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많은 탈북민은 창업을 하고 자기 사업을 하면서 제2의 삶을 펼쳐나가고 있는데요. 많은 탈북민이 창업하는 과정 중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판로의 어려움, 홍보의 어려움을 꼽습니다. 그런 가운데 탈북민의 생산품 판로를 넓히기 위해 열린 특별한 전시회가 있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특별전시회’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판매 현장음 ]
서울시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원회관. 이곳 1층 로비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생산품을 전시하는 특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열렸고요. 저는 행사가 열린 첫날 전시회장을 찾았습니다. 현장에는 20여 개의 부스가 마련돼 있었고요. 행사에 참여한 탈북민들이 관람객에게 자기 상품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자세한 행사 소개, 남북하나재단 자립지원부 안국현 담당자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안국현 담당자] “이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이 창업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기업을 매년 20여 개 업체 내외로 선정해 그들이 생산한 제품을 선보이는 행사로써 생산적 기여자로서의 탈북민 인식을 개선하고 그들이 생산한 생산품의 판로를 지원하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전시회가 4회차 맞이한 점을 고려해서 더 다양한 탈북민 업체를 발굴하고 전시회 참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한 점에 따라 새로 참여하거나 기존에 적게 참여했던 기업들 위주로 중점을 두고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전시회는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사업을 하는 탈북민들에게는 자기 회사를 소개하거나 상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텐데요. 안국현 담당자는 올해 4회째를 맞이한 만큼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안국현 담당자] “새로운 기업이 참여하다 보니까 그 품목이 작년에 비해서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올해에는 작년과는 다르게 수제 청이나 꿀이나 떡과 같은 식품으로 참여하는 기업, 면 마스크나 각종 과일, 농수산물이 다양하게 이번 행사에서는 발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안국현 담당자는 이 전시회에서만 볼 수 있는, 탈북민 생산품의 특징도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국현 담당자] “탈북민 생산품의 특징은 탈북민분들께서 한국 사회에 뒤늦게 들어와 정착하셨지만, 이들의 생산품 품질이 다른 여타업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점입니다. 북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를 들어 인절미믹스를 개발한 업체와 같이 특색있는 아이템을 가진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그들만의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석으로 인절미를 만들어서 먹는 건데 분말 형태의 인절미 재료들을 물만 첨가해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형태인데 북한에 그런 형태의 떡이 있었다고 북한이탈주민분들께서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남한사회에서는 이런 아이템이 없어서 본인들이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인절미 떡이라고 즉석에서 만들었는데 지금 잘되고 있다고 하십니다.”
인절미 믹스(혼합)는 현재 '제이티미그린'이라는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방금 들으셨듯이 찬물로 2분만 반죽을 해도 부드럽고 쫄깃한 인절미가 만들어지는 건데요. 북한 음식으로 잘 알려진 속도전 떡이 생각나는 제품입니다. 독특한 특징이 있어 그런지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었는데요. 제품 소개, 임성택 이사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임성택 이사] “우리 회사는 강원도 화천에 있고요. 현재 저희는 쌀하고 현미하고 옥수수 지금 하고 있는데 모든 곡물 다 되거든요. 그래서 물만 넣고 반죽해서 그 자리에서 그냥 믹스(혼합)라고 했잖아요. 즉석에서 먹는 제품이에요. 여기 이제 다 되어있는데 한번 제가 보여드려 볼까요? 여기 이렇게 보면 쌀가루가 있어요. 쌀가루 100% 하고 콩가루, 인절미를 버무려 먹듯이, 그래서 이게 용기예요. 말하자면 등산, 캠핑 하러 갔을 때 쉽게 우리가 떡을 물만 넣고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용기에 물에 넣고 기름 넣고 쌀가루 넣어서 조물조물해서 먹는 제품이에요. 그래서 손쉽게 어린이들 학습 체험으로도 나가고 저희 제품이 지금 일본에,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요.”
