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고서를 통해 핵무기 제조 필수 장비인 진공로의 북한 불법 수입 연루 의혹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중국 정부가 이를 적극 해명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수출 통제 의무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수출입 상품 확인에 통용되는 'HS 코드'를 위조해 스페인에서 북한으로 핵무기 제조용 장비가 불법 수출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경 스페인에서 선적된 진공로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을 경유하면서 기계류와 금속폐기물로 둔갑해 북한으로 반입됐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부의 대변인은 27일 VOA에 북한의 불법 수출과 관련해 어떠한 정보나 첩보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틴 피어리 대변인은 통제의 이행과 집행의 효과는 국가 간 정보 공유를 포함한 잠재적 위반에 대한 적절한 위험 분석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달려 있다면서, 해당 연구에서 언급된 사건에 대해 통보 받은 바 없으며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 수단의 확산과 관련된 물질, 장비, 기술을 다루는 다국적 공급자 그룹의 유일한 아프리카 회원국으로서 남아공은 관련 이전 지침의 이행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협력하겠다는 남아공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잠재적 확산 활동과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남아공의 국가 이전 통제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아공 정부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보고서의 저자는, 이번 보고서는 특정 국가 제재 이행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개선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저는 이 사실을 보고하고, 통제 및 감시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제보를 받으면 협력합니다. 그들은 개입해 선적을 차단하려고 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선적 검열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이를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인력과 정교한 검열 메커니즘을 운영할 자원을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수입한 진공로의 마지막 경유지로 지목된 중국 정부도 VOA에 구체적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수출 통제 법규와 국제 의무에 따라 이중용도 물품을 엄격히 통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관련 안보리 결의안을 성실히 이행해왔다면서, 대화 촉진과정을 무시하고 제재만을 선택적으로 강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그러나 중국이 관련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중국은 중국의 수출 통제 법률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공로는 분명히 중국의 수출 통제 법률에 따라 통제 대상 품목입니다. 또 북한으로 수출할 경우 반드시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진공로를 북한으로 불법 수출하기 위해 처음 선적한 곳으로 지목된 스페인과, 스페인에서 온 물품을 수령해 무역 서류의 HS 코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의 관련 당국은 현재까지 VOA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불법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진공로’는 고온에서 재료를 열처리하거나 가공할 수 있는 핵심 장비로, 핵무기의 핵심 재료인 우라늄과 플루토늄 제작에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