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서울에서 문화예술 콘텐츠 기업인 '더컬쳐앤'이 주최한 '그린기부콘서트 신년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함께 참여해 남북 출신의 예술가 모여 화합의 장을 마련한 건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신년음악회'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오케스트라 현장음]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더컬쳐앤 아티스트가 Elgar의 ‘사랑의 인사’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신년 음악회는 모두 3부로 구성돼 국경없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뿐만 아니라 더컬쳐앤 아티스트들의 뮤지컬 성악과 재즈보컬 또 국악 클래식 퓨전 공연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는데요. 자세한 얘기, 더컬처앤 이서진 대표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이서진 대표] “국경없는 오케스트라랑 저희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해서 이 티켓 금액은 전액 다 기부로 진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준비한 공연입니다. 음악을 통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생각하던 도중에 제 지인들과 함께 재능 기부로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재즈, 뮤지컬 성악도 있고 오케스트라 편성을 저희에 맞춰서 편곡해서 되게 웅장한 곡들과 정통 클래식들까지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곡 선정도 ‘홀로 아리랑’이라는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아리랑과 다른 버전으로 하고 곡 하나하나 의미를 뒀던 게 이번 공연의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이서진 대표는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탈북민과 협업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하고요.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임우주 대표 또한 다른 단체와 함께한 첫 협업 연주라 더욱 뜻깊은 음악회가 됐다고 말합니다. 먼저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소개부터 들어봅니다. 임우주 대표입니다.
[녹취: 임우주 대표]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탈북자 아이들을 위해서 악기를 제공하고 매주 악기 레슨하고 직업 멘토링 그다음에 정신 건강 테라피 등 북한에서 한국에 돌아와서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루트를 도와주고 지원해 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입니다. 설립 선언은 2017년도에 했고요. 설립 자체는 2018년도에 공식적으로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014년도부터 아이들 봉사활동을 하게 되다가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도움을 주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있고요. 북한에 부모님이 계시는 아이들도 있고 탈북 과정에서 부모님을 잃은 아이들도 있고 탈북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난 경우라서 그런 아이들이 특히 한국에 와서 언어적인 문제도 있고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 중 하나이고 아이 중에는 신분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현재 국경없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15명 정도인데요. 임우주 대표는 이번 공연을 통해 탈북민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우주 대표] “많은 분이 탈북자 아이들을 위해서 모여주신 게 되게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자 아이들도 우리와 같은 동포이고 우리 근처에 있는 아이와 다를 게 없는 아이들이라는 게 저의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올해는 해외에서 연주를 한번 해보고 싶은데요. 저희가 미국에 지사가 있어서 자금 운영을 미국에서 하고 있어서 미국이나 아니면 다른 해외에서 아이들 다는 못 가더라도 몇 명이라도 데리고 연주를 한번 해보고자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지 9년 차라는 김예지 단원은 오케스트라에서 세컨 바이올린을 맡고 있는데요. 단원으로서 활동한 지는 이제 두 달이 되었다고 합니다.
[녹취: 김예지 단원] “처음에는 스케일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의 인사’라는 곡을 시작했는데 그게 너무 어렵고 연습해도 나아지는 게 보이지 않아서 한계를 느꼈었어요. 근데 그 한계를 뛰어넘는 아주 귀한 경험을 하게 되고 연주를 통해서 뿌듯한 감정도 느끼게 돼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런 분위기가 되게 좋아요. 그래서 같이 오케스트라, 클래식도 같이 즐기고 축제 같은 분위기 너무 좋아요. 뭔가 마음에 감동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서로 엄청나게 하나가 돼서 오케스트라에서 화음도 잘 맞고 하는 것 같아요.”
또한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이민지 학생은 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한 지 5년째라고 하는데요. 오케스트라를 통해 처음 바이올린을 접하게 됐고 악기를 배우고 공연 활동을 하며 점차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합니다.