제이티미그린이 설립된 지는 이제 6년 차가 됐고요. 남북한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취: 임성택 이사] “개발하신 분이 탈북민이에요. 쌀가루를 그냥 예전에 보니까 당시 옥수숫가루를 가지고 다니다가 그 자리에서 물만 부어서 먹었던 그게 있었는데 좀 더 개발해서... 유통기한이 2년이에요. 좀 더 과학적으로 특허를 받아서 그 당시는 거칠었잖아요. 아주 곱게 미세하게 개발한 거죠. 그래서 누구든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으로 만든 거죠. 대표님은 한국분이고 탈북민은 전무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개발하신 거죠. 그래서 저희 제품을, 탈북하신 분들도 벌크로 가루만 주문받아서, 먹던 생각이 난다고 그래서 먹고 싶다고 해서 저희 제품을 구매해 가요. 고향 생각이 나고 하니까… 그래서 어쨌든 흔한 쌀이지만 다양하게 접해서 먹을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주는 거죠.”
그리고 또 다른 부스에서는 수산물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탈북민들이 있었는데요. 이분들은 울산 북구 정자동에서 함께 올라왔다고 하고요. 많은 관람객에게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수산물을 직접 손질해 가져왔다고 합니다. 탈북민 석주은 씨입니다.
[녹취: 석주은 씨] “저희는 여기 울산에서 거주하면서 울산 북구 정자 바다에 있는 대성호, 제원호, 대한호 직접 이제 신랑들이, 남편들이 선주이면서 선장이고… 고기 바다에 나가서 고기 잡아 오면 잘 손질해서 아내들은 반 건조해서 전국으로 택배에 나가는 거죠. 울산에서 온 3팀 부스예요.”
그러니까 울산에서 3팀이 함께 참여한 건데요. 그래서 그런지 어종과 제품도 다양했고요. 아무래도 생산자가 직접 상품을 팔아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녹취: 석주은 씨] “바다는 다 똑같은데 주 어종이 가자미예요. 참가자미, 대구, 바닷장어, 오징어, 자연산 돌미역도 있고 이것을 전부 반건조해서 포장해서 가져온 건데요. 가자미 같은 경우에는 저렇게 조리해서 가자미식혜도 만들 수 있고 주 어종이 가자미이다 보니까 가자미는 손질에 따라서 가자미구이도 될 수 있고 조림도 할 수 있고 가자미 미역국도 가능하니까 다양하게 할 수 있죠. 평소에 이게 다 하는 생산품이다 보니까 물론 고객들에게 나가는 거는 다 정성을 들여서 하는데 서울에까지 전시회 참여한다고 하니까 좀 더 정성을 기울였다고 보면 되겠죠.”
그리고 한국에는 자신과 같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상품을 판매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분들이 더 많이 모일 수 있는 행사가 크게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고요. 새해를 맞이하며 2023년 '검은 토끼의 해'에는 많은 상인이 함께 웃을 수 있길 바랐습니다.
[녹취: 석주은 씨]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두 번째로 와봤는데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좀 더 이게 활성화돼서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 업종이 다양하게 전시회 참석해서 홍보를 통해서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탈북민의 한사람으로서 이제는 여기 입국한 지 저는 20년 되거든요. 그래서 빨리 적응을 잘해서 좀 더 의미 있게 또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죠. 지역사회에서,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정착을 잘하는 것으로 보답해서 좀 더 성공한 모습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그런 탈북민이 되길 바라면서 새해, 토끼해 정말 번창하는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도해 봅니다.”
현장에는 참여 탈북민을 돕기 위해 또 응원하기 위해 함께 온 탈북민도 있었고
요. 또 열린 곳이 국회이다 보니 다른 행사 참여를 위해 왔다가 우연히 들리는
한국 시민도 있었습니다. 그 소감 끝으로 들어봅니다.
[녹취: 송기숙 씨] "보니까 시간이 남아서 돌게 됐어요. 건조 가자미 구워먹으려고... 하여튼 여기 와서 살고 계시니까 그런 기법들이 잘 전수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특이한 게 있나, 과자를 만들었는데 뭐가 좀 다른지 이런 걸 읽어보는 중이에요. 반드시 이분들이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사라지지 않게 그걸 원하고 있어요."
[녹취: 탈북민] "부스에 차려진 여러 가지 북한이탈주민들의 창업 활동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생산품들 전부 다 둘러봤고요. 북한이탈주민들도 한국에 와서 좋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 걸 많은 국민들이 관심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그 꿀 같은 거 생산한 걸 보면 한국분들을 상대해서 판매해도 밀리지 않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구나 그런 긍지도 가지고요. 참 뿌듯해요. 앞으로 좀 더 큰 행사 같은데 이런데 저희를 초청해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