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상주하던 국제 요원들이 모두 철수했으며, 다른 국제기구 요원들과 외교관들도 함께 철수했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가 VOA에 밝혔습니다. 올해 초부터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와 여행 제한이 시작된 이후 평양 주재 외교관과 구호 요원들의 인력 철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국제적십자위원회의 나줌 이크발 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3일 VOA에 북한에 남아있던 마지막 국제요원들이 2일 북한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이크발 대변인은 요원들이 임무를 끝내고 떠났으며 다른 기구들의 국제요원, 외교사절들도 함께 북한을 떠났다면서 몇 명 동행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나줌 이크발 / 국제적십자위원회 대변인

“북한에 있던 요원들이 2일 임무를 끝내고 떠났으며 가족을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요원들은 다른 국제기구 요원들과 대사관의 외교사절과 함께 북한을 떠났습니다.”

이크발 대변인은 그러면서 평양 국제적십자위원회 사무소는 여전히 운영된다면서 북한의 조선적십자회와 신체재활센터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현재 시행 중인 북한의 조치들을 감안하면 매우 제한적인 활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그라지엘라 레이트 피콜리 동아시아 담당 부국장도 이날 VOA에, 북한 측과의 협력은 당분간 중국 베이징 주재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담당할 것이라며, 지원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직원들을 다시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 구호요원들은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로 지원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거듭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콩에 본부를 둔 대북 구호단체 코에이드의 카타리나 젤웨거 대표는 최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부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에 구호 물품을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카타리나 젤웨거 / 대북 구호단체 ‘코에이드’ 대표 (지난 1일)

“예산부족과 엄격한 방역조치, 국제 요원 축소 등은 북한 내 시급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구호기구들의 활동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문제들입니다.”

스웨덴 적십자사의 오사 샌드버그 북한 국장은 최근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 내부에서 이동이 통제된 가운데 국제적십자사 소속 국제 요원들이 평양에 고립돼 있고, 1월 이후 현장 모니터도 나가지 못한 채 조선적십자회 북한 요원들과의 접촉도 제한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파악이 잘 안 되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으로 북한 내 취약계층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