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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류 공급량 보고’ 중단 1년…북한 유조선 운항 ‘활발’


러시아 옴스크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러시아 옴스크의 정유시설. (자료사진)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정제유 공급량 보고를 중단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안보리의 의무를 더이상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이는 가운데 공해상에선 북한 유조선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반입되는 정제유량에 대한 감시 체계가 사실상 작동을 멈췄습니다.

러시아 1년째 유류 보고 중단

유엔 안보리에서 각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감독하는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는 두 나라, 즉 러시아와 중국이 제출한 ‘월별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공개돼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난해 1월을 끝으로 더 이상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량을 보고하지 않고 있고, 중국도 작년 8월까지 공급량만을 위원회에 보고한 상태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각국에는 매월 마지막 날까지 전달에 공급한 대북 정제유량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은 올해 1월까지의 대북 공급량을 위원회에 알렸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 두 나라는 각각 12개월과 5개월 치가 밀린 상태입니다.

특히 러시아의 미보고는 사실상 정제유 공급량 보고 중단을 시사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러시아는 과거 2~3개월 늦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1년째 미룬 적은 없습니다.

러시아의 사실상 ‘보고 중단’과 중국의 ‘늑장 보고’로 인해 아직까지 2024년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량은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대북제재위원회는 러시아의 작년 1월 공급분과 중국의 8개월 치 공급량을 합쳐, 지난 한 해 북한으로 총 16만8천679.201 배럴의 정제유가 반입된 것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북한에 허용된 50만 배럴의 약 33.74%에 해당하는데, 자칫 안보리의 규정이 잘 지켜지는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습니다.

북한 유조선 신평9호가 중국 닝더 인근 해상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북한 유조선 신평9호가 중국 닝더 인근 해상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북한 유조선 활동은 활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유조선들은 북한 밖으로의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아 사실상 다른 나라로의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도 포함돼 있습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유엔 제재 유조선인 금진강3호와 신평9호가 중국 닝더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일대는 과거 북한 유조선이 제3국 선박과 해상에서 유류를 환적하던 장소입니다. 두 선박이 안보리가 금지한 ‘환적’을 위해 북한 남포에서 약 1천500km나 떨어진 이곳으로 향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북한 유조선 금진강3호가 중국 닝더 인근 해상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북한 유조선 금진강3호가 중국 닝더 인근 해상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금진강3호는 지난 2018년 유엔 안보리로부터 제재 선박으로 지정됐습니다.

신평9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유 선박으로, 현재 자산 동결 대상입니다.

지금은 활동을 중단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등은 신평9호가 ‘새별’호라는 이름으로 운영된 2019년 싱가포르 유조선과 불법 선박 간 환적을 벌였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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