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현재 한국의 스타트업 수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회사를 말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꿈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의 창업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타트업 코리아’, 오늘은 한국만의 지역 개성을 담은 차와 문화를 만들어 가는 ‘티즌(TEASON)’의 첫 번째 이야기,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한 공간에서 티즌(TEASON)의 임재희 대표와 센터 관계자가 최근 출시한 ‘하루호박차’를 맛보고 있습니다.
티즌은 2020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블렌딩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먼저 티즌이란 어떤 회사인지, 임재희 대표의 설명 들어봅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티즌(TEASON)이 Tea(차)랑 Reason(이유)을 합친 이름이에요. 그래서 차를 마시는 이유를 더 진하게 만든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Blend us, 티즌(TEASON)이라는 문구로 많이 쓰는데 저희가 블렌딩(blending) 티백(tea bag∙찻잎을 담아두는 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렌딩 티백을 만드는 블렌드 어스라는 뜻도 있고 저희가 서울과기대(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나 티 소믈리에 그리고 15년 경력의 푸드 큐레이터 등 전문가들이 모여서 좋은 차를 만든다는 브랜드라서 전문가들이 어우러진다는 뜻의 블렌드 어스도 있습니다.”
블렌딩(blending) 이란 음료의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원료를 혼합하는 일을 말하는데요. 임 대표는 더 가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좋은 재료를 엄선해 티즌만의 차를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임 대표는 어릴 때부터 차와 아주 가까웠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차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 들어봅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저는 굉장히 어릴 때부터 커피를 못 마셔요. 먹어서 큰일 나는 건 아니지만, 카페인에 좀 예민해서 막 심장 두근거리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커피 대신에 차를 많이 마시게 되었고요. 맹물을 또 잘 못 마시다 보니까 차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대중적인 옥수수수염차, 보리차 이런 거에서 시작했는데 이제 또 차 쪽으로 공부하다 보니까 전통차 있잖아요. 중국의 6대 다류와 같이 녹차, 홍차, 백차, 보이차 이런 전통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시다 보니까 서양 쪽의 허브차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어서 저희는 주로 허브차 위주로 블렌딩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커피보단 차를 즐겨 마셨다는 건데요. 그러던 차에 대학교 재학 중, 창업이라는 불을 지피게 된 계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대학교 전공은 창업융합전공을 했고요. 원래 본전공은 행정학과인데 창업하고자 마음먹고 나서 학교에 창업융합전공이라는 연계 전공이 생겨 있더라고요. 휴학하고 돌아오니까, 그래서 창업 전공으로 복수 전공해서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넘어 창업하기까지 더 큰 결심이 필요했을 텐데요.
[녹취: 임재희 대표] “차가 좋은 거를 저는 아는데 특히 우리나라(한국) 분들이 차에 관심이 많이 없으시잖아요. 대부분이 커피를 많이 드시는 편인데 차의 이로움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고요. 제가 차를 마셔보니까 커피는 사실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마시는 거잖아요. 근데 차는 마셨을 때 오히려 몸에 좋거든요. 왜냐하면 대부분 허브, 약초 같은 거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몸에 좋은 음료이고 커피는 커피 원두를 가지고 여러 로스팅 방법을 통해서 맛을 다양화하지만, 차는 원료 자체가 진짜 수천 가지가 넘거든요. 그 원료가 되게 다양하고 그 원료를 또 어떻게 블렌딩하느냐에 따라서 또 새로운 맛이 나요. 그래서 그런 매력을 알리고 싶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건강한 음료로서 차를 제안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돼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고요.”
그 결심과 함께 직접 블렌딩한 차를 제품으로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차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티 소믈리에 자격증 같은 거를 그때 공부해서 따게 됐고요. 아무래도 연령층이 높은 문화였다 보니까 몇십 년 차를 드시고 이런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제가 되게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내가 차를 창업할 건데 차를 잘 모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티 소믈리에나 티 블렌딩 전문가 자격증 같은 거를 따면서 공부하고 있고 지금도 꾸준히 차에 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임 대표는 차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공부 또한 2년 정도 집중했고요. 그 과정에 창업 준비도 더욱 구체화 되었습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제가 스타트업 쪽에 인연이 좀 있어서 그런 과정을 지켜봐 왔어요. 그렇게 창업하시는 분들 얘기도 듣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좀 친근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턱대고 시작하게 됐었고 저 때부터 창업융합전공도 생기고 하면서 대학교에서 창업을 밀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었어요. 그래서 그 시기를 타서 창업 동아리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렇다면 20대 초반의 나이에 창업에 뛰어든 임 대표의 주변 반응은 어땠을까요?
