나이트’ 운영자)

“(통전부는) 예산도 있고 정부에서 활발히 지원해줘서 인력들이 집중적으로 선전을 합니다. 그러나 다른 웹사이트들은 각 성에서 각 회사나 기업 그리고 각 부서들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은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도 다른 나라와 달리 북한의 웹사이트 운영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은 웹사이트 운영을 통해 자신들이 현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지만 그들에겐 일이 계속되도록 돕는 민간 부문 활력소가 부족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은 일반인 등 민간이 채우고 운영된다면서 이런 열정과 동기가 없는 북한의 웹사이트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