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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북한 선박 8척 침몰…2명 사망∙9명 실종


일본 외무성은 지난 2018년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 '삼정 2호'가 국적 불명의 유조선 '명류 1호'와 나란히 떠 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고, 안보리가 금한 선박 간 환적 행위 중인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일본 외무성은 지난 2018년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 '삼정 2호'가 국적 불명의 유조선 '명류 1호'와 나란히 떠 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고, 안보리가 금한 선박 간 환적 행위 중인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지난 10년 동안 북한 선박 8척이 중국 해역 등에서 침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으며, 일부 선박에서는 유엔 안보리가 금수 조치한 무연탄이 적재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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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5년 이후 대형 선박 사고 10여 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가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의 지난 10년 치 ‘해양 사상자 및 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선박은 총 12건의 사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IMO는 전 세계 해사당국으로부터 사고 기록을 전달받아, 사고 발생 일시와 연루 선박, 사고 경위 등을 GISIS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선박, 중국 해역 등에서 잇따른 침몰 사고

이에 따르면 북한 선박 사고 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은 2023년 9월입니다.

당시 납 정광 600t을 적재한 북한 화물선 강동호는 북한 남포항을 출항해 중국 롄윈강 인근 해역에 도착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약 일주일간 닻을 내리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관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선원 교체를 위해 대기하던 중 전속력으로 접근한 중국 어선과 충돌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남아있는 강동호 사고 기록. 자료 = GIGIS.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남아있는 강동호 사고 기록. 자료 = GIGIS.

충돌 사고를 일으킨 중국 어선은 사고 직후 도주했으며, 강동호는 결국 침몰했습니다. 다행히 선원 12명은 구명정을 이용해 탈출한 뒤, 인근을 항해 중이던 다른 화물선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고 GISIS 자료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한 달 전에도 강동호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북한 대안항에서 6천 300t 규모의 무연탄을 적재한 송님9호는 태풍으로 인해 중국 장수성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중, 전속력으로 접근한 중국 선박과 충돌했습니다.

강동호와 마찬가지로 중국 선박은 사고 직후 도주했으며, 기관실이 침수된 송님9호는 침몰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선박은 2023년 2건, 2021년 1건, 2019년 6건, 2017년 2건, 2015년 1건 등 지난10년 동안 총 12건의 해양 사고에 연루됐습니다.

이 가운데 침몰하거나 전손 처리된 선박은 8척에 달합니다.

사망∙실종 피해도 발생

북한 선원의 사망과 실종 기록도 확인됐습니다.

GISIS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선박 금해호는 2019년 9월 중국 저우산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충돌 후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선원 13명 중 4명은 구조됐지만, 9명은 실종됐습니다.

2019년 4월엔 중국 롄윈강항 인근에 있던 철봉산호 화물칸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선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같은 해 10월, 중국 저우산 연안에 머물던 수송호가 선미쪽 수문이 부서지는 사고를 겪었고, 수리를 위해 배전실로 진입한 선원 1명이 숨졌습니다.

이처럼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 선박 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선원은 총 11명에 달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공식 기록에는 북한 선박의 사고가 상세히 남아 있지만, 제재 위반이나 북한 해역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IMO에 보고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특히 북한이 연루된 불법 해상 거래나 금수품 운반과 관련된 선박 사고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앞서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달 석탄을 밀수출하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화물선이 침몰해, 20명에 가까운 북한 선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당 사고에 대한 기록은 GISIS에 게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AIS 끄는 위법 운항∙노후 선박, 사고 위험 높여

북한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해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IMO는 충돌 방지를 위해 모든 선박이 AIS를 상시 작동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북한 선박의 이러한 운항 방식은 국제 해상 안전 규정 위반에 해당합니다.

특히 AIS를 끈 선박은 다른 선박의 항로 지도에 표시되지 않아 육안으로만 식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기상 악화 속에서 중국 선박과 충돌한 북한 선박 역시 사고 당시 AIS를 끄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북한 선박의 ‘노후화’ 문제도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최근 북한은 중국 등지에서 중고 선박 구매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건조된 지30년이 넘는 노후 선박을 다수 운용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선박이 제대로 된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항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VOA가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선박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마지막으로 안전 검사를 받은 시점은 2023년 8월이었습니다.

즉, 북한 선박에 대한 안전 검사가 18개월 넘게 이뤄지지 않았으며, 중국 항구 등에서 의도적으로 검사를 회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 사례는 북한 선박의 ‘제재 위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일부 사고 선박에 실려 있던 ‘무연탄’은 2017년 이후 북한의 외부 반출이 금지된 유엔 제재 품목입니다.

특히 중국 저우산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대표적인 불법 환적지로 지목한 곳인데,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사고를 당한 북한 선박만 3척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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