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강 구도’가 구축됐습니다. 두 후보 모두 북한 핵문제 해결에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정상회담 등 세부적 사안에서는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두 후보의 대북 기조를 살펴봤습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선명)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린 ‘슈퍼 화요일’, 이날의 승자는 10개 주에서 1위를 차지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 전 미국 부통령
“저는 우리가 완전히 살아있다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길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등 4개 주에서 승리해 2위를 차지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 미 상원의원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칠 것입니다.”
이날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의 양강 구도를 구축했습니다.
두 후보의 대북 관련 발언을 살펴보면 모두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를 전제로 내세운 반면, 샌더스 의원은 조건 없이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버니 샌더스 / 상원의원(CBS 인터뷰)
“나는 이 세상 하늘 아래 모든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적대적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다면서, 회담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종류의 외교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뉴욕타임스’ 신문의 설문조사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 동결을 대가로 점진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해 9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하면서 대통령이 된다면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과 함께 지속적이고 조율된 노력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탑 다운’식 방식이 아닌 실무 협상과 다자 조율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점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식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유세 현장과 홍보 영상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을 폭군으로 부르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앞세운 ‘친분 외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