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온 탈북민 김나경 씨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북한 음식과 중국 음식 그리고 커피, 차와 같이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가게 창업인데요. 북한에서 음식 장사와 각종 무역 일을 해온 김나경 씨지만 한국에서의 창업은 처음이라 배워가고 있는 단계라고 합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 김나경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평양클라스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가게 현장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한 음식점, ‘평양클라스’에서 탈북민 김나경 대표와 직원인 탈북민 이연옥 씨(가명)가 인사를 하며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양클라스는 2017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나경 씨가 지난 5월에 새롭게 연 가게인데요. 기존에 맥주를 팔던 호프집을 인계받아,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같은 고향 출신 탈북민 지인들을 모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니 카페와 호프집이 합쳐진 모습으로 카운터에서는 커피와 차 종류의 메뉴판이 크게 보였는데요. 김나경 씨가 가게 이름을 평양클라스로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취: 김나경 씨] “대한민국은 서울이잖아요. 그리고 북한으로 말하면 평양이 기본 도시(수도)로 보니까 다른 의미는 없이 평양으로 하고 싶었어요. 클라스는 기존에 하신 분이 원래 클라스로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을 이것저것 바꾸기 그래서 원래 기존에 있는 클라스를 사용하면서 내가 북한에서 왔다. 대한민국에 와서 이런 가게 운영한다. 북한 사람이다. 이런 걸 운영하면서 하고 싶어서 했어요.”

북한에서 김나경 씨는 남강 무역소에서 사업을 했었습니다. 각종 무역 일을 하며 도매업을 했었고요. 음식점도 운영하며 큰돈을 벌었었죠. 사업도 잘되고 일에 대한 재미를 찾을 때쯤 김나경 씨에게 큰 시련이 닥칩니다. 한국에 있던 아버지로 인해 보위부에 끌려가게 되고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사를 받게 되는데요. 조사를 마친 후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김나경 씨는 살기 위해 탈북을 결심하게 된 거죠.

[녹취: 김나경 씨] “회사를 하게 되면서 그때 상업 관리를 하면서 제가 그때 중국식으로 샤부샤부 그런 걸 했거든요. 그래서 원래는 생각지 않게 이렇게 누구 지인의 소개로 가게가 나온 게 있다. 와서 안 해보겠냐? 그래서 저는 술을 안 마시는데 호프집을 하게 됐어요. 생각지 않게 호프 겸 주스랑 커피랑 차 이런 걸로 해서… 네. 여기가 기존에 있던 그대로 인수하다 보니까 그걸 살리면서 자꾸 이거 바꾸고 저거 바꾸면 장사라는 게 또 그렇잖아요. 기존의 거를 살리면서 제가 인계받았어요.”

그리고 김나경 씨는 평양클라스가 자신에게는 첫 번째 창업이자 두 번째 일터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에 친척이 있어 하나원을 졸업하자마자 삼촌 회사에 다닐 수 있었고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친척들을 알게 돼 놀라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녹취: 김나경 씨] “저는 저희 삼촌 회사에서 한국에 저희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조상들이 다 한국 분이다 보니까 한국에 친척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친척 삼촌분이 물티슈 회사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한국에 나오자마자 그 회사에 다녔어요. 다니고 일하다가 이런 일이 생기다 보니까 가게가 돈도 얼마 안 드니까 인계받게 됐고, 그래서 하게 됐어요.”

김나경 씨는 기존에 있던 가게를 그대로 받아 운영에 대한 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특색있는 메뉴로 손님들을 모아야 하므로 메뉴 구성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가게 이름에 맞춰 북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나경 씨] “평양클라스잖아요. 그래서 북한식으로 북한 순대, 감자떡도 야채로 해서 맛있게 북한식으로 해서 대부분 요리 메뉴를 북한식으로 몇 가지를 넣었어요. 그런데 오시는 분들마다 다 맛있다고 이거 해달라고 저 북한 순대를 해서 드리니까 다 맛있다고 그 주문이 엄청 많아요. 한국식으로는 순대가 당면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런데 북한식은 야채하고 쌀이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돼지고기를 탕 쳐서 들어가고 쌀이 좀 들어가거든요. 찹쌀, 입쌀 이런 거... 순대마다 다 다르잖아요. 북한 순대는 야채와 함께 들어가니까 양파도 들어가고 막 이런 식으로 고소하게 하니까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영등포구 대림동은 특히나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중국 요리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김나경 씨에게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는데요. 아무래도 개업한 지가 오래되지 않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김나경 씨는 주변 친구들을 모아 가게에서 특별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나경 씨] “여기는 젊은 연령층이 오기보다 중년분들 그다음에는 중국분들 일하시고 주말이나 그때 많이 오시고 젊은 분들은 오긴 오시는데 제가 여기서 공연을 가끔 했어요. 우리 북한 동생들, 공연하는 동생들 있거든요. 가끔 공연하니까 사람들이 보러오더라고요. 저거를 무대로 만들어서 악기 치면서 노래 부르고 이렇게 한 시간 정도 공연하고, 반응이 엄청 (좋아서) 밖에까지 사람들이 다 둘러싸서 보고 그랬어요.”

