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주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길 바라며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하루 공방인데요. 최근에는 전통 보자기 매듭으로 보자기 아트를 체험하는 수업이 열렸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하루 공방 보자기아트’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탈북민 수강생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보자기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루 공방은 주로 주말에 탈북민 수강생과 남한 출신 수강생이 함께 모여 월별 주제에 따라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인데요. 최근 주중에 탈북민을 위한 특별 하루 공방이 열렸습니다. 자세한 소개, 나영선 담당자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나영선 담당자] “탈북민 어르신들을 위해서 특별 하루 공방이라는 콘셉트로 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아무래도 평일에 시간을 내기가 좋으셔서 어르신들 맞춤형으로 평일 오전에 클래스를 열게 되었습니다. 하루 공방은 월 1회, 남북 주민 간 문화 체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열리는 수업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도자기나 라탄 그리고 캘리그라피(손 글씨) 무드 등 그리고 레진아트 키링 가장 최근에는 선 캐처라는 모빌 공예를 진행했습니다.”
하루 공방은 올해 3월부터 매달 꾸준히 열렸는데요. 이 수업의 취지는 무엇일까요?
[녹취: 나영선 담당자] “우선 하나는 문화 체험의 장이라고 해서 공방 프로그램을 열어서 일반 주민과 탈북민 수강생이 반반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공예 체험을 하면서 서로 얘기도 나누고 예를 들어서 레진아트 키링 같은 경우에는 ‘한반도의 바다’를 주제로 했었는데요. 서로가 겪은 바다가 어떤 곳이었는지에 관해서 얘기도 나눠보는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에서 공예 체험을 함으로써 남북 주민 간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탈북민분들께서는 아무래도 공방 프로그램을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공예 프로그램을 통해서 문화 체험을 좀 더 해보실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생각보다 되게 재미있네?’ 이러면서 다달이 수강하러 와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손쉽게 공예품을 만들 수 있어 주로 가족 단위의 수강생이 신청한다고 합니다.
[녹취: 나영선 담당자] “우선은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많이 신청하고요. 보호자와 아이 1명, 2명 이렇게 가정을 이뤄서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탈북민분들 같은 경우에도 한 번 체험하시고 난 후에 아이들도 데리고 와서 탈북민 가정이 같이 함께하기도 합니다. 우선 보자기 강사님께서 탈북민이십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부분에서 공감대도 형성하시고 보자기라는 것이 아무래도 어르신들께서 오히려 젊은 층보다 좀 더 익숙한 소재라 그런지, 따라오는 것도 수월하게 따라오시고 하나하나 만들면서 재밌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에 대한 보람도 많이 느꼈고, 다들 손끝이 야무지셔서 금방금방 이해하시더라고요. 저희 강사와 직원들도 수업에 함께 했는데 저희보다 훨씬 잘 만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끝나고 이걸 사진도 많이 찍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보자기 수업은 탈북민 김지혜 강사가 진행했는데요. 걱정과 달리 탈북민 수강생이 잘 따라와 줬다고 합니다.
[녹취: 김지혜 강사] “’보자기 아트’라는 거, 여기서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신선한 것이라고 그래서 한번 같이 나눴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걸 설명해 드렸는데 보자기를 만들면서 매듭을 만들게 되거든요. 그래서 섬세한 작업이 필요해요. 이러한 손끝으로 만드는 섬세한 작업이 뇌 활성화에 굉장히 좋은 영향을 주거든요. 그래서 탈북민 어르신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분들이 생각과 달리 너무 잘 따라 하시고 섬세하게 잘 만드시더라고요. 그래서 걱정과는 달리 정말 잘하고 있구나. 그래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김지혜 강사는 북한에서부터 선물 포장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보자기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전했습니다.
[녹취: 김지혜 강사] “제가 보자기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어릴 적에 엄마도 어떤 선물을 전달해 주게 되면 그 선물의 의미가 너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셨고 그래서 그거를 예쁘게 포장해서 보내주셨던 생각들이 계속 났는데, 여기 한국에 오니까 보자기가 진짜 작품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거를 집에서 조금조금 하고 타인에게 선물을 줄 때 활용했었는데 그거를 친구들이 이야기하더라고요.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데 있다고 해서 ‘한국보자기아트협회’ 회원이 되어서 직접 자격증도 다 따고 전문 강사로도 뛰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보자기 다룬 지는 한 5~6년 됐는데 전문가들이 재능이 아깝다고 하셔서 자격증 따고 전문 강사로도 뛰고 전시회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보자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매우 커요.”
