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한 출신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노래자랑 등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공감 문화 콘텐츠 행사였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남북주민 어울림 한마당’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오프닝 난타 현장음]
지난 2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남북통합문화센터 1층 강당에서 흥겨운 난타 공연이 열렸습니다.
[녹취: 오프닝 난타 현장음]
사단법인 숭의동지회가 주관한 ‘남북주민 어울림 한마당’ 행사였는데요. 서울시에 사는 남북주민 100여 명이 참여해 행사를 즐겼고요. 오프닝 무대로 열린 난타와 아코디언 연주로 행사장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먼저 이 행사를 주관한 숭의동지회 강진 대표에게 단체 소개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강진 대표] “숭의동지회는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온 북한이탈주민들의 숭고한 의리를 가진 동지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탈북민 정착지원에 관한 활동을 기본으로 두고 하는데요. 여기서 이제 정착지원 관련해서 일자리라든가 청소년 동아리라든가 멘토링 활동, 지난 시기는 탈북민 위주로 했지만, 이제는 남북주민이 함께하는 한마디로 남북주민 상호 인식 개선하는 이런 사업을 기본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숭의동지회는 1980년 10월에 설립한 최초의 탈북민 단체로 4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전국에 16개의 지부가 있고요.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회원은 7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남북주민이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 문화행사 가운데 노래자랑을 주제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녹취: 강진 대표] “물론 이게 문화라든가 예술에서 남과 북의 차이는 커요. 많은데 그게 이제 고정 격식화 됐다고 할까. 실제 북한 주민들이라든가 남한 주민들 깊은 문화, 정말 문화가 과연 어떤 것인가 이걸 좀 알리기 위해서 고정적으로 나와 있는 예술 문화를 떠나서 북한 주민과 한국 주민들의 안의 생활을, 내면을 알기 위해서 장기자랑 형식을 준비했습니다.”
행사는 초청 공연을 시작으로 민족통일예술단이 선보이는 무용공연 ‘삼천리 사계절’이 선보여졌고요. 이후 소프라노 김성실 씨와 가수 백미경 씨의 공연에 이어 남북주민 10명의 노래자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각 지부의 지부장들은 행사 홍보를 위해 애썼다고 하는데요. 특히 단체 활동을 알리기 위해서도 이번 행사가 더욱 뜻깊다고 말했습니다. 노원지부를 맡은 탈북민 박정심(가명) 씨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박정심(가명) 씨] “저희가 이제 작년에도 41주년 기념행사도 했고 오늘은 남북 통합이잖아요. 우선 북한 (출신) 주민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아직도 오신 분들을 위해서 정착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구나, 이런 것도 보여드려야 하고… 또 취약계층 사업하고 있는데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도 많거든요. 아직도. 그것들을 위해서 저희가 많이 힘쓰고 있어요.”
숭의동지회 노원지부를 맡은 지 10년째라는 박정심 지부장은 행사장을 찾은 북한 이탈 주민들을 그 누구보다 반갑게 맞이했는데요.
[녹취: 박정심(가명) 씨] “너무 반갑죠. 그리고 그분들이 저희가 이제 한 마디, 오실 수 있습니까? 하고 문안 인사드리면 오신다고 하고 먼 길 찾아오셨잖아요. 나이 드신 분들도 있고 젊은 분들도 있고 하니까 근데 이렇게 먼 길 찾아와주시고 하니까 너무 반가운 거죠. 그래도 저희를 믿고 따라주고 하니까 정말 고맙죠.”
더불어 박정심 지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재능이 많은 탈북민 인재를 발굴하고 싶다고 전했는데요. 아직 많은 탈북예술인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정심(가명) 씨] “저희 인재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노래자랑에 출연시킴으로써 앞으로 가수 활동하실 분들은 하고 싶다고 하면 인재를 찾아내서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서 오늘 장기자랑 특히나 더 하는 거거든요. 저희 또 북한 사람들이 현재 예술단 운영하는 것도 많아요. 그런데 아직 한국 분들에게 인정 못 받는 게 노래나 톤이나 보면 여기에 맞게 따라가지 못하니까 그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좀 레슨받아서 괜찮다는 분들은 가수협회에 추천하고 싶거든요.”
