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몰수 소송이 제기된 대북 제재 위반 자금에 대해 공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들 자금들은 미국 은행과 미 금융망을 이용하는 다국적 은행 등에 예치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최종 몰수 판결 이후 납북 피해를 입은 가족 등에게 돌아갈지도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정부가 몰수 소송이 제기된 자금 등을 공개하는 정부 웹사이트에, 중국 업체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이 업체 관계자들의 개인 자산 등 대북 제재 위반 자금 3건에 대한 내용을 최근 올렸습니다.
소유권을 주장하고자 하는 개인과 기관 등은 60일 내에 워싱턴 DC 연방법원과 연방검찰에 관련 청구서를 제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 정부에 최종 몰수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앞서 미국 워싱턴 DC 연방검찰은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과 이 업체를 운영한 탕씬 그리고 그의 남편 리씨춘의 자금 약 95만5천 달러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들이 중국의 통신기업 ‘ZTE’와 북한 간 불법 거래를 주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고문에 따르면 ‘라이어 인터내셔널’과 연계된 자금 42만9천900달러는 영국계 은행 ‘HSBC’에 예치돼 있고, 탕씬과 리씨춘의 개인 자산 2만4천 달러는 미국계인 ‘이스트 웨스트 은행’이 보유 중입니다.
또 탕씬 등의 또 다른 자산 50만1천771달러는 미국 투자이민용 투자처로 알려진 ‘시비타스 웨스트 빌리지 펀드’에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고문은 이들 자금 모두 압류되거나 거래가 제한된 상태라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만약 법원이 최종적으로 몰수 결정을 내릴 경우 이들 자금은 미국 정부 국고로 귀속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18년 북한의 석탄을 선적한 뒤 인도네시아 근해에서 억류됐던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압류해, 2019년 같은 방식의 몰수 소송을 통해 최종 매각처리했습니다.
이후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와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북한에 납북돼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유족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이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검사 출신 한인 변호사는 북한 선박인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중국 기업의 대북 제재 위반 자금에는 미묘한 차이점과 유사점이 있다면서, 법원이 피해자들의 소유권을 얼마나 인정할지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홍균 / 미국 변호사
“중국 기업 그리고 중국 기업의 오너인 한 개인에 대한 또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미국 금융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는)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이 갖는 유사성이 너무나 많다고 보여지고.”
현재 미국 정부는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의 자금 외에도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범죄 수익금 관련 2건과 북한 은행을 대신해 자금세탁을 한 기업들의 예치금 237만 달러에 대해 몰수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들 자금은 미국 정부에 몰수될 것으로 보여 최종적으로 납북 피해 유족들에 대한 보상금으로 쓰일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