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과 북의 통합, 장애·비장애의 통합 그리고 남녀노소의 통합으로 사회 곳곳의 모두가 모여 음악 안에서 하나 되는 치유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음악치료학과에서 마련한 음악회인데요. 두 번째로 열린 치유 음악회를 기념하기 위해 탈북 예술가들도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사회통합을 위한 치유콘서트'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아코디언 현장음]
통일메아리예술단 단장 탈북민 나향희 씨와 음악 치료사 이정구 씨가 ‘고향의 봄’을 아코디언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서울사이버대학교 A동 5층에서 열렸고요.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사회통합을 위한 치유콘서트’에 관한 자세한 소개, 음악치료학과 여정윤 교수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여정윤 교수] “해마다 다른 주제로 콘서트가 이루어지고, 우리 학과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라서, 특별히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로 잡았어요. 저희가 탈북 대학생 역량 강화를 남북하나재단의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에 또 통일안보북한학과가 있고요. 우리 학교의 재학생 중에서 탈북민이 전국에 있는 대학교 중에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탈북과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고 있는데 음악 치료 프로그램도, 그래서 탈북민 그리고 장애 비장애 그리고 남녀노소 또 음악 치료사 그리고 내담자들 다 같이 모여서 하는 사회통합을 주제로 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피아노 독주부터 장구 합주 그리고 아코디언 연주와 합창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요.
[녹취: 여정윤 교수] “우선 연주자들의 구성이 굉장히 다채롭습니다. 탈북민도 있고요. 그리고 장애 아동도 있고요. 정신재활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많으신 분도 있고 아주 어린 친구도 있어요. 그리고 음악치료학과의 재학생, 졸업생 그리고 교수진까지 다 연주자로 서게 됩니다. 탈북민들은 황상혁 피아니스트라고 북한에서 피아노를 공부하신 분인데 오셔서 또 연주 활동을 하시는 분이고요. 또 ‘통일메아리예술단’이라고 해서 다양한 장구나 춤 등을 통해서 통일 의지를 다지고 있는 예술단입니다. 또 우리 학과를 졸업하신 음악 치료사분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 그리고 ‘통일메아리예술단’의 단장으로 계시는 나향희 단장님이 통일안보북한학과에 재학 중이세요. 그래서 두 분이 아코디언 연주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음악회에 참여하는 출연진이 다채로운 만큼 여정윤 교수는 이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뒀다고 말합니다.
[녹취: 여정윤 교수] “사실은 모든 연주자가 다 전문가는 아니신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음악을 맞춰가는, 하모니를 이루는 게 어려울 수도 있고, 힘든 부분이 많을 수도 있는데 저희는 음악을 아주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아요. 저희가 같이 모여서 다양한 연주도 하고, 노랫소리도 맞추고 하는, 이렇게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되게 중요한 부분이라서 저희 목표는 굉장히 질 높은 음악을 선보인다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서 한날한시에 음악으로 소리를 맞추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치유콘서트를 빛낸 출연진 가운데, 통일메아리예술단의 탈북민 나향희 단장은 서울사이버대학교와의 인연이 깊었는데요. 우선2011년도에 경영복지학과를 졸업했다고 하고요. 현재는 통일북한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그래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음악회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나향희 단장] “북한에서도 대학 나왔지만, 한국에서 사이버 대학 나와서 내가 이제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무엇을 해야 하겠다는, 그러니까 복지에 대한, 사람들한테 내가 나눔을 줄 수 있다는 이런 거를, 사이버대학 제가 들어오게 되면 마음이 뭉클하고 여기서부터 내가 시작했다는 거 느끼게 돼요. 우리 북한 사람들은 아코디언 잘 치잖아요. 그래서 ‘고향의 봄’ 준비하고 이 통일에 대한 노래 준비하고 그다음에 장구는 장단 맞춰서 강원도 아리랑이랑 장단에 맞춰서 공연하거든요.”
그러면서 나향희 단장은 남과 북의 통합을 이루는 음악회로 우리가 바라는 통일의 문에 한 발짝 더 다가가지 않겠냐고 전했습니다.
[녹취: 나향희 단장] “남과 북이 하나로 되는 거가 가장 지금 힘든 거고 자라나는 새 세대에게 우리가 물려줄 수 있는 게, 통일에 대한 문을 여는 게 기본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와서 우리도 남한하고 남한 학생들하고 같이 문화 교류를 하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하나가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거를 어린아이들이 체험하고,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 거를 많이 해서 앞으로 꼭 통일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한 새해를 맞이하며 자신이 이끄는 통일메아리예술단의 바람과 자기 소망을 전했는데요.
