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스타트업 수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회사를 말하고요. 그중에서도 꿈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의 창업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타트업 코리아, 오늘은 한국만의 지역 개성을 담은 차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티즌(TEASON)’의 두 번째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입주기업인 티즌(TEASON)의 임재희 대표와 센터 관계자가 창업센터를 이용하며 불편함은 없는지 상담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는 농수산 식품 분야의 아이템을 갖고 있고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센터 소개와 함께 티즌을 입주 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부터 들어봅니다. 강정문 서울먹거리창업센터장입니다.
[녹취: 강정문 센터장] “저희는 공간적인 부분이 좋은 장점이고요. 그래서 최소한의 비용만 내시고 최대한 2년까지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요. 외적으로는 멘토링 부분이나 전시회 지원 등이 있습니다. 추가로 이분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들어가야 하는데요. 교육은 맞춤형 교육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일반적인 엑셀레이팅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식품계에서도 최신 트렌드를 도입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창업자분이 내가 괜찮은 아이템을 갖고 와서 단순하게 판매만 하려고 하는데 티즌 대표님은 기존에 있던 아이템을 재해석해서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구성한 상품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티즌은 수출을 전담하는 직원과 상품화 계획을 전문적으로 하는 마케터(marketer), 그리고 티 소믈리에 역할을 하는 임재희 대표로 이루어져 있고요. 지금까지 출시한 상품은 모두 14개라고 합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대표적으로 라인을 나누면 프리미엄 정통 티백이랑 좀 더 편하게 물처럼 마실 수 있는, 찬물에 마시는 티백 이렇게 나뉘어요. 그래서 찬물에 마시는 티백 중에 제일 잘 나가는 게 ‘하루호박차’이고요. 국내(한국)에서 사실 제일 관심 많이 가지는 게 호박차잖아요. 근데 호박차가 뜨거운 물에 매번 우려내야 하고 호박의 역한 맛이 그대로 나는 호박차는 매일 먹기가 되게 불편하잖아요. 근데 사실 차는 매일 마셔야만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 차라서 저희가 호박차를 좀 더 편하고 맛있게 만든 티백이에요. 다른 티백보다 월등하게 찬물에 잘 우러나거든요. 저희가 레시피부터 원료 그리고 로스팅 기법까지 다 신경 써서 찬물에 훨씬 잘 우러나요.”
이렇게 ‘하루호박차’는 찬물 전용 티백으로 편리함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저희는 그게 사실 중요했거든요. 찬물에 막상 우리면 그냥 밍밍하고 색깔 나는 정도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근데 그거는 의미가 없잖아요. 그냥 찬물에 우러난다지, 그래서 찬물에서 맛있도록 개발한 제품이에요. 찬물에 먹어도 충분히 고소한 맛이 나고 빠르게 잘 우러나고 호박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늙은 호박, 단호박, 그린 루이보스, 민들레 뿌리 이런 식으로 8가지 자연 원료가 블렌딩 되어 있어요. 그래서 호박의 역한 맛은 다른 원료로 잡고 고소한 맛은 더 살린 블렌딩 레시피입니다.”
단순 블렌딩이 아닌 원료를 다르게 가공하는 가공법에 주목하며 티즌은 가공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요. 기술 개발과 더불어 대중이 소규모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나 사업을 지원하는 방법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도 꼼꼼히 살폈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저희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온라인소액투자중개) 플랫폼에서 펀딩을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해왔는데 저희가 제품을 보내면 피드백을 받아요. 그리고 정성스럽게 써주시는 분들이 되게 많거든요. 아무래도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게 저희 팬들이 구매해 주시다 보니까 되게 정성스럽게 피드백을 많이 남겨주셔서 그 부분에서 참고를 많이 하고 있고 또 호박차는 저희가 티백을 많이 만들다 보니까 호박차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되게 많았어요. 그러면 기존의 다른 호박차들이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나에 focusing(집중)을 해서 개발했고 개발하면서도 주변에 피드백이나 고객분들 피드백을 많이 반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한국에는 소위 ‘얼죽아’라는 커피 소비문화가 있는데요. 얼어 죽어도 차가운 아메리카노 커피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임 대표 또한 차가운 음료를 선호하는 한국 문화에 맞춰 차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찬물 전용 티백을 개발한 건데요.
