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현중고등학교는 학력을 인정 받는 영호남지역 최초의 탈북학교입니다. 탈북학생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통일한국의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글로벌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장대현중고등학교의 통일동아리 활동 소식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김민지 학생] "장대현 학교는 미리 배워보는 작은 사회였던 것 같습니다. 학업에 정진할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공동체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장대현학교의 김민지 학생이 자신에게 장대현학교란 어떤 곳인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숙형 학교의 강점인 공동체 생활을 통해 더불어 사는 협동 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고요. 통일동아리 활동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장대현학교 통일동아리에 관한 자세한 소개부터 들어볼까요? 노경아 교사입니다.
[녹취: 노경아 교사] "통일동아리는 사실 법무부에서 진행하는 ‘꿈꾸는 디케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인데요. 거기서 일반 학교 친구들 또는 탈북 대안학교 친구들 이렇게 지원해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수 있고 법에 관련된 것을 많이 다루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학교의 특색에 맞게 통일이 왜 필요한지 또 우리는 통일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 사람들인지 알려주는 데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 북한에서 직접 탈북하게 된 아이들 그리고 제3국에서 출생한 아이들, 또 남한에서 태어난 북한의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서 오로지 자기들의 힘으로, 저는 한 거라고는 지도밖에 없어요. 제시하고 조력만 했지. 정말 다 아이들이 했거든요.”
지난해 통일동아리 활동을 한 학생은 모두 6명이고요. 통일동아리의 이름은 F.M.이라고 합니다. 먼저 그 뜻과 함께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봅니다. 다시 노경아 교사입니다.
[녹취: 노경아 교사] "‘Freedom Maker’ 자유를 만드는 사람들, 자유롭게 된 자로서 어떻게 이 통일을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자유롭게 통일을 이끄는 리더가 되자, 이런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무도 내게 묻지 않은 이야기’라는 탈북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인터뷰를 통한 수기집도 작성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법안이 개선돼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국민청원에 글도 남기고, 토론회도 모의 UN 회의 이런 것도 만들면서 진행하고, 장마당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서 북한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서 홍보도 하고 이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작년, 통일동아리 부장은 이소현 학생이 맡았었는데요. 2021년부터 장대현학교에 다녔고요. 중국 허베이성에서 태어나 7살 때 한국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탈북민이고 자신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통일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활동 얘기도 들어봅니다.
[녹취: 이소현 학생] "통일동아리 활동으로 북한의 실상이나 인권에 관한 카드 뉴스 제작이나 전시회도 했었고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기를 담은 책도 제작했었습니다. 활동 중에는 책을 제작하는 것에 제일 중점을 두었는데 책을 저희가 제작하게 됐던 계기가, 학교에 편지들이 왔었는데 그게 어떤 고등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 자녀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편지가 왔었는데 그 편지에서 너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 잘 모르고 또 오해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책을 만들면 어떨까 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동아리 학생들은 탈북민을 직접 인터뷰해서 다가올 통일의 희망을 담은 책자 ‘아무도 내게 묻지 않은 이야기’를 제작했습니다.
[녹취: 이소현 학생] "인터뷰에 응한 분들은 모두 학생들의 지인이나 지인 어른분들인데 주변에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나 어른이 많다 보니까 직접 해줄 수 있냐고 요청하고 대면으로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기초적으로 질문해야 하는 ‘이름이 무엇인가요?’ 이런 것도 아는 사람이니까 아예 안 했고 그랬는데 차근차근히 하다 보니까 그래도 익숙해지고 구체적으로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인터뷰하는 분들이 모두 아는 분들이긴 했지만, 탈북 과정이나 그들의 심정을 직접 들은 적은 없었는데 이 활동을 하면서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고 또 탈북했고 어떤 환경에서 탈북했는지 알 수 있어서 인상이 깊고 마음의 울림을 받았었습니다.”
특히 이소현 학생은 자신의 어머니를 인터뷰했는데요. 인터뷰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놀란 부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소현 학생] "어머니가 원래 북한에 대한 이야기도 잘 안 하시고 탈북 어떻게 했는지도 자세하게는 알려주지 않았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인터뷰하면서 어머니가 어떻게 탈북했고 그때의 삶이 어땠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하기 전에는 탈북하시고 저를 중국에서 키우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것까지 정말 감사하다고 느꼈지만, 그 외 자세한 건 잘 모르니까 크게 와닿는 건 없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았고 나를 진짜로 사랑하고 아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좀 더 효도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뷰를 통해 이소현 학생은 어머니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고요.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탈북민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또한 이소현 학생은 앞으로도 북한 인권에 관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녹취: 이소현 학생] "저는 진로 쪽이 사회 관련 쪽이어서 그런 쪽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학교 영향이 좀 강한데요. 저는 사회 문제에서도 특히 통일 쪽에 관심이 많은데 부모님 중에 어머니가 북한에서 왔던 환경이다 보니까 저도 들은 게 있고 또 학교에서 통일 교육을 받다 보니까 관심 두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통일부에서 일하고 싶어서 그게 지금의 목표입니다. 북한 인권 쪽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노력하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통일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한 김민지 학생 또한 통일에 관한 글을 쓰는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민지 학생] "이 학교에 와서 제가 북한에서 태어난 건 아니지만, 탈북 자녀이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이라든가 그런 정체성을 제 삶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하고 별생각 없이 살아오고 있었는데 이 학교에 오니까 먼저 그렇게 자신의 정체성으로 잘 자리 잡은 학생들을 보면서 저도 북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북한 인권을 바라볼 수가 있는지 통일을 위해 미디어가 제시하는 긍정적인 관점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좀 더 고민하면서 통일에 관한 방향으로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통일에 관한 대안교과 과목을 위주로 듣는다고 하는데요. 훗날 김민지 학생이 쓰고 싶은 기사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녹취: 김민지 학생] "저는 제가 옛날에 그랬던 것만큼 한국의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은데요. 분단이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오다 보니까 한민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멀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뭔가 그런 민족적 정체성을 일깨워 줄 수 있고 또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니까 인권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통일 지향적인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장대현학교에서 부회장을 맡았던 김지연 학생은 장대현학교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녹취: 김지연 학생] "저는 항상 좋은 사람들과 흔히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여기서는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해외에 나가거나 자기가 관심 있는 강사님들의 강의를 듣거나 직접 학교에서 네가 이런 진로에 관심이 있으면 우리가 강사님들 초청해 주겠다면서 의견을 반영해 주세요. 그게 진짜 좋은 것 같고 독일어를 배우고 독일 대사관님들 흔히 볼 수 없잖아요. 항상 좋은 말씀해 주시고 그런 게 가장 큰 메리트(merit·장점)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이어 김지연 학생은 학교의 또 하나의 자랑은 바로 선생님이라며 자신 또한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지연 학생] "저희 학교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이 있을 수 없다. 학생들에게 스승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 주는 선생님들이 과연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 라디오를 통해서 늘 선생님들한테 감사하고 선생님들을 통해서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제가 제자를 가질 수 있다면 그런 제자에게 좀 더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편지의 답장으로 노경아 교사 또한 학생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녹취: 노경아 교사] "사랑하는 장대현 아이들에게, 얘들아. 내가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너희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지는 잘 모르겠구나. 장대현이라는 안전한 곳에서 나 자신을 찾고 존재의 시작을 탐구하고 자유롭게 꿈을 펼치길 바란다. 너희는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란다. 이곳에서 받은 사랑을 세상에 널리 널리 전파해 주렴. 사랑해.”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