그리고 다양한 보자기 매듭 가운데 김지혜 강사는 이날 5가지의 매듭을 가르쳤는데요.
[녹취: 김지혜 강사] “원래 보자기는 200가지~300가지, 만드는 창작품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수없이 많아요. 그런데 오늘 기본 5가지만 알려드렸어요. 그래서 수국처럼 예쁘고 탐스러운 수국 매듭을 했었고, 우리 흔히 도시락을 많이 싸 다녀요. 그래서 도시락 손잡이 매듭이라고 해서 그런 매듭도 하나 있었고 일반적으로 컵 과일, 새로운 메뉴로 이렇게 많이 나오잖아요. 깔끔하게 그리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컵 과일 같은 거 이런 거 할 수 있도록 보자기 매듭을 했는데 제가 이름을 붙였어요. 토끼 귀처럼 귀엽다고 해서 토끼 귀 매듭 이렇게 했었거든요. 어른들이 엄청 잘 따라 하시더라고요. 다음에는 티아라 매듭이라고 왕관처럼 생긴 매듭이 있어요. 그리고 고급 보자기 가방이라고 해서 보자기로 만드는 가방 재봉, 누빔이 하나도 없이 그냥 순수 보자기와 손으로 하는 그런 거를 알려주었어요.”
현장에는 70~80대 탈북 여성이 주로 참여했는데요. 김지혜 강사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보자기 아트가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지혜 강사] “개인적으로 우리 어르신들이 탈북해서 한국에 와서 할 일이 없어요. 어르신들이 집에서 혼자서 이렇게 손끝으로 놀리는 그러한 재미를 주기도 하고 또 나아가서 뇌 활성화에 좋은, 하나의 공방이라서 손끝을 놀리면서 질환도 없어지고 뇌 활성화, 치매 예방이 될 수 있는 그러한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이것을 하게 되었고요. 어르신들이 집에 가서 해보신다고 했어요. 여기 사진이랑 하나씩 다 찍어서 드렸거든요. 그래서 이런 기억도 되살리면 그것도 하나의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이렇게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손끝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들이라서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저도 혼자서 어르신들이 이걸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세밀하고 작은 건데 할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그렇지만 정말 어르신들이 잘 따라 하시더라고요. 예쁘게 만드셨어요.”
이날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특별 하루 공방이었지만 기존의 수업은 남북 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루 공방의 나영선 담당자는 이 수업을 통해 바라는 점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나영선 담당자] “가장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이라고 하면 남북 주민이 함께 일상적으로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고요. 평소에 탈북민이 조금 낯선 존재일 수 있는데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저번에 하루 공방할 때 (남한 출신) 아이와 탈북민인 성인 분이 같은 테이블에서 수업했었는데요. 끝나면서 남북 통합에 대해서 이해했는지에 대한 설문을 해보니까 자기를 도와준 사람이 탈북민 어른, 이모, 누나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남북 통합의 이해도가 올라갔다는 이런 식으로 체크를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남북 주민이 화합하는 모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끝으로 탈북민 수강생의 이야기 들어봤는데요.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고, 또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보자기 매듭에 관해 알게 돼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희옥 씨] “몰랐어요. 오늘 처음 이런 거 배웠어요. 어렵지도 않고 보기도 좋고 이런 건 간편하잖아요. 이 주머니 너무 좋았어요. 할 만해요. 천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만해요. 그냥 이렇게 해서 가방 겸 들고 다니고 좋죠. 뭐, 우리야 새로운 거 배우는 것도 좋고 또 우리 생활에 쓸 수도 있고 여러모로 좋아요.”
[녹취: 탈북민 수강생] “제가 제일 감동한 거는, 내가 지금 북한에 있다면 이런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이런 교육이라는 거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더 의의가 있고 우리 나이가 다 70이 다 넘어서 80이 됐거든요. 이렇게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하나라도 기쁘게 즐겁게 하는 것이 정말 행복했어요. 선생님 하는 대로 째깍째깍 따라 먼저 나갔다, 선생님께 제지받았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계속 참여할 것이고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 활성화해서 아주 많이 해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배우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