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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보기] 탈북 청소년, 탈북 가정 자녀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두리하나'


[탈북민의 세상보기] 탈북 청소년, 탈북 가정 자녀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두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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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란 탈북 청소년들이 제도와 환경이 완전히 다른 한국에 정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청소년들이 제대로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대안 가정이 돼주는 곳이 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사단법인 두리하나’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란 탈북 청소년들이 제도와 환경이 완전히 다른 한국에 정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청소년들이 제대로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대안 가정이 돼주는 곳이 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사단법인 두리하나’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사단법인 두리하나. 이곳 식당에서 두리하나 학생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연주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 마침, 서울국제학교 학생들이 탈북청소년, 탈북 2세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친 건데요. 다 함께 연주를 듣고 저녁 식사를 즐기며 그동안 못 나눴던 얘기를 나눕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사단법인 두리하나는 1999년 10월 2일 설립된 선교단체, 탈북 지원단체입니다. 통일한국을 꿈꾸며 탈북민을 구출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해온 단체이기도 하고요. 2009년에는 탈북청소년, 탈북 2세를 위한 대안학교인 ‘두리하나 국제학교’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탈북청소년 대안 가정인 ‘그룹홈’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모두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두리하나’에는 어떤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을까요? 천기원 교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천기원 교장] “탈북 청소년들, 북한에서도 태어났고 중국에서도 태어난 아이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있고 모스크바, 러시아에서 태어난 아이도 있고 다양하게 출생 신분이 다른데 한가지 공통점은 어머님이나 아버지가 북한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탈북(2세) 청소년들이라고 그러죠. 그 학생들이 여기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그다음 대학에 올라가서 공부하는 그리고 대학 올라가서 취업까지 할 수 있도록 모든 걸 지원해주는 학교입니다. 우리는 여기 연령 제한도 없고 출생 제한도 없고 국가도 제한 없고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제한 없습니다. 가고 싶은 사람 자유롭게 가고 올 수 있는 그런 학교입니다.”

그리고 천기원 교장은 ‘두리하나’의 많은 활동 가운데 현재는 학생들의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천기원 교장] “그동안 탈북민 구출하는 데도 물론 많은 시간을 소비했지만, 이들이 여기서 안정적인 정착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한국은 자본주의지만 북한은 사회주의잖아요. 살아왔던 방식이 전혀 다르죠. 이미 문화화가 되어버려서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중심으로 해서 가르치는 게 훨씬 빠르겠다. 미래에 통일 한국을 위해서,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까 재밌고,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 공부나 이런 모든 것들이 일반 학교에 있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다 보니까 제가 중점으로 하는 건 공부를 잘하라고 절대로 안 했는데, 일등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대부분 일등을 하고 또 감동을 주는 그런 삶을 살아가다 보니까 기쁘고 감사하고 잘 따라오니까 고맙죠.”

그리고 학생들의 출신 배경과 교육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교육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합니다.

[녹취: 천기원 교장] “제일 중요한 건 어린아이들은 금방 따라가니까 초등학교는 우리가 6년 공교육을 정규적으로 하는 학교예요. 가까운 학교에서 초등학교 입학식만 하고 여기 와서 전 과정을 공부하고 6년 동안 하고 졸업식을 거기서 합니다. 위탁 대안학교라고 해서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공교육이에요. 그런데 중고등학교는 이미 대학을 졸업해서 직장을 다녀야 할 학생들이 아직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되는 아이들도 있고 6년을 할 수 없어서 시간을 단축하는 검정 고시반을 만들어서 대학에 올라갈 수 있도록 일대일 교육을 하는 거죠. 올해도 8명이 대학교 올라갔고 어떻게 보면 한 사람 한 사람 특성화한 일대일 교육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좋은 효과가 나서 너무 감사하죠.”

천기원 교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의 목표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학생들 본인의 정체성을 알도록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걸 깨닫게 해주고 그다음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하여주는 건데요. 그래서일까요? ‘두리하나’에서 지내는 학생들 모두 자존감이 높아 보였고요. 자신의 목표도 뚜렷했습니다. 탈북청소년 서현미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서현미 학생] “여기는 너무 좋은 곳이에요. 친구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해주고 공부도 되게 빨리 배울 수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제가 공부를 거의 안 했는데 여기 와서 거의 다 알 수 있게 됐어요. 요새는 미술, 제가 좀 많이 좋아해서 미술학원 다니면서 하고 있어요. 제가 뭔가 고민 있을 때 고민을 잘 들어주고 옆에서 슬플 때 위로도 돼주고 그래서 힘이 됐던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도 위로받고 선생님들한테도 위로받고 위로받는다는 게 좋았어요.”

