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북한인권 체감연극’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한국 청소년에게 북한 인권의 현실을 알리고 탈북민의 정착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건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 새조위’가 마련한 찾아가는 북한인권 체감연극, ‘진달래 마을 이야기’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연극 현장음]
찾아가는 북한인권 체감연극 ‘진달래 마을 이야기’ 중, 북한에서 한 가족이 갑작스럽게 검열당하는 장면입니다. 통일 단체 ‘새조위’는 2014년부터 통일연극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요. 올해는 지난 3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전국에 있는 13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고요. ‘북한인권 체감연극’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이주한 연출의 얘기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이주한 연출] “전국에 있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연극이고요. 탈북민, 통일이라는 소재를 갖고 연극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북한 인권 체감 연극'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북한에 있는 실상을 학생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어떤 목적성이 가장 컸고요. 100% 실상을 다 보여주기는 힘드니까 그래도 정해져 있는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이 놓치지 않고 즐겁게 그리고 남한 사람과 탈북민이 결코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식시켜 주고 싶은 이야기들, 절대 다르지 않음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그런 포인트를 학생들한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극의 이름은 ‘진달래 마을 이야기’입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녹취: 이주한 연출] “남한의 어떤 마을 안에 탈북민 아버지와 아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데 이들의 스토리는 북한에서 검열받고 탈북하다가 강물에서 딸을 잃어버려요. 그래서 이 딸이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자신을 망치면서 살아가고 있고, 아들은 누나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 열심히 남한에 정착해서 열심히 돈을 벌며 살고 있고 그래서 아버지의 횡포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이 가정을 별로 좋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서 우연히 딸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되고 아버지가 개과천선하는 스토리 라인입니다.”
이주한 연출은 통일 관련 연극을 준비하면서 북한 실상에 대한 연구라든가 북한 사투리 연구, 또 다양한 사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고요. ‘새조위’와 함께 한 지 벌써 4년째가 됐지만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주한 연출] “학교 찾아가는 공연도 했었고 대학로에서 정기 공연도 했었고 그게 지금 벌써 4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일단 의의 자체가 너무 좋아서요. 그리고 여태까지 탈북민 선생님들하고 함께 작업하다 보니까 오히려 선생님들을 통해서 저희가 반성하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남한에 오셔서 정착하셔서 생활하시는 모습들이나 아니면 저희가 또 선생님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것들, 저희 공연 때마다 매번 북한 음식들 싸 오셔서 같이 나눠서 드시고 하시는데 올해도 선생님 참여는 못 하셨는데 또 북한 음식 보내주셔서 저희끼리 먹고 그랬습니다. 떡이라든가 두부밥, 인조 고기밥 이런 것들 보내주셔서 같이 나눠 먹고 그랬습니다.”
기존 통일 연극에서는 실제 탈북민 배우가 참여했는데요. 아쉽게도 이번 공연에서는 함께하기로 한 탈북민 배우가 건강상의 문제로 함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8명의 배우 모두 남쪽 출신 배우인데요. 극에서 모란 역할을 맡은 김하영 배우는 특히 자강도 사투리를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김하영 배우] “이게 사투리 일단 북한 사투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부담인데요. 연기를 내 말로 하는 것과 내 말이 아닌 말투로 하는 것부터가 좀 많이 힘들거든요. 그런데 또 평양 사투리랑 자강도 사투리랑은 또 다르다고 그래서 그걸 똑같이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자강도만의 그런 말투 이런 것들을 좀 집어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김하영 씨는 북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탈북민 모란역을 맡았는데요.
