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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보기] '탈북민 2세에 교육 기회를'– 경일대 장학금


[탈북민의 세상보기] '탈북민 2세에 교육 기회를'– 경일대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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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 2세를 위한 경일대학교 장학금 제도를 소개해 드립니다.

그동안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수는 3만3천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면서 탈북민 정착 문제와 함께 탈북 2세의 문제, 특히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 2세의 문제도 커지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 2세를 위한 경일대학 장학금 제도 소개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편집실 배정받는 현장음]

경상북도 경산시에 있는 경일대학교. K-방송예술학부에 다니고 있는 탈북 2세 주춘미 학생에게 편집실이 배정됐습니다.

경일대학교는 4년제 사립대학교로 K-방송예술학부는 올해 처음 생긴 학부인데요. 1기를 받을 때 탈북민 2세 학생 두 명을 함께 선발했습니다. 그 이유는 탈북 2세 학생들에게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고요. 더불어 경일대학교에서는 현재 탈북 2세를 위한 장학금 제도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체 학비의 50%를 지원해주는 건데요. 이 제도가 생길 수 있었던 건 그동안 탈북민 관련한 취재를 해오며 탈북 2세에 대한 문제점을 항상 언급해오던 이학준 교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먼저 K-방송예술학부 이학준 교수에게 장학금제도를 만들게 된 취지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이학준 교수] “저는 20년 동안 취재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탈북 2세인데요. 북한에서 태어나신 분이 탈출해서 남한으로 온 거는 자기 의지에 따라서 온 거잖아요. 그리고 이분들에 대한 국가의 혜택도 꽤 갖춰져 가고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특히 교육에 대해 그렇죠.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에 가면 어느 대학에 가도 갈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려있고 학비가 다 주어지거든요. 근데 탈북 2세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탈북 2세가 됐단 말이에요. 근데 이분들은 국적도 없는 경우가 많고 힘들게 한국에 와도 그 어떤 혜택도 없습니다. 남쪽에서 태어난 애들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는데 이기기 쉽지 않죠. 장학금 혜택도 없고, 저는 막연하게 가졌던 게 탈북 2세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학부를 중심으로 장학금이 생겨서...”

경일대학교는 탈북 2세들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할 방침인데요. 입학부터 졸업까지 이렇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곳은 경일대학교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럼 장학금을 받는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녹취: 이학준 교수] “탈북 2세 장학금은 어떤 거냐면 부모님 가운데 한 분만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탈북민이라는 증거만 나오면 입학부터 졸업할 때까지 전체 장학금 가운데 50%를 대줍니다. 50%를 대주는 이유는 한국에는 요즘에 젊은 세대를 위한 장학금이 많이 생겨서 탈북민 가정에서 태어난 환경이라면 국가에서 50% 정도 지원금이 나오거든요. 우리 학교에서 50%만 대준다면 졸업할 때까지 돈 들이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거예요.”

경일대학교에서도 처음 시도해보는 제도이기 때문에 시범으로 두 명을 선발했는데요. 그 가운데 한 명이 주춘미 학생입니다.

[녹취: 이학준 교수] “요즘에 특히 지방에 있는 학교는 다문화가정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다문화가정 출신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처음에 탈북 2세 장학금을 만들자고 했을 때 올해 초에 테스트로 해서 저희 과에 두 명을 받았거든요. 두 명 가운데 한 학생이 성적이 너무 좋았던 거예요. 그냥 성적만으로 해도 학교에서 성적 장학금을 받을 만큼, 전체 2등 성적이었거든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아,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한 것 같다...”

선생님들의 응원과 학교의 지원으로 주춘미 학생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주춘미 학생은 수업 시간이 끝난 뒤에도 도서관에서 온종일 공부할 만큼 시간을 허투루 쓰는 일이 없다고 하는데요. 이 모습을 보며 이학준 교수는 이 학생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은 모두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학준 교수] “이 친구가 1기인 거예요. 그래서 이제 뉴욕에 있는, 미국에 있는 어떤 대학교 교수님한테 얘기했더니 그런 환경에 있는 학생이라면 미국에 있는 대학에 자기가 연결해주고 싶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이 학생을 잘 공부를 시켜서 우리 학교의 나중에 교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있는 거예요. 학교는 전교생한테 희망을 주는 게 목표인데 좋은 성과를 내줘서 그 학생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이 성적이 잘 나올 거로 생각한 게 거의 매일 도서관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요즘 콘텐츠 만드는 일이 애들한테 되게 인기 있는 일이에요. 사실… 이 일이 너무 재밌는데 수업한 걸 잘 못 따라가니까 도서관에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문 닫을 때까지 있더라고요.”