[녹취: 임재희 대표] “그냥 되게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주변에 다 당연히 취업 준비하고 창업은 생각조차 안 하는 분들이 지금도 많아요. 지금도 되게 많은데 그땐 정말 대부분이 무조건 취업 아니면 공무원 시험 이런 거 준비하는 친구들이 99%였기 때문에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성격이 추진력이 전부인 성격이라서 그냥 해보고 안 돼도 아직 젊으니까, 약간 이런 생각으로 했던 것 같아요. 아직 나는 잃을 것도 없고, 해서 안 돼도 그게 다 경험이 된다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고 그래서 오히려 걱정이나 부담보다는 그냥 그때그때 맡은 바를 열심히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부딪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녹록지 않았는데요.
[녹취: 임재희 대표] “요즘 많이 좋아졌지만, 어린 여성 대표는 대표라 하기 전까지는 그냥 말단 직원인 줄 알고 그런 분도 되게 많으세요. 근데 알고 보니 대표일 때 사과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네가 뭐 대표야? 이런 식으로 하시는 분도 좀 계세요. 그리고 네가 해봤자 혼자서 깨작깨작하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되게 많아요. 제가 얼굴도 못 뵌 분이었는데 보아하니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어려서 뭘 모르나 본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더라고요. 근데 그분은 심지어 제 프로필 사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어요. 생각보다 제가 그런 거에 크게 타격을 입지 않는 성격이라 다행히도, 멘탈(Mental∙정신)이 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임 대표에게는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하고요. 임 대표의 가족 또한 딸의 첫 창업 도전에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녹취: 임재희 대표] “저희 집안이 약간 취업해서 사는 사람이 잘 없어요. 다 사업하거나 그런 가족이라서 그런 거에서 막 걱정하시거나 하신 건 전혀 없었고요. 그냥 열심히 해라, 이런 식이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워낙 제가 어렸을 때 주관이 뚜렷해서 제가 하고 싶은 거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거는 어떻게 해도 못 하는 성격이어서 아마 말을 안 들을 거로 생각하셨을 거예요.”
실제 임 대표의 어머니인 김은숙 씨 또한 딸의 고집을 알기에 그저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며 지켜봐 왔다고 하는데요.
[녹취: 김은숙 씨] “사회에 나오는 거니까 상처 같은 거 받지 않을까? 이런 것도 걱정됐고요. 근데 잘할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조금 불안했는데도 믿었어요. 매사 되게 좀 철저해요. 계획적으로, 그리고 하려고 하는 건 또 끝까지 해요. 그런 고집이 있고 하니까 저는 그냥 믿었어요. 그냥 믿고 절대 의심하고 반대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아빠도 사업했는데 이게 사업이 항상 좋을 때만 있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애들은 그런 거 안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억지로 안 되는구나, 그래서 오직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만 밀어주면 되겠다, 이 생각만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진짜 너무 일찍 그러는데도 불안하지 않았어요.”
딸을 향한 엄마의 마음으로 걱정이 되는 날도 있었지만, 최근 축하할 일이 자주 생기면서 기특한 순간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녹취: 김은숙 씨] “상품 할 때는 막 딱하고 그러긴 해요. 막 밤을 날 새면서 연구하고 하는 거 보면 딱한데, 제품이 나와서 이렇게 보여주고 할 때 너무 기특하고 역시 믿는 대로 잘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가장 최근에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님 상 타는 걸 보고는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깜짝 놀랐죠. 지금 해온 것처럼 잘할 거라고 믿지만 잘할 것 같고요. 그러다 보면 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될 것 같아요.”
회사를 설립한 지 4년째인 티즌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다양한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티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스타트업 티즌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