[녹취: 김하영 배우] “모란 역할은 북한 자강도에서 살다가 홀어머니를 모시던 친구인데 쌀밥 한번 드셔보시지 못한 어머니에게 쌀밥을 대접해 드리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남한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어머니를 모셔 오고자 하지만, 결국 어머니가 북한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기지만 또다시 열심히 살아가 보자고 하는 단단한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일단 저에게 가장 큰 장면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 장면인데요. 엄마를 떠올리면 애틋하기도 하고 마음이 찌릿찌릿하기도 하지만, 엄마랑 몇 년간 떨어져 있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남한테 들었을 때 그 충격을 표현하기가 사실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애착이 가면서도 정말 잘 해내고 싶은 장면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김하영 씨는 연극을 통해 자신이 새롭게 알게 된 북한의 현실을 한국의 청소년들도 알아가길 바랐습니다.
[녹취: 김하영 배우] “여기 새조위에서 연극 활동하면서 탈북민 선생님들을 진짜 만나서 그분들의 실화를 들으면서 진짜 그렇다는 걸 많이 여기 와서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많이 알리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이 연극을 통해 북한은 이렇다, 남한은 이렇다고 규정짓고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몰랐던 북한 사람들의 모습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차별성을 두지 않고 잘 받아들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극에서는 북한에서도 한류 열풍으로 젊은 세대가 BTS의 노래를 듣고 손흥민 선수의 축구 경기를 몰래 시청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무역상 역할을 맡은 배우 김수찬 씨도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달라진 북한 문화를 더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김수찬 배우] “이 단체에서 지금 세 번째 공연하는 것 같은데요. 제일 신기한 건 어쨌든 북한에서도 K-POP이 열풍이다. BTS 노래를 듣는다. 그걸 USB 뭐 이런 걸로 가져가서 영상 보고 한다는 게 좀 신기한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우리의 문화를 같이 접하고 있다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탈북민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오며 극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이유도 이에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김수찬 배우] “저도 이제 30대 후반이 되니까 어릴 때는 그래도 북한과 통일과 이런 거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 같은데 점차 저희도 그렇고 요즘 젊은 더 어린 친구들은 관심을 거의 안 두는 것 같아요. 근데 공연하면서 느끼는 게 북한의 실정이나 여러 사실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꼭 통일돼야 한다. 이런 생각보다도 그런 정보들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생각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다보니까 살아오신 이야기, 넘어오실 때 이야기, 북한의 얘기 이런 거 다 듣다 보니까 더 열심히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연습 현장에 찾아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북한 음식을 맛보게 한 탈북민이 있는데요. ‘새조위’ 통일연극에 꾸준히 참여한 탈북민 강화옥 씨입니다.
[녹취: 강화옥 씨] “내용의 흐름이 사실과 근접되는 내용들이 되어야 하고 그렇잖아요. 감동적이면서도 웃음도 있고 그런 것들로 되어 있어야 하니까 혹시 그 내용에서 우리 탈북자들이 내용하고 전혀 다르다면 그런 것은 지적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다음에 중요한 거는 함경도 사투리나 이런 억양 문제 그다음에는 억양뿐 아니라 대사 있잖아요. 대사를 어떻게 하겠는지 이런 것 때문에 그랬거든요.”
강화옥 씨는 배우들이 북한 관련 연극을 여러 번 하다 보니까, 탈북자들이나 북한 상황을 잘 묘사한다며 감탄했습니다.
[녹취: 강화옥 씨] “이번에도 딱 보고, 연기는 이만하면 백대 백이고 잘 엮어만 가면 너무 좋겠다. 저도 딱 보는 순간에 이번 작품 너무 좋네. 특히 이번에는 학생들 위주로 하는 거잖아요. 정말로 이번에 북한에서의 탈출하는 장면이랑 이런 것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학생들한테도 이해하기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으로 강화옥 씨는 자라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안보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강화옥 씨] “저 지금 올해 58년생이니까 65세거든요. 지금 한 40대부터는 엄마들의 안보관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한테 안보관을 키우는 게, 나라의 안보와 국방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확실하게 평화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과연 이 짧은 걸 듣고 우리 학생들이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면 어떻게 한 번 돼서 안 되면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면 다시 생각하고 그걸 생각할 수 있는 다듬을 수 있는 이러한 것들이 됐으면 좋겠고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