[녹취: 나향희 단장] “저는 우리 예술단이 잘하게끔 제가 노력하는 게 바람이고 우리 북한 사람들이 여기 와서 이렇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공연하는 것도 보면 행복하고 바람이라는 거는 우리 한국분들이, 북한 사람들 금싸라기 같은 분들이니까 말 한마디 해도 도와주는 말만 했으면 좋겠고, 모르는 거 있으면 성심성의껏 가르쳐서 우리 다 같은 한민족이잖아요. 같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로 통일을 염원한 한 탈북 예술가가 있는데요. 2014년 한국에 입국한, 북에서 온 피아니스트 황상혁 씨입니다. 황상혁 씨는 서울사이버대 통일안보북한학과장인 탈북민 이지영 교수의 초청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황상혁 피아니스트] “사이버대학에, 북에서 오신 이지영 교수님이라고 계시거든요. 그분이 저한테 전화를 주셨고 이렇게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오늘 시간 돼서 왔습니다. 두 곡을 준비했는데요. 제목은 '통일아리랑'이라고, 사실은 '통일아리랑'은 원래 북의 피아노 아리랑하고 남한의 피아노 아리랑 그거를 합쳐서 뒷부분은 제가 좀 더 업그레이드 해서, 이전에 북이나 남이나 아리랑이 마지막에 서서히 사라지는 것처럼 마무리 짓거든요. 근데 저는 그와 반대로 웅장하게 팍 터뜨리는 식으로 통일을 바라는 염원에서 만들고, 이름은 '통일아리랑'이라고 달았고요. 그다음에 ‘사랑의 꿈/리스트’, 피아노 전문가들은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일반 시민들도 다 좋아할 거로 생각해서 준비해 봤습니다.”
피아니스트 황상혁 씨가 직접 편곡한 ‘통일아리랑’은 황상혁 씨의 소망이 가득 담겨있는 곡이기도 한데요.
[녹취: '통일아리랑' 연주 현장음]
[녹취: 황상혁 피아니스트] “저는 사실 북에 가족, 친척 다 두고 저 혼자 왔거든요. 계속 밤에 잘 때는 꿈에, 가족들 제가 지나왔던 생각들이 계속 나타나요. 그래서 앞으로 꼭 통일이 이루어져서 이 아리랑이 통일의 상징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 즐겁게 감상해 주시고, 제가 한국에 와서 보니까 거의 70년 이상 분단 때문에 특히 문화권이 아예 달라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연주하는 것도 좀 불편해하시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도 ‘사랑의 꿈’은 누구나 다 좋아하실 거로 생각하고, ‘통일아리랑’은 당연히 아리랑 다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어쨌든 우리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유튜브로 생중계했기 때문에 현장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마침 음악회가 열린 날 서울사이버대학교의 입학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입학설명회를 듣기 위해 찾아온 탈북민도 음악회 소식을 알고 이곳을 찾았는데요. 그 가운데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최민경 대표도 치유콘서트를 함께 즐겼습니다.
[녹취: 최민경 대표] “제가 ‘북한감금 피해자가족회’ 대표로서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와봤는데 굉장히 치유된 것 같고요.이 추운 겨울에 북한을 생각하면서 저 자신부터도 마음 치유로서 굉장히 좋은 것 같고요. 그리고 북한에 있는 남겨진 가족들도 정말 우리 마음이 다 전달돼서, 우리가 정착을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하잖아요. 저는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의 대표로서 우리 사명이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를 통해서 북한 인권 실상도 알리고 그 바람이 북한 주민들한테까지도 전해져서 북한 주민들에게 변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바람이에요.”
끝으로 이 콘서트를 마련한 음악치료학과 여정윤 교수는 앞으로도 탈북민과 함께 소통하고 남북이 하나 되는 통합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여정윤 교수] “제가 10년 이상을 탈북민을 위한 음악 치료를 해오고 있고, 특히 탈북 아동이나 청소년들과 함께 공연을 만든 게 10년 이상이 돼가고 있어요. 그래서 2024년 올해도 이들하고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사회통합이라는 거 그리고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게 거창한 게 아니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는 것이 화합이고 통일의 밑거름이 아닐지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저는 일상을 탈북민하고 같이하는 그런 일들을 많이 만들 거고요. 혹시나 다른 어딘가에서 또 이런 부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따뜻한 눈으로 또 격려의 눈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