현재 ‘두리하나’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탈북청소년, 탈북 2세는 60명 정도입니다. 같이 먹고, 자고, 함께 공부하고요. 이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10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16살, 정혜은 학생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정혜은 학생] “저도 부모님 친구분께서 추천해주셔서 잠깐 살기로 했던 건데 제가 너무 좋아서 더 있고 싶어서 계속 쭉 있던 것 같아요. 그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여서 그냥 부모님하고 떨어지는 건 슬프겠지만 매일 전화하고 영상 통화 할 수 있어서 괜찮았고 그냥 학교에서는 되게 가족같이, 전 사람 많은 걸 좋아해서 사람 많은 게 좋아서 그걸 선택했던 것 같아요. 고마운 점은 외로움을 안 느끼게 해주는 거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부모님은 일 가시고 늦게 들어오시거나 그러니까 집에 혼자 있어야 할 경우가 있잖아요. 아무리 친구를 사귀어도 친구가 제 가족은 아니니까 여기 있으면 눈떠도 친구가 보이고 자도 친구가 옆에 있는 걸 느끼니까 너무 오래 보면 그럴 수 있는데 저는 항상 새로운 마음인 것 같고 저도 반복되는 일상이긴 하지만 반복돼도 매일 새로운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정혜은 학생의 꿈은 프로듀서가 되는 건데요. 지금까지 자신이 받은 만큼 앞으로는 자기 재능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고요. 이렇게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음악 교사 김나래 씨는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녹취: 김나래 음악 교사] “10년을 봤을 때 아이들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처음에 10년 전만 해도 탈북 청소년들이 더 많았고 지금은 중도 입국 청소년들이 더 많거든요. 근데 점점 학생들의 수준이라고 해야 하나, 사고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인성적으로도 그렇고 아이들이 조금 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대학에 가더라도 내가 돈이 목적이 아닌, 통일문제도 저희 아이들이야말로 깊이 생각해야 하는 문제잖아요. 그런 부분까지 아이들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게 사고가 넓게 그렇게 성장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탈북민 조예진 교사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조예진 교사는 ‘두리하나’는 자신에게 친정 같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예진 교사] “제가 북한에서 중국에 돈 벌러 넘어왔는데 거기에서 돈도 못 벌고 거의 갇혀있었어요. 근데 그때 한국에 가고 싶다고 그랬더니 어떤 분이 목사님을 소개해주셔서 목사님과 인연이 닿았는데 제가 탈북자라고 했더니 바로 그다음 날 선교사님을 보내주셔서 중국에서 1년 반 만에 탈출해서 나왔던 것 같아요.”

조예진 교사는 아이들의 작은 감사 표현에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이모.’ 이렇게 부르거든요. 이모, 선생님 여러 가지 부르는데 그때 감사해요. 이모 맛있게 잘 먹었어요. 이럴 때 ‘진짜 좋았나?’ 그러면서 뿌듯하고 좋아요. 와서 친한 척하고 장난치고 그러거든요. 그럴 때 예쁘고 사랑스럽고 '아, 다른 데 가서는 일 못하겠다.' 이런 생각 들어요.”

또한 9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는 조원혁 학생은 학생 한명 한명을 보살펴주시고 이끌어 가주는 선생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녹취: 조원혁 학생] “‘두리하나’는 두 개의 막대기를 서로 연합해 하나가 된다는 성경 구절이거든요. 남과 북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랑 똑같아요. 사실 여기 있다 보면 선생님들이 또 바뀌고 바뀌어요. 그런데 그런 분도 좋고 계속 남아서 저희를 돌봐주시는 분들, 또한 목사님 사모님 등등 많아요. 그런데 그 감사함을 다 표현할 순 없고요. 은혜. 이분들 없이는 ‘두리하나’가 잘 돌아가진 않을 것 같긴 해요. 어른들이 먼저 앞장서야 아이들이 따라가는 거니까 모든 분에게 참 감사해요. ”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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