주춘미 학생은 2015년 한국에 정착했는데요. 그 당시 15살의 나이로 미술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살려 진로를 찾다가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경일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주춘미 학생] “미술은 한국어 잘 못 했을 때 좋아하는 분야였고 크면서는 아무래도 요즘에 미디어 분야 쪽으로 계속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면서 요즘에는 손으로 그리는 것보다 디지털 쪽으로 더 많이 하니까 디지털 그림 쪽으로 접근하다가 이제 미디어 쪽으로 카메라에 관심이 많아서 미디어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 같아요. 일단 너무 새로운 분야라서 흥미롭고 저는 일단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같이 추천해주시고 제가 다니게 해주셔서 저는 딱히 어렵다고 느낀 적 없었어요. 재밌어요. 저는.”

주춘미 학생은 학교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배우는 공부가 흥미롭다고 했고요. 더 열심히 배워서 미디어 쪽으로 큰 꿈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릴 적 방황했던 것처럼 주변에 그러한 친구들이 있다면 돕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주춘미 학생] “일단 원래는 이 장학 제도 없었는데 저희한테 되게 부담 없이 해주시는 제도였고 저희 이런 조건 때문에 힘들지 않게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저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어요. 왜냐면 뭐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서 약간 걱정 같은 건 없고 지금은 공부하면서 조금 더 의미 있는 일들을 찾고 싶어요. 주변에 있는 친구들 조금 챙겨주고 싶은 마음 더 커요. 왜냐면 옆에 좋은 언니같이 도와주면서 하고 싶은 걸 찾았으면 하는 그런? 왜냐면 저도 조금 더 어렸을 때 그런 거 없어서 그래서 그런 거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주춘미 학생의 행보를 누구보다 응원하는 사람이 또 있는데요. 춘미 학생을 돕고 있는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입니다. 천기원 목사는 춘미 학생이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그 과정을 통해 꿈을 찾아가는 춘미를 볼 때 아주 기특하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천기원 목사] “미술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예능계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까, 지난주 미국에 2주 동안 갔다 왔는데 우리가 해마다 미국에 대륙 횡단하니까 뉴저지에 있는 GCC, 은혜공동체라고 하는 교회가 있어요. 거기서 우리 학생들을 여름마다 초청해서 대륙 횡단을 시켜주는데 이번에도 (춘미 포함) 우리가 11명이 갔어요. 타임스퀘어에 가서 거기 수많은 광고판이 있잖아요. (춘미가) 그걸 보면서 자기 작품을 거기에 꼭 방영되게 하고 싶다. 그래서 너무 기특했어요. 그래.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중심가인 뉴욕에서 너의 작품이, 영상을 배우고 있으니까 나는 반드시 그리 될 거라고 믿는다. 춘미가 그 꿈을 가졌다는 게 너무 기특하더라고요.”

또 이학준 교수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 K-드라마,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탈북 2세 학생들이 이 콘텐츠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제작하길 바랐고요. 그를 위해 학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실습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학준 교수] “k-방송 예술학부는 탈북 2세 가운데 좋은 크리에이터가 나오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이번에 경기도 이천에 대형 실습센터를 만들게 됐어요. 그러니까 드라마센터를 만들거든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드라마 센터가 만들어지는데 그 옆으로 실습 센터를 하나 만들기로 됐어요.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다큐멘터리도 적극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된 거예요. 탈북 2세에게 관심을 가지고 좋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려고 하고요. 학교가 캘리포니아에 실습센터를 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과에 탈북 2세가 들어오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학준 교수는 제3국 출신 탈북 2세를 위한 정착 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래서 탈북 2세를 위한 장학금 제도가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학준 교수] “대한민국은 굉장히 급격하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사회거든요. 그래서 20대가 굉장히 귀한 사회죠. 10대와 20대가. 근데 그 과정에 탈북 2세라고 하는 숫자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탈북민이 3만 명이 되다 보니까 그들을 통해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계속 늘어가고 있고 곧 이제 몇만 단위가 될 거거든요. 특히 대학을 중심으로 이렇게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상대적으로 힘든 탈북 2세들에 기회를 많이 주는 게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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