[녹취: 임재희 대표] “아무래도 우리나라(한국)가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인 나라잖아요. 그래서 한겨울에도 아이스 음료를 드시는 분들이셔서 찬물이면 정말 편할 것 같다. 왜냐하면 특히 매번 물을 끓이는 게 참 불편해서 잘 안 마시게 되는 경향이 또 있잖아요. 커피는 워낙 여기저기서 파니까 내가 물 끓이지 않아도 마실 수 있는데 차는 그렇지 못하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쪽에서 편리하면 차를 더 많이 마시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피드백을 좀 받았었고 그래서 맛이랑 편의성을 개선해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티즌을 있게 한 한국의 원재료를 살린 ‘나주 블렌드’ 차를 소개했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이 제품이 나주 배랑 홍차 허브차를 블렌딩한 제품이고 처음으로 주력했던 제품이에요. 이게 202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21년도에 출시했던 제품인데 프리미엄 정통 티백으로 해서 다 블렌딩이 되어 있고 셋 다 나주 배가 들어가 있어요. 나주 신고배를 사용해서 나주 배의 은은한 단맛으로 홍차나 허브차의 쓴맛이나 떫은맛, 신맛 이런 불편한 맛을 부드럽게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서울 출신인 임 대표가 어떻게 전라남도 나주 신고배를 차에 활용할 수 있었을까요?
[녹취: 임재희 대표] “그때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창업 지원 사업 같은 거를 열심히 서칭(searching∙검색)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서울시에서 하는 ‘넥스트로컬’이라는 사업에 선정되었는데 그게 서울시의 청년 창업가를 지역으로 보내서 그 지역의 자원을 가지고 창업하게끔 도와주는 지원 사업이에요. 그때 선정돼서 저희가 나주를 선택했었습니다. 그래서 나주에 내려가서 지역자원 조사하다가 나주 배가 생각보다 못난이로 버려지는 비율이 엄청 높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나주 배가 못난이 과일 중에 발생률이 1등이거든요. 그러니까 3분의 1 정도가 매년 버려진다고 보시면 돼요. 왜냐하면 배는 대부분 원물 그대로만 소비되기 때문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그게 다 B급이거나 폐기해야 하는 걸로 분류되고 바람이 좀 불어서 떨어지기만 해도 그건 아예 버려야 하는 배가 되기도 하고 이러거든요.”
이렇게 임 대표는 상품 가치가 낮은 배를 이용해 티즌만의 차를 개발했고요. 나주 배를 이용한 차는 농가의 부가 매출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나주에 있는 지역 상점들이나 이런 데 인터뷰했을 때는 나주 배가 워낙 유명하니까 사람들이 놀러 와서 나주 배랑 관련한 무언가를 사 가고 싶어 해요. 근데 나주 배가 원물로밖에 안 파는 거죠. 근데 놀러 와서 배를 한 박스를 사서 가는 건 좀 부담스럽잖아요. 그거 아니면 배즙밖에 없는 거예요. 사실 관광 산업이 성장하려면 젊은 분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 그래서 저희가 제일 잘하는 게 tea(차)니까 나주 배를 tea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현재 티즌은 나주의 관광상품의 하나로도 판매되고 있고요. 이 밖에도 온라인 판매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일본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창업센터의 관계자들도 점차 성장하는 티즌을 함께 축하했는데요.
[녹취: 임재희 대표] “제가 리뷰를 진짜 다 읽어보거든요. 왜냐하면 정말 힘이 돼요. 우리가 아무리 제품을 열심히 만들었어도 이게 정말 시장에서 원하는 건지 이게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지 확신을 갖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그럴 때 리뷰를 읽으면 우리 제품이 진짜 유익함을 주고 있구나, 우리 제품 덕분에 사람들이 기쁨을 느끼거나 편리함을 느끼고 있구나, 그럴 때 내가 틀리지 않았다를 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가 제일 뿌듯하고 또 저번처럼 상 받았을 때 굉장히 뿌듯합니다.”
그러면서 창업이라는 큰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티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저는 창업한 거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이게 창업하게 되면 아무도 나한테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고 아무도 정답을 알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항상 내 선택의 연속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거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창업했기 때문에 제가 어찌 보면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고 있고 시작할 때도 젊으니까 다 잃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시작했듯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제가 창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코리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가장 특별한 차를 만드는 스타트업 티즌(TEASON)의 얘기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