[녹취: 이민지 단원] “일단은 예전에 할 때는 그냥 악보만 연습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기본기도 다지면서 같이 연주 준비도 해서 자세나 이런 게 나아지고 또 소리나 이런 게 개선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제가 원래 악기의 열정이 없었는데 이번에 하면서 좀 더 잘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어서 열심히 연습하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연습하다 보니까 제가 연습한 것만큼 소리도 예쁘게 나오고 칭찬도 해주시고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에 뿌듯함을 갖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좀 얻었던 것 같아요.”
아직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지 6개월이지만 앞으로 음악에 관해 더 깊게 배우고 싶다고 말했고요. 더불어 탈북민 이민지 학생은 연주 활동으로 관객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민지 단원] “통일됐으면 좋겠지만 또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좀 많이 속상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는 남북이 하나 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고 또 저는 가족들도 아직 그곳에 있어서 보고 싶고 또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저는 빨리 통일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소망이 있어요.”
또한 이번 행사에는 연주 공연뿐만 아니라 ‘의친왕 기념사업회’가 마련한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전시도 열렸는데요. 조선 왕실의 유물과 그 시대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전시였고요. 이날 대한 황실 고종 황제의 장 증손인 이준 황손은 남과 북은 한민족으로, 통일을 꼭 이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녹취: 이준 황손] “1910년에 고종 할아버지께서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겼지만, 의친왕 할아버지와 황실의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가들과 나라를 찾기 위한 운동을 열심히 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한 나라로서 독립을 완전히 못 했습니다. 황실의 의친왕 할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독립을 완전히 이루지 못했다. 한 나라가 되어야만 완벽한 해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탈북자 어린이들,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하고 또 전시함으로써 우리는 한 나라다. 한 나라라는 자긍심을 고취해주고 우리 다음 세대가 통일 대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작은 전시를 준비했는데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평양, 개성에서 왔던 친구들이 한국의 서울, 부산에서 나왔던 친구들과 문화예술, 공연과 그리고 미술로서 어우러지는 모습이 역시 우리는 전부 한민족이라 하는 것을 느꼈고요.”
그린기부 콘서트의 모든 수익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쓰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더컬쳐앤’의 이서진 대표는 앞으로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링 사업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이서진 대표] “이번에는 음악으로 시작했지만, 또 아는 다양한 지인들이 있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단순히 고등학교까지의 졸업이 아니라 그 이후에 창업 혹은 취업과 같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관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멘토링과 멘토와 같은 교육적인 이런 프로젝트부터 다양한 사회공헌 적인 활동할 예정입니다. 제가 본업은 출판사로 운영하면서 문화예술로는 사회에 환원하는 좋은 역할을 하자라는 취지의 회사로 알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관객분들도 한 150명 정도 신청을 하셨더라고요. 자율적 기부로 인한 거기 때문에 저희도 사실 얼마가 후원이 들어왔는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후원 계좌로 했고 이 단체에서 잘 쓰일 수 있을 것 같고 그 외에 저희가 공연 기획을 통해서 탈북 청소년들 오케스트라들이 많이 무대를 설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남북 출신의 연주가가 한데 모여 공연하고 또 전시까지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된 신년 음악회, 관람객의 소감은 어떨까요?
[녹취: 박미라 씨] “당연히 좋은 취지로 운영하시는 걸로 알고 있고 사실 이런 데 참여를 잘하지 못했었는데 남과 북 화합의 장을 최근에는 사실 문화적으로는 이런 일들이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거를 작게라도 시작하면서 요즘 아이들은 잘 알지 못하니까 그런 것들을 역사나 이런 부분들을 알려주는 취지에서는 굉장히 좋은 의미의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김형인 씨] “저도 여기에 관심이 많아서 후원하고 있어요. 우리 어차피 한민족인데 이 분단의 아픔을 저는 뼈저리게 느껴요. 부모님이 이북이기 때문에 평안도 시인데,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지금 그 생각하면 참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 나려고 하는데 그래서 이 탈북민들한테는 애정이 가고 여기 와서 고생하는 거 보면 참 안타깝고 같은 동포인데 그런 아픈 마음이 있어요. (오케스트라가) 젊은이들로 많이 구성된 것 같아서 참 어떤 기를 느끼고 지금 마음이 굉장히 뿌듯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