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북한을 금융제재 준수를 위협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북한 IT 노동자들의 제재 회피 시도를 경고하면서, 금융 기관들이 관련 수법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재무부는 14일 영국 금융 서비스 산업의 제재 위반 위험을 평가한 ‘금융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을 주요 제재 위반국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재무부 산하 금융제재이행국(OFSI)은 이번 보고서에서 최대 금융 제재 위반국으로 러시아를 꼽고, “최근 제재 준수 위협을 확인한 다른 제재 대상 국가는 리비아, 벨라루스, 이란, 그리고 북한”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Russia has also dominated suspected breaches received by OFSI from UK financial services firms since then. Other regimes where OFSI has identified recent threats to compliance include those relating to Libya; Belarus; Iran; an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조력자 활용해 제재 회피…암호화폐 악용 증가”
보고서는 북한을 비롯한 제재 대상 국가들이 영국의 금융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유형의 조력자(enablers)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금융, 법률, 기업 운영 등을 지원하는 전문가 그룹뿐 아니라 차명 소유자 등 비전문 조력자들도 포함된다면서, 2023년 이후 이러한 조력자들이 제재 회피에 관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재 대상자가 직접 금융 거래에 관여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거나 이전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이 제재 회피를 위해 대체 결제 수단, 특히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경향으로 지목했습니다.
“북한, IT 인력 위장취업 통해 제재 회피”
그러면서 OFSI가 지난해 9월 북한 IT 노동자 관련 주의보를 발령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북한 IT 인력이 정권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영국 등 서방 기업에 위장 취업해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OFSI는 지난해 주의보에서 “북한 IT 노동자들이 제3국 프리랜서로 위장해 영국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들이 북한 정부 기관을 대신해 기업과 개인으로 구성된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하며, 불법 고용으로 얻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 화폐 기관(EMI), 자금 서비스 업체(MSB),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IT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급여를 지급하는 개인과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금융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북한 IT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유엔이 금지한 물품과 군사 장비 구매에 사용되며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영국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들이 제3국, 암호화폐, 차명 계좌, 대리인을 활용해 금융 제재를 적극 회피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 제재 대상 인물들의 영국 금융 시스템 우회 시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 금융기관들은 제재 회피 수법을 면밀히 감시하고, 의심 거래를 적극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의 수익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암호화폐 탈취와 자금 세탁, IT 노동자 위장 취업 등 불법적 사이버 활동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반하트 수석분석가] ““North Korea is a criminally sponsored nation, state actor. It doesn't come from the top down it comes from the bottom up the money does. So they actually their operations fund the regime not the regime funding their operations. So anytime you think of a criminal you're always going to see them adopt technology first and they adopt many and they copycat anything that works. So what should the us and South Korea and other entities what should they be doing? I think we should all be learning a little bit more about the actors.”
마이클 반하트 맨디언트 수석분석가는 최근 VOA에 북한은 다른 국가행위자와 달리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사이버 활동을 강화하는 것인 아닌 사이버 활동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여 정권에 바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목표에 따라 북한의 사이버 행위자들은 제재를 회피하고 수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채택하려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제재 조치와 지침을 강력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반발하며 이를 부인해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2년 2월 7일 홈페이지에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사이버공격, 가상 화폐 절취설을 내돌리는 미국의 비열한 행위를 우리 국가의 이미지 훼손으로,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으로 보고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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