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위해, 행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한 교육원이 있습니다. 탈북민이 직접 운영하고 탈북민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미래한반도여성협회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탈북민 김지혜 부원장의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이보다 더 큰 꿈은 별로 제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소박하게 그냥 이 북한이탈주민 후배들을 위해서 이분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해서 돕는 것 왜냐하면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서울 양천구에 있는 희망누리평생교육원. 이곳 사무실에서 탈북민 김지혜 부원장을 만났습니다.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은 미래한반도여성협회의 부설 기관인데요. 미래한반도여성협회는 2013년 11월에 설립됐고요. 협회 설립을 한 뒤 바로 3개월 뒤인 2014년 2월에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김지혜 부원장은 2000년도 초 한국에 정착해 협회 설립부터 단체 활동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데요. 김 부원장의 얘기 들어봅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만 9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는데 북한에서 오신 북한이탈주민의 직업 안정을 위해서, 정착을 위해서 직업 훈련 교육을 진행하고 끝난 다음에 취업과 연결해 드리는 일을 하는 기관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의 어려운 점이 사회 정착이잖아요. 그런데 그 사회 정착이라는 것이 경제생활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취업이 잘 안되고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없으면 사회 정착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서 처음에는 봉사활동으로 교육을 하나하나 시켜드리면서 자격증 취득률을 높이고 그것이 점차 확산하고 소문나면서 지금까지 9년 동안 진행해 오고 있는데...."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은 탈북민을 대상으로 교육할 뿐 아니라 가르치는 선생님 또한 모두 탈북민인데요. 김지혜 부원장은 이점이 이 기관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교육원 원장님부터 시작해서 선생님이 다 북한이탈주민이고요. 일반인 직업학교에 가서 배우는 것보다 북한 이탈주민 전문기관에서 교육받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알아듣기가 쉽고 자격증 취득률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점수를 보면 100점 만점에 100점 만점, ITQ 과정 같은 경우에는 500점 만점이 한 기수마다 매번 500점짜리가 계속 나오게 되는 그런 우수한 성적을 취득하게 되고 전산회계 같은 경우에도 100점 만점이 나오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100점짜리 점수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이번에도 지난달에 합격률을 봤더니 전국에 100점 만점이 9명이에요. 전국에 수천 명이 시험을 보거든요. 그런데 그중에 3명이 저희 희망누리평생교육원에서 배출됐다는 것, 굉장히 큰 성과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희망누리평생교육원에서는 '전산세무회계 실무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업을 원하는 탈북민 19세~ 50세 미만의 수강생이 교육받고 있는데요.
[녹취: 김지혜 부원장] “그분들은 다양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오신 분도 계시고 하나원에서 금방 나와서 직업 훈련 교육받고 취업 준비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 대학을 졸업한 분들도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취업이 어렵잖아요.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무조건 다 취업이 잘 되는 건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실무에 들어가서 써먹을 수 있는 자격증 과정을 공부해야 취업이 쉬워요. 그래서 취업을 준비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니면 다른 분들은 취업했다가 '아, 이게 꼭 필요하구나! 이걸 모르면 안 되겠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바로 또다시 재취업을 위해서 도전하고 있는 분들이에요."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취업을 위해 찾아온 분들인 만큼, 김지혜 부원장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일단 이 교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격증 취득하는 데 올인하죠. 왜냐면 취업할 때 자격증은 굉장히 높은 점수를 받거든요. 저희가 잘한다는 것과 할 줄 압니다라는 것과 다른 것이 여기 일반인 분들은 내가 다룰 줄 안다고 하면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다뤘기 때문에 '아, 이 사람이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인지해요. 그런데 북한이탈주민들이 '내가 할 줄 압니다.'라고 하면 이 사람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과목이고 여기에 와서 배웠다면 어느 정도 배워서 이 사람이 정말로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자격증이 '내가 이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로 중점을 두는 것은 그 사람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을 거쳐 간 탈북민은 몇 명이나 될까요?
[녹취: 김지혜 부원장] “9년이 됐으니까 한 1천 명은 넘었죠. 1천 명이 넘었고 우리 원장님 같은 경우에는 17년 강의를 하셨거든요. 직업훈련 교육기관에서부터 시작해서 한국정보화진흥원 여기서 전문 강사로 활동하면서 17년이 됐는데 제가 알기로는 한 5~6천 명 정도 배출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자격증 취득률을 본다면 1만 개는 훨씬 넘죠. 근데 한 사람이 보통 자격증을 다섯 개까지 취득하거든요. 그래야 사회 나가서 원활하게 컴퓨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컴퓨터, 그래픽 다 합쳐서 토탈해서 본다면 평균 3개씩 본다고 해도 1만5천 개의 자격증이 나온 거죠."
하지만 9년 동안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기관을 운영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요. 김지혜 부원장은 사명감이라는 원동력으로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그냥 놀라운 것은 일반인 학교에 갔다가 따라가지 못해서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공부를 따라갈 수 없었던 분들이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을 찾아서 동료 선생님한테 배우고 나면 굉장히 습득이 빠르고 자격증 취득이 빵빵하게 나온다는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처음에는 그냥 사명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와서 사회에 정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건지 알기 때문에 먼저 온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지름길로 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고 이분들이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명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이 힘들었죠. 어깨가 굉장히 무겁고 처음에는 많은 분이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겠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쪽도 많잖아요. 초창기에는, 그런데 진짜 자비를 다 털어서 운영을 해왔죠."
그러면서 김지혜 부원장은 교육생이 자신이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도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사회에 나가서 성공적인 정착 생활을 할 때, 그리고 매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되면 더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많은 학생들께서 '원장님, 부원장님 축하드립니다.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을 찾아서 내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덕분에 제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문자가 어마어마하게 오고 때로는 한 10년, 15년 전에 졸업시킨 분들이 케이크랑 이런 거 막 보내줘요. 손 편지 써서 보내는 분도 계시고 케이크 가져다주는 분도 계시고 막 보내셔요. 그러면 그날은 우리 학생들하고 같이 막 나눠서 '이거는 몇 기 졸업한 무슨 어떤 학생이 보내왔다 이분은 지금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고 현재 과장, 이분은 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걸 이야기하면 학생분들이 우리는 언제면 저렇게 될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요. 그것 때문에 굉장히 뿌듯하죠."
앞으로도 더 많은 탈북민에게 다양한 기회의 장, 교육의 장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탈북민 김지혜 씨. 끝으로 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이 희망누리평생교육원을 통해 본인만의 가치를 찾을 수 있길 바랐습니다.
[녹취: 김지혜 부원장] “제 바람은 다 이렇게 올바른 길로 정직하고 성실한 돈을 벌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그런 측면에서 더 많은 분이 사회에 뒤떨어진 사람 그리고 사회에 누가 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고 성실하게 내 피, 땀으로 돈 벌어서 경제력을 창출하는 그런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들어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살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혼자 자기 안에 자기를 가두지 말고 본인만의 가치가 있잖아요. 존재 가치 그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