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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 보기] '2022년 의사소통 교육'


[탈북민의 세상 보기] '2022년 의사소통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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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을 대상으로 정확한 발음과 호흡법, 발성법 등을 알려주는 ‘2022년 의사소통 교육’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많은 탈북민이 한국에서 정착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언어의 차이라고 합니다. 같은 한국말을 쓰지만, 발음이나 억양, 사용하는 단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을 대상으로 정확한 발음과 호흡법, 발성법 등을 알려주는 ‘2022년 의사소통 교육’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강의 현장음]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남북통합문화센터의 한 강의실에서 의사소통 교육이 열리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탈북민을 위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건데요. 한국에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북한에도 사투리가 있죠. 그래서 이곳을 찾은 탈북민들은 자신의 북한 사투리를 교정하기 위해, 또 한국어 표준어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모습이었습니다. 먼저 이 수업을 진행하게 된 취지, 남북하나재단 이가현 담당자에게 들어보시죠.

[녹취: 이가현 담당자] “저희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또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재단에서 실시하는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 중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이유 1위가 의사소통의 차이입니다. 같은 한글을 사용하니까 소통에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으나 예를 들어 제주도의 사투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듯이 각 지역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의미에 차이가 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적응과 정착에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맞춤형 의사소통 교육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을 위한 의사소통 교육사업을 2016년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주말에 열리는 대면 교육에는 10명이 참여하고 있고요. 또 평일과 주말, 비대면 교육을 듣는 수강생들을 포함해 총 34명의 탈북민이 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요. 처음 수강생을 모집했을 때 많은 탈북민이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녹취: 이가현 담당자] “이번 의사소통 교육에서는 모집인원의 120% 이상이 신청해서 교육에 대한 높은 수요와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교육 결과를 보아도 교육생의 95% 이상이 교육을 모두 수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여 적극성과 집중도를 보자면 저는 1부터 10이 있다면 정말 12 이상이라고 생각이 들고 각 지역에서 혼자 신청해서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낯설고 어려우실 텐데도 언어 습관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쑥스러움이나 창피함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발음을 드러내고 그 부분에서 교정해야 할 부분이 어떤 건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개선하는 모습이, 참여자들이 정말 높은 적극성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탈북 수강생은 가정주부부터 대학생, 취업 준비생 그리고 취업자와 같이 다양하고요. 서울과 경기, 인천, 충남, 경북 그리고 해외 유럽에서도 비대면 수업을 통해 함께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대면 교육을 듣고 있는 10명의 탈북민 그리고 강사 김세은 씨가 발음 교육을 하고 있었는데요. 김세은 강사가 이 강의를 한 지도 벌써 4년째라고 합니다.

[녹취: 김세은 강사] “몇 년 전에 한 행사를, 크리스마스 통일 트리라는 행사를 진행한 적 있어요. 크리스마스 때 통일을 염원하는 축제를 연 적이 있는데요. 그때 제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쪽으로 관심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생각도 하게 되고 관심도 두고 있었는데 때마침 강의 의뢰를 받게 돼서 참여하게 됐고, 햇수로 4년째 이 강의를 하고 있더라고요.”

교육은 평일반과 토요반으로 나뉘고요. 6회차와 3회차에 걸쳐 모두 18시간 동안 교육을 듣게 됩니다. 사실 교육 시간과 수업 내용이 기존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수강생들의 요청에 따라 바뀌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세은 강사] “4년 전에 처음 맡았을 때는 남북언어의 차이, 문화의 차이, 한국에서 지켜야 하는 매너에 대해서 강의했었는데 그분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아나운서님 저희 이런 거 말고 제 말투 좀 바꿔주세요. 제 사투리 좀 바꿔주세요. 발음 좀 바꿔 주세요, 라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전반적으로는 발음이나 복식호흡을 해서 목소리 톤을 바꾼다거나 아니면 사투리를 교정하는 수업을 풀로 강의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하시는 말씀이 강의 시간이 너무 짧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세요. 처음 시작했을 때 만해도 5시간 수업했었고요. 그다음 해에는 12시간으로 증축이 됐고(늘었고) 지금은 심지어 18시간 강의하거든요. 그런데도 하시는 말씀이 ‘너무 짧아요’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세요.”

이렇게 교육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수강생들을 위해 김세은 강사는 실질적으로 어떤 것을 가르쳐야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연구했다고 합니다.

