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회사를 말하는데요. 최근 꿈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VOA가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요. 사람들의 일상의 풍경을 변화시켜 삶의 풍경을 바꾸어 나가는 ‘라이프스케이프(LifeScape)’의 첫 번째 이야기,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라이프스케이프’는 일상의 풍경을 변화시켜 삶의 풍경을 바꾸자는 비전을 가지고 2023년 6월에 설립했습니다. 현재 ‘뚝딱 AI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제품 연출 사진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김린아 대표와 공동 설립자인 김원준 씨가 주문 건을 확인하며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회의 현장음]
무겁고 부피가 큰 가구나 소품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찍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통해 매력적인 공간 연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요.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좋은 공간이 주는 행복감과 가치를 느꼈다고 합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저는 고등학교 때 조경학과에 가고 싶다고 처음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되게 좋아하는 게 미술이랑 과학이었어요. 그래서 미술이랑 과학을 접목한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조경가라는 직업을 처음 보게 됐었거든요. 근데 딱 끌렸던 이유는 공간으로서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포인트에서 조경에 끌렸고...”
특히나 실내 공간보다는 실외 공간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고 하는데요.
[녹취: 김린아 대표] “어렸을 때는 방이 분리가 안 돼 있던 적도 있었고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내 방이 있었던 적도 있고 없었던 적도 있고 그렇게 해서 약간 집안의 애착보다는 집 밖에, 그래서 친구들이랑 뛰어노는 환경에 조금 더 애착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대 중반부터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됐거든요. 그때는 확 관심이 내부로 오더라고요. 혼자 살게 되면서부터는 가구도 이것저것 알아보고 배치도 고민하고 그렇게 처음 했던 것 같아요.”
조경은 환경을 아름답고 유용하게 조성하기 위해 일대를 계획, 설계하고 시공,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래서 김 대표는 대학교에 들어가 조경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로 결심합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저는 건국대학교에 환경과학과라고 그 안에서 세부 전공으로 조경했었고요. 제가 전공하려고 고민하니까 나는 언제 행복했지? 라는 생각을 해봤을 때 되게 좋은 공간에 있을 때 되게 행복했더라고요. view(경치)가 예쁠 때 되게 안정감이 드는 view(경치)나 자연 경관, 예쁜 공원 이런 데 있을 때 되게 행복했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세부 전공으로 조경을 선택한 김 대표는 실제적인 계획을 세워 도면을 만드는 조경 설계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녹취: 김린아 대표] “전공을 했는데 그 안에서도 설계도 있고 시공도 있고 여러 갈래가 있더라고요. 그중에 저는 처음에 설계하고 싶었어요. 그 공간을 설계해 내는 일이 되게 매력적이라고 느꼈고 그래서 공간 설계 쪽 수업도 많이 들었고 또 조경하려면 또 식물 재료, 건설 재료 이런 것도 많이 알아야 해서 그런 쪽도 많이 공부했었는데 제 학점을 보면 진짜 조경과 과목만 거의 A+이고 나머지는 약간 편차가 있더라고요. 조경 공부가 재밌었나 봐요."
김 대표는 대학교 생활을 떠올리며 조경 공부가 참 재미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조경학도의 축제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도 참가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공모전의 주제는 ‘열린 정원’이었고요. 팀원들과 노력한 끝에 1등에 해당하는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제가 대학교 4학년 때인데, 너무 1등하고 싶어서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이 시대의 진정한 열린 정원이란 무엇인가?’ 그래서 이 공모에서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분석부터 해서 저는 쪽방촌이라는 거주 공간의 개선을 통해서, 정원이 가진 자들의 소유물로 인식되어 온 현재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간 복지 이런 걸로 바꾸고 싶다고 해서 쪽방촌 전체적인 단지 개선 이런 설계안을 내서 그 쪽방촌이라는 건물을 일부 리모델링하는 방안이랑 주민분들이 정원 같은 데서 활동할 수 있는 것들 그런 것도 설계하고 노인분들이 다닐 수 있는 단차 이런 것도 설계하고 그래서 정원에 대한 빈부 격차를 문제로 잡았었고요. 공간적으로 어떻게 이 사람들을 더 열리게 할 수 있을지 그래서 ‘열린 정원’이라는 취지에 더 맞게끔 열심히 기획하려고 했습니다.”
