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출신 청년들이 다 함께 모여 남북보건에 대해 소통하고 경연하는 대회가 열렸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제5회 청년학생 토크경연 대회’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경연대회 현장음]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한 건물 15층. 지난달 28일 이곳에서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 마련한 '청년학생 토크경연' 대회가 열렸습니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은 남북의 건강한 통일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단체로 한국의 보건 의료인들과 탈북 의료인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요. 한반도 건강 공동체에 대한 문제를 남북출신의 청년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이와 같은 경연대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았는데 행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김신권 상임이사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김신권 상임이사] “사실 예전에 통일 얘기를 많이 했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통일해야 하나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게 있죠. 그런데도 저희가 남북 간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생명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 결국 생명의 끈을 연결하는 건 정서와 상관없이 우리가 해야 하는 거다, 보건의료가 바로 생명의 끈을 연결하는 거죠. 특히 청년 세대들이 인식하고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토크 경연 대회입니다. 탈북 학생들이 같이 참여하는 팀이 있거든요. 젊은 친구들이 같이 소통하고 한 팀을 이뤄서 한반도 건강 공동체를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굉장히 좋은 경연 대회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번 경연 참가자들은 이미 1차 예비 심사를 거쳤습니다. 재단 측은 청년들이 준비한 경연 영상으로 본선에 올라갈 8팀을 뽑았고요. 제가 찾아간 날에는 2차 본선으로 5명의 심사위원이 본선에 진출한 영상을 봤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모두 본 후 참가자들 간의 질의응답을 통해 마지막 심사를 했는데요. 그렇다면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은 어떤 걸까요?
[녹취: 김신권 상임이사] “심사기준은 일단 얼마나 가치 있을지 가치성에 대한 것을 평가하고요. 가치와 의미가 있어도 현실성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얼마나 현실에 적용 가능한지 저희가 판단하고요. 그다음에 고리타분한 게 아니고 얼마나 이 상황에서 실제로 '아, 이건 정말 참신하다' 하는 창의성이 있는지 그다음에 발표이기 때문에 얼마나 발표 역량이 있고 잘 준비했는지 그리고 팀으로 이뤄졌다면 그 팀 내에서 얼마나 잘 협력했는지 이런 것들을 다 고루 평가합니다.”
그리고 김신권 상임이사는 행사 5회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참여 학생들의 변화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경연대회의 수상작들이 점점 쌓이다 보니 내용도 더욱 새로워지고 학생들의 발표 실력도 발전해간다는 건데요. 이번 경연대회에 참가한 한 탈북민 이수경(가명) 학생은 ‘문화차이 인식을 통한 통일 - 여성질환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준비했습니다.
[녹취: 이수경(가명) 학생] “북한 여성들의 문제점을 파악했어요. 뭐가 문제인가 봤더니 실제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과 자체가 간호학과이다 보니까 질병에 예민하게 반응할 줄도 알고 빨리빨리 검사받으려고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여성질환이라든가 이거는 북한이탈주민뿐만 아니라 여기 남한에 사시는 분들도 잘 가고 싶지 않잖아요. (북한에) 산부인과가 없어요. 그리고 저희 이번에 10명 이상의 (탈북민) 사람들을 인터뷰도 하고 조사했는데 대부분 거부하고 거길 왜 가냐고 죽지 않으면 안 가지, 이런 게 많거든요. 또 조사에 따르면 질염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수경 학생은 작년 경연대회의 2등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간호학과 4학년으로 재학 중인데요. 남북보건에 관한 관심이 많기도 하고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의 교수들과 함께 학습 멘토링을 받아왔다고 해요. 그래서 올해도 토크경연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남한 출신의 친구와 함께 참가했습니다.