[녹취: 김세은 강사] “저도 사실 처음에는 이분들께 뭘 알려드려야 되는지 모르겠는거예요. ‘입 모양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한국 분들은 잘 따라 하세요. 그랬는데 이분들은 도저히 안 돼서 알고 봤더니 모음을 굉장히 혼용해서 많이 사용하세요. 어 발음을 오 발음으로 하신다거나 으 발음을 오 발음으로 하시는 거 그럴 때 입술이 살짝 앞으로 나와 있어요. 보통은 어에서 입술이 조금만 나오면 오처럼 들리고요. 으 발음하실 때 살짝 입술을 내밀면 우, 약간 오 같기도 하고 우 같기도 해요. 근데 많은 분이 이걸 캐치를 못 하세요. 본인은 정확하게 어 발음을 했다고 생각하시고 그래서 저희가 강의 중에 항상 하는 게 카메라를 찍어서 모니터링을 해요. 그러면서 본인이 이 발음을 할 때 얼마나 입술이 나오는지 실질적으로 한 번 눈으로 보고 확인하라고 하는데요.”

김세은 강사는 이번 수업에서도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면서 자신 또한 더 열심히 임하게 된다고 전했고요. 교육을 통해 얻어갔으면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김세은 강사] “제가 이분들을 가르쳐 드리고 몇 개월 후에 어떤 분이 재수강을 하셨어요. 근데 그분이 하셨던 말이 사실 너무 기억에 남는데 이분이 저를 보자마자 하셨던 말씀이 ‘아나운서님. 제가 말이 바뀌었더니 제 삶이 바뀌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말 때문에 차별을 겪는다거나 굉장히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뭐 말이라는 게 저희가 너무 편하게 하는 거고 이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참 삶이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이런 분들이 잘 배워가셔서 자신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탈북수강생 중 한국에 온 지 7년째라는 양은지(가명) 씨는 자신의 말하기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이 수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녹취: 양은지(가명) 씨] “뭔가 소통할 때 보면 상대방과 얘기하다 보면 자신감이 없어서 말끝을 흐리거나 약간 발음이 북한식 발음을 하다 보니까 자존감이 떨어지는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 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혼자서 연습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그게 저 혼자 잘못된 습관이 어떤 건지 잘 모르다 보니까 고쳐지지 않고 약간 더 뭉그러진다고 해야 하나 약간 섞이는 느낌인 거예요. 또 제가 지방에서 살다 보니까 사투리랑 섞이다 보니까 더 이상해지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그걸 들어보고 표준어를 좀 더 배워볼까 해서…”

양은지 씨는 교육을 통해 자신이 고쳐야 할 점을 알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말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은지(가명) 씨] “기억에 남는 순간이 제가 평소에 약간 어랑 오가 그냥 저는 잘 쓴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아나운서 그분이 그거를 얘기해주시면서 어 자와 오 자가, 그 중간을 쓰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얘기할 때마다 생각하면서 쓰다 보니까 그래도 좀 더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때 소통이 잘 되는 것 같고 개선된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또 다른 수강생 탈북민 조연희(가명) 씨는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며 앞으로 일상생활에서의 기대감을 나타냈고요. 다른 친구에게도 이 교육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녹취: 조연희(가명) 씨] “이전에는 제가 성씨를 말하면 알려주는 분이 있어요. 한국분들하고 교류하고 있어서 알려주는데, (제가) 따라 하면 ‘아, 맞아?’ 했는데 혼자서 말하면 아닌 거예요. 여기서 아나운서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그러니까 원리를 안 거죠. 입 모양을 어떻게 벌리고 소리를 어떻게 그러니까 입 모양이 많이 중요한 거예요. 저희는 어렸을 때부터 어인지 오인지 우인지 이게 구분이 안 되지만 비슷하게 말해서 저희가 이때까지 40년을 이렇게… 굳어진 언어죠. 한 번에 고치려니까 안되지만, 원리를 아니까 고치게 돼요. 제가 확실하게 ‘아, 이거는 이렇게 해야 하겠네’ 하는 게 머리에 박히는 게 있더라고요.”

이번 과정은 오는 10월 1일에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90% 이상 참석률을 보인 수강생들에 한해 1:1 맞춤형 심화 교육이 한 번 더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많은 수강생이 수업을 수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가현 담당자는 의사소통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이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가현 담당자] “변화된 자신의 말하기 습관을 지니고 일상생활에 나가서 그동안 경험해왔던 어려움을 다 극복하고 취업처에서나 또는 가족들과 대화하면서도 내가 북한이탈주민이어서 이런 말투와 언어를 사용하느냐는 스스로 의문을 품는 부분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게 저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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