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출신 청년의 시각에서 북한 인권을 바라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제1회 북한인권아카데미가 열렸습니다. 사단법인 물망초가 주최하고 고려대학교 리베르타스,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이 주관한 행사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북한 인권 배우GO 알리GO’ 현장 소식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강의 현장음]
‘북한 주민의 생활과 인권’이라는 주제로 동아대학교 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이 강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동완 센터장이 발간한 책 ‘북한 인권, 사진으로 외치다’에 실린 여러 사진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는데요. 먼저 ‘제1회 북한인권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된 계기, 물망초 조경희 국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조경희 국장] "물망초 안에 ‘물망초 인권연구소’라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미나를 연 4~5번 정도 하는데 이 세미나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학생들한테 특히 북한 인권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자고 해서 2024년도에 들어오면서 기획하게 됐습니다. 사단법인 물망초에서 주최하고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 학생들하고 고려대 리베르타스 학생들하고 같이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접근도 쉽게 할 수 있는 연세대 캠퍼스에서 강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강사진 섭외는 주제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이론뿐만이 아니라 필드에서 활동을 직접적으로 하시는 분들 그래서 학생들한테 많은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강사진으로 구성했습니다.”

수강생들은 4주 동안 모두 8강을 듣게 되고요. 마지막에는 1박 2일 워크숍으로 특강과 함께 팀별 토의와 발표를 하게 됩니다. 제가 찾아간 날은 2주 차 강의였는데요. 수강생들의 참여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녹취: 조경희 국장] "저희가 1주 차 할 때 UN(서울) 인권사무소장 제임스 히난 소장과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석우 이사님을 모시고 진행했었는데 강의 듣는 수강생이 굉장히 진지하게 들었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질문의 수준도 남달랐고 그래서 저희가 처음에 진행했을 때는 학생들의 호응이 어느 정도 있을까? 반신반의했었는데 첫 주 강의 때 학생들의 태도나 질문을 보고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했고요. 오늘도 마찬가지로 2주 차지만, 강의해 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학생들한테 알아듣기 쉽고 또 현실감 있게 말씀해 주셔서 학생들의 기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교육에는 남북한 출신 청년 20명 그리고 외국 청년 10명까지 모두 30명의 수강생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출신의 학생들이 모인 만큼 수강생들에게 바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녹취: 조경희 국장] "학생들이 일단 인권에 대해서 좀 다가왔으면 좋겠고 그중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해서 사실 이번에 수강생들이 북한학과라든지 이런 전공자가 아니라 다양한 학생들이 왔거든요. 그래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학생들도 분명히 있는데 북한 인권에 대해서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서 좀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되고 본인이 활동할 때 좀 더 심사숙고하고 좀 깊숙이 했으면 하는 그 바람이 있고요. 그 바람이 저는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물망초에서 인턴 활동을 했던 탈북민 임충혁 씨는 현재 고려대학교 리베르타스의 부회장이기도 한데요.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아카데미인 만큼, 북한 주민의 삶에 관해, 그들의 인권에 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랐습니다.

[녹취: 임충혁 부회장] "북한 인권이라는 주제가 워낙 청년들한테 생소한 주제고 흥미가 없는 주제여서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학생들이 질문을 안 한다거나 흥미 없어 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강의하는 내내 집중해서 듣고 계셨고 끝난 다음에 다양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해주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감동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 얻어갔으면 하는 거는 북한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흔히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북한의 핵, 남한에 대한 도발 이것만 떠올리지 말고 북한에 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고, 그 사람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를 먼저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게 이번 강의의 목적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1박 2일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북한 했을 때 북한 주민들의 삶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의 정소진 회장은 처음으로 사단법인 물망초와 함께 인권 아카데미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고요. 물망초와는 또 다른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녹취: 정소진 회장] "개인적으로는 우리 가족과 물망초가 상당히 연이 깊더라고요. 돌아가신 이모할머니께서 살아생전에 굉장히 열심히 하시던 활동이, 물망초에서의 봉사활동이라고 최근에 알게 됐고 그래서 저도 더욱 열심히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것 같은데, 동아리 차원에 있어서는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그리고 나아가서 프로그램 계획할 때 남한(출신) 학생 그리고 북한(출신) 학생 외국인 학생을 고루 뽑아서 모두가 작은 통일을 이루는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저희는 열심히 주관하고 열심히 보조 업무 같은 걸 맡아가면서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게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하는 취지로 임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2주 차 강의에 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녹취: 정소진 회장] "오늘 같은 경우는 북한의 인권 그리고 북한의 식량, 교육, 의료 문제처럼 보편적으로 인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북한에 있는 인권의 입체적인 접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그렇고 참가자들도 그렇고 많은 것을 얻어가고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2주 차 강의에는 3강과 4강 강좌가 진행됐는데요. 강동완 센터장의 강의에 이어 4강에는 ‘북한 구금시설과 인권 문제’라는 제목으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가 강의했습니다. 먼저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소개부터 들어보시죠. 이영환 대표입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전환기라는 말은 통일이든 혁명이든 나라가 새롭게 바뀌는 시기에 대규모 인권 침해가 벌어졌던 나라, 그 문제를 다시 해결할 때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 게 좋은지 연구하고 조사하는 곳인데요. 북한의 경우에는 현장에 갈 수 없기 때문에 탈북민들과 함께 위성 사진의 위치를 표시해 가면서 어디에서 처형이 벌어졌는지 재판이 어디에서 벌어졌는지 그리고 북한 정권을 지키는 기관들이 있지 않습니까? 비밀경찰이든지 정보기관이든지 사무실이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지도화 작업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중국에 나왔다가 북송되고 실종되는 사람들도 있고요. 또 한국인 피해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북한에 납북된 사람들도 실종 상태이고 국군 포로들도 억류돼 있는데 역시 실종 상태이기 때문에 수십 만여 명의 실종자들을 개인마다 정리해서 공개 자료로 만들어서 기록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이영환 대표는 북한 인권에 관해 우리가 미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를 더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우리가 이 문제를 보는 시각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구나,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특히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싶은 건 미래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북한이라는 체제가 70년 넘게 지탱되긴 했지만,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게 됐을 때 오늘 참가하는 청년들에게 많은 숙제가 주어질 건데요. 그때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여론을 모을 것인지 또 각자 갖고 있는 전공이나 진로가 미래에 북한 사회를 재건하거나 탈바꿈시킬 때 각자 어떤 전문적인 기여할 수 있을지 그런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현장에는 북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았는데요. ‘북한 인권 아카데미’에 참여한 소감 끝으로 담아봤습니다.

[녹취: 박세린 학생] "저는 북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사실 북한 인권이나 통일 정책이나 이런 걸 많이 접하는데 관련된 학과가 아니거나 관심이 없으면 사실 쉽게 접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근데 다른 대학교에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들도 북한 인권이나 북한에 대해서 많이 배울 기회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소통의 장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강수영 학생] "교환 학생이라서 미국에 있는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왔어요.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특히 북한의 인권에 관심이 되게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한마당’을 하고 싶었었어요. 미국에서는 북한에 대한 대화가 perspective(관점)가 별로 다양하지 않은 것 같아서 물망초하고 특별한 강의를 들으니까 다양한 perspective(관점)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강의 하신 분 의견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녹취: 수강생] "전공이 건축 예술 쪽인데 종합 학문이다 보니까 사회에 관해서 관심 두게 되고 언론이나 미디어 그리고 뉴스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관심 두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과 마주해서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듣다 보니까 북한의 주민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