[녹취: 이수경(가명) 학생] “이게 어떻게 보면 앞으로 우리가 통일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북한 사람들의 어떤 문화적인 거로 접근해서 북한 사람들이 왜 안가는지, 산부인과… 물론 그 교육도 필요하고 성교육도 없고 문화적인, 가부장적인 보수적인 것도 있고 여러 가지로 접근해서 저는 이 분야의 주제로 해서 문화 통일, 사회문화적으로 어떻게 통합할 건지, 우리가 준비를 어떻게 해서 나중에 이게 표본이잖아요. 북한이탈주민이 여기 넘어와서 조사하면 '아, 북한 사람들의 지금 실체, 이런 문화적인 배경이 있구나'라는 걸 파악할 수 있고 그래서 먼저 오신 분들을 조사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다 보니까 저는 여성질환, 질염을 주제로 해서 이번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또한 이수경 학생은 자신이 지금까지 학습 멘토링을 받아온 것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수경(가명) 학생] “우리는 조금은 다르잖아요. 혜택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은 항상 그렇게 갖고 있어서 좀 더 제가 사회적인 리더십을 갖고 어떻게 좀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데도 충분히 참여하고 자기 양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저는 적극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되게 기대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른 참가자 탈북민 김지연(가명) 학생은 전에 참여했던 친구들의 추천으로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일이 되면 어떤 것부터 우리가 준비해야 할까를 고민했다고 하고요. 김지연 학생은 '건강한 포스트 코로나의 한반도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녹취: 김지연(가명) 학생] “북한 아사 사건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아사로 인해서 어린 친구들이 더 피해를 많이 본대요. 그래서 WHO에 따르면 아사를 겪는 아이들이 폐결핵이나 결핵 환자로 다시 변환된대요. 그래서 치사율이 더 심하고 더군다나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음식도 제대로 공급이 안 되고 치료도 안 되고 하니까 제일 근본적인 음식이 공급되어야 건강하게 애들이 자라고 더 나아가서 이제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더 건강한 통일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준비해왔습니다.”
김지연 학생은 경영학과 2학년인데요. 이번 토크 경연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기사와 뉴스 자료를 접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고 했고요. 또한 남한 출신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대회이다 보니까 더욱 이러한 소통의 장이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지연(가명) 학생] “아랫동네 친구들도 이런데 통일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도 되게 놀라웠고, 저희가 뉴스로 접할 때는 수치로 보여주잖아요. 요즘 친구들은 통일을 반대한다. 이런 수치만 보여줬기 때문에 이렇게 실제로 만나서 통일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 신기했고 가능성이 있구나라는 생각했고 저희도 또한 아랫동네 친구들로부터 많이 배웠던 거 같아요.”
대회 현장에서는 직접 발표가 아닌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선보여졌습니다. 참여 학생들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영상을 보는 모습이었고요. 함께 온 친구들의 응원도 이어졌습니다. 탈북민 김소연 씨의 얘기 들어봅니다.
[녹취: 김소연 씨] “저희 '상상 더하기'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는 이제 남과 북, 윗동네 식구들과 아랫동네 식구들이 함께 청년들이 모여서 하나가 되는 통일을 꿈꾸는 프로그램이에요. 거기서 이제 참가하는 저희 팀에 있는 동생들이 한 3명이 있어요. 좀 많이 긴장할까 봐 떨지 말라고 응원해주러 왔습니다.”
김소연 씨는 오랜 시간 토크경연 대회를 준비해 온 동생들이 대견하다고 말했고요. 직접 현장에 와서 보니 남북출신의 청년들이 함께하는 대회인 만큼 더욱 의미 있는 행사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소연 씨] “그냥 뭔가 북한에 대해서 오늘 이렇게 건강한 북한, 건강한 통일 이런 주제로 많이 가지고 나왔는데 마음이 짠해요. 저도 이제 북한이 고향이고 하니까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죠. 이런 거 가지고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자체가 되게 놀라웠어요.”
제5회 청년학생토크 경연대회의 대상은 탈북민 이수경(가명) 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아까 소개해드렸던 '문화차이 인식을 통한 통일'을 주제로 한 팀이었는데요. 수상한 팀에게는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김신권 상임이사는 앞으로도 단체 활동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한국 시민 또 리더들과 함께 나눔 문화사업을 펼쳐 가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신권 상임이사] “남북한을 살아가는 주민 생명의 무게가 다를까요? 생명의 무게는 다르지 않거든요. 적어도 생명과 관련된 협력, 이거는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이번 코비드 사태를 통해서 우리가 실감하고 절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마스크 쓰는 거 백신 쓰는 것도 다 마찬가지죠. 특히 젊은 친구들이 이 어려운 상황에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게 또 정부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고 현실화하는 이렇게 된다면 그게 기적이 아니겠어요? 그런 기적을 꿈꿔봅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