또한 숭의동지회 전라도 지부장을 맡은 탈북민 김향(가명) 씨는 직접 노래자랑에 참가했는데요. 평소 노래 실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나 추천받았다고 합니다.
[녹취: 김향(가명) 씨] “저희 회장님이 ‘아우 목소리 너무 좋으신데요. 한 번쯤 출연해보세요.’ 해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저는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이요.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띄우는 노래가 어울릴 것 같아서 ‘신사동 그 사람’을 택했습니다. 공연은 평상시에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까 평상시에 계속 갈고 닦은 게 있고 노래하는 건 준비라기보다 가사를 잘 외우고... 아무래도 북한 분들은 추석이 다가오면 다들 우울하고 그렇잖아요. 같은 동포들 보니까 아주 좋은 모임인 것 같아요.”
김향(가명) 씨는 출연자이기도 하지만 행사 운영을 함께 돕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노래 연습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노래자랑에 출연하는 김향(가명) 씨의 노래 안 들어 볼 수 없겠죠.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입니다.
[녹취: 신사동 그 사람 노래 현장음]
이렇듯 노래 실력이 뛰어난 남북한 출신 주민들의 노래자랑이 이어졌는데요. 평양민속예술단의 기타리스트이자 가수로 활동하는 탈북민 이민주 씨도 이번 행사에 함께 참가했습니다. 이민주 씨는 평소 예술단 활동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북한 문화를 알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남북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려 기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민주 씨] “남과 북이 사랑하는 노래 ‘백만 송이 장미’를 기타와 노래로 불러드릴 거고요. 앉아계신 방청객들을 위해서 ‘여러분들뿐입니다’라는 의미에서 트로트 가요 ‘뿐이고’ 그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두 곡을 준비했고요. 오늘 ‘남북 어울림 마당’을 통해서 우리가 하나다, 우리가 하나 된 마음으로 이렇게 탈북민이 공연하고, 탈북민이 모여서 남과 북이 함께 어울려서 공연하고 문화를 즐기면서 우리가 또 탈북민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 와서 작은 통일을 이뤄내지 않았나, 그래서 앞으로 남북 통일되는 그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남북 어울림 한마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우리가 통일의 문을 먼저 열었다는 그런 자부심을 안고 오늘 공연 열심히 하겠습니다.”
현장에는 강서구청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 시민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평소 봉사활동을 통해 탈북민들과 소통해왔다고 하고요. 남북주민이 함께하는 문화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 지인들과 함께 찾아왔다고 합니다. 행사 소감 들어봅니다.
[녹취: 한국 시민]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먼저 오신 탈북민이 와서 잘 정착하고 여기 있는 분들하고 같이 잘 어울려서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앞으로도 그렇게 잘 살아가길 원하거든요. 우리 사회에 다양한 행사들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서로 어울려서 함께 여행을 다닌다거나 국내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불러주고 같이 어울릴 수 있게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끝으로 숭의동지회 강진 대표는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탈북민들의 정착을 도우며 한국 사회를 위해 나누고 봉사하는 단체로서 더욱 활발히 활동해 나가겠다고 전했는데요. 강진 대표의 바람 담아봤습니다.
[녹취: 강진 대표] “우리가 남북사회를 보면 북한에서 온 분들은 정착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그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보답을 할 것인가 그런 노력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한 가지예요. 우리가 이런 과정을 통해 빨리 통일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다 같이 진심으로 느끼고 북한에서 어렵게 힘들게 사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한국 분들도 알아주시고 정말 우리를 많이 호응해주시고 함께 노력해서 5천만의 사랑으로 8천만이 다 함께 잘 사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