현재 평양클라스는 김나경 대표를 포함해 3명의 탈북민이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연옥 씨(가명)는 이제 일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고 했고요. 김나경 씨와는 하나원 동기로 자주 연락하던 사이라고 해요. 이연옥 씨가 전하는 김나경 대표에 관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이연옥 씨] “자기가 결심하면 무조건 하겠다. 그런 게 있어요.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많아서 많이 우리 불편한 것도 많이 해주고 우선 자기 사업에 대한 열정이 많아요. 책임감도 크고, 숙소 여기서 한 1분 거리도 안 돼요. 그래서 거기서 왔다 갔다 하면서 모든 걸 다 구비해주고 우리 직원들한테 그렇게 해주고 있어요. 원래 집은 양주예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못 오겠다 하니까 자기가 편의를 보장해 주겠다. 자기 힘을 같이 모아서 하자 그래서 그렇게 오게 됐어요.”

이연옥 씨는 같은 동기인 동생, 김나경 씨가 창업한다는 소식에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요리 실력으로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막상 일해보니 손님을 모으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이연옥 씨] “쉽지 않아요. 여기는 주로 중국 분들이 많으니까 우리는 탈북민이라는 그런 것 때문에 다 지인 소개로, 지인 장사하는 것 같아서 여기는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이방인 된 느낌? 그런 느낌이 있더라고요. 많이 좀 알아봐 줬으면 좋겠는데 북한에서는 홍보라는 걸 모르고 살아왔으니까 이런 홍보라는 걸 잘 몰라요. 그래서 지나가는 손님들 알고 들어오는 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조금 애로사항인 것 같아요.”

가게를 찾은 한 한국 손님은 우연히 예쁜 가게가 있어 들어왔다면서 가게 컨셉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이용객] “지나가다가 예쁘길래 들어왔어요. 아메리카노하고 튀김? 저 같은 경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전에는 커피 팔고 오후에는 일 끝나고 간단히 술 한잔 먹기에 좋아요.”

김나경 씨는 첫 창업에 도전한 만큼 이곳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고요. 가능한 한 같은 고향 사람인 탈북민을 더 많이 고용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김나경 씨] “북한 사람들이 적응도 해야 하고 하니까 이런 일을 해보는 게 어떻냐. 이런 생각에 요리도 배우고 좋잖아요. 하나라도 기술을 배우면 내가 앞으로 창업해도 좋잖아요. 그래서 탈북한 사람들을 많이 쓰고 싶고 그런 거예요. 이렇게 서빙도 해보고 손님들과 대화도 해보고 이런 요리도 배우고 저런 요리도 배우고 이런 식으로, 네. 좋아요. 저는 편안해요. 같은 고향 분이고 또 같이 하나원 졸업했으니까 마음도 편안하고 좋아요. 그렇게 해서 그 사람들한테도 정착으로도 좋고 저도 그 사람들을 도울 일 있으면 같이 도와주고 그러고 싶어요. 그래도 다 같이 잘 살아야 좋은 거 아니에요?”

끝으로 김나경 씨는 평양클라스를 경험 삼아 자신만의 특색있는 가게를 더 멋지게 꾸려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지금은 중국 요리와 북한 요리가 주라면 앞으로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연구해 새로운 가게를 열어보고 싶다는 건데요.

[녹취: 김나경 씨] "아, 저는 그냥 혹시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가게를 운영하면 북한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면서 서로 이렇게 나누고 힘들면 도움 주고 웃을 때는 앉아 웃고 그런 생활? 이왕 대한민국에 우리 힘들게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래서 우리 탈북해 온 사람들 내가 잘되면 다 도우면서 살고 싶고 가게도 한국 사람들에게 입맛도 맞고 탈북민들도 요리도 잘하네, 음식도 맛있네. 이런 가게를 하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