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데 북중 접경도시 중국 단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단둥에 있는 150개의 회사가 20억 달러 이상의 대북 무역 활동 등을 벌이면서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에 전방위적으로 가담했다는 분석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중국 단둥은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도시입니다.
영국의 합동군사연구소 루시는 4일 공개한 ‘10억 달러 국경도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단둥이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에 깊이 관여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와 유엔 무역 통계 자료 등을 집계한 이 보고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단둥과 북한 사이에 6만 2천 5백 건의 교역이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29억 달러 상당의 거래가 성사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교역 참여한 단둥 내 회사는 150개에 불과하지만, 이들과 북한의 거래 규모는 이 기간 북한 전체 무역 규모의 20%에 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리 소머빌 / 영국 합동군사연구소 RUSI연구원
“ 단둥은 항상 중국과 북한의 중요 관문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단둥이 북한에서 국경을 넘어가기 가장 쉬운 도시일 뿐 아니라 무역이 용이한 대도시로 북한과 교통 연계 역시 잘 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유엔 안보리가 2016년 3월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해 북한의 석탄 수출을 금지했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2017년 2월까지 매달 평균 10회 이상 단둥에 석탄을 수출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현재 유엔 안보리 결의안 기준에 의하면 단둥 대북 수출의 98% 그리고 수입의 37%는 거래 금지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서 언급된 단둥 소재 150개 회사 가운데 폐쇄된 회사는 15개에 불과하고 2020년 1월 현재 135개의 회사가 여전히 운영 중이라며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개리 소머빌 / 영국 합동군사연구소 RUSI연구원
“중국이 제재 이행에 있어 얼마나 효과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무역 자료 제공을 중단해 왔습니다. 이는 중국이 실제 제재 이행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보고서는 이어 단둥이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핵심 역할을 해 왔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DC 연방검찰이 발표한 소장을 통해 북한 조선무역은행이 국제 금융망을 이용해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불법 결제와 돈세탁을 벌여왔다고 밝힌 사실을 지적하며 이 가운데 단둥이 주요 해외 점포망으로 동원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