‘라이프스케이프’의 김린아 대표는 대학교에서 세부 전공으로 조경을 공부하고 이후 건설업 시공사에 취업했는데요. 토목이나 건축에 관한 일을 시행하는 시공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제가 시공사에 가게 된 계기가 설계안에서 1등 했는데 이거 말고도 교내 장학 설계 이런 데서도 설계 쪽으로 그래도 상을 좀 받았거든요. 근데 구현되지 않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공모전의 한계죠. 공모전은 어쨌든 아이디어 공모이고 그리고 설계사에 제가 취업하게 되면 거기에서도 설계 공모를 통해서 1등의 회사만 구현되고 내가 한 설계가 2등만 되면 구현이 안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실제로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결국에 취업을 시공사로 하게 됐습니다. 허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했어도 어쨌든 이해관계에 얽혀서 결정된다고 해서 그러면 나는 결정된 것을 잘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보자고 해서 시공사에 취업하게 됐어요.”
시공사는 건축물의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회사입니다. 하지만 시공사의 일 또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조금 멀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김린아 대표] “시공사의 일은 재미있었는데요. 또 그런 가치를 주고 싶었던 일과는 현실적으로 또 다른 일들이 많더라고요. 설계 물량을 뽑고 발주하고 현장 관리하고 공사 관리하고 입찰하고 막 이런 시공사의 업무들이 배울 때는 되게 재밌는데 뭔가 계속해서 제가 맨 처음에 조경을 선택했었던 그런 공간으로 가치를 주고 싶다는 그런 거에 부합되는걸,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저희 Co-founder(공동 창업자) 친구도 시공사 인테리어, 시공사 다녔었는데 둘 다 얘기해 보면 그런 현실과의 다른, 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게 제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시공사에 취업했지만, 회의를 느꼈고요.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대리까지 달고 진급하고 퇴사했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현실화되지 않아서 설계사에 가지 않았고 현실화하려고 시공사에 갔는데 내가 맨 처음에 추구했던 가치랑은 좀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한편에 계속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퇴사할 때 나이가 32살이었는데 조금 더 늦기 전에 젊을 때 그래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통은 그러면 회사에 다니면서 준비하다가 각이 나오면 퇴사하는데 저는 약간 멀티가 안 돼서 일단 퇴사하고 어떻게 창업할지 고민해야겠다고 해서 일단 퇴사를 먼저 해버렸어요.”
하지만 창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참 막막했다고 하는데요.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며 취업을 준비하는 교육인 창업 부트캠프(boot camp)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린아 대표] “창업하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퇴사하면서 생각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진짜로 창업하고 싶은 게 맞는지 혹은 그냥 회사에 대한 어떤 회의감 때문인지 그리고 내가 창업한다면 뭘 잘할 수 있는지 이런 걸 좀 생각 정리를 해야겠다고 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고 한 반년 정도 심리 상담도 받아보고 여행도 다니고 약간 배우고 싶은 거 다 배우면서 퇴직금을 탕진하고 계속 자유롭게 생각 정리를 하면서 보내다가 그래도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 현재 투자사인 코딩 회사가 있어요. 거기에서 창업 부트캠프(boot camp) 같은 걸 하더라고요.”
그래서 김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녹취: 김린아 대표] “창업에 관심 있는 직장인들을 기수 별로 모아서 창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데모데이(Demoday)까지 한 3~4개월간의 과정 거쳐서 팀 빌딩(조직 강화)도 하고 마지막 발표한 다음에 우수 팀한테는 Pre-seed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거에서 제가 선정돼서 투자를 따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스타트업 창업을 아예 모르니까 저는 건설사에만 있었고 학교도 오래 다녔고 석사까지 한 전공을 계속했으니까 다른 분야를 정말 전혀 몰랐거든요. 그래서 소프트웨어 쪽에 어떤 지식도 없고 창업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한 사이클을 배워봐야겠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을 신청했어요. 그 프로그램이 작년 1월부터 4월까지 되었었고 그 창업 캠프에서 지금 Co-founder(공동 창업자)를 만나서 마지막에 감사하게도 우수 팀이 되어서 투자 유치하면서 법인 설립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김 대표는 2023년 6월에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라이프스케이프’ 스타트업의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