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여성과 어린 소녀에 대한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하면서 책임 규명에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방북 가능성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일 서울에서 진행된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해 북한 인권 개선을 주제로 한 토론의 기조 발제를 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어린 소녀와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이 정의를 얻고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많은 책무들이 있습니다. 증인과 피해자의 발언을 청취하고 기록하며, 여성과 여아의 인권 유린 문제들을 강조하고 문서화하며, 이에 대한 책임 규명 가능성을 높이는 것들입니다.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와 정의를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그러면서 아직 북한의 인권 탄압이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인지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요한 것은 피해자 중심의 대화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배상 논의와 피해자의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에 그치지 않고 진실에 대한 권리와 피해자가 배상받을 권리 등 전환기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살몬 보고관은 또 2004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직 출범 이후 18년 동안 많은 노력으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책임 규명 증거를 마련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협력의 부재로 큰 진전을 보지는 못했다면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저는 이런 노력의 성공은 여러 이해 관계자의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 정권과 관계가 있는 국가 등 정부 차원의 노력과 시민단체와 학계, 피해자 단체가 함께 노력해 국제적으로 연대해야 합니다.”

살몬 보고관은 또 방한 기간 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 사무소, 하나원을 방문해 탈북민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탈북민들과의 대화를 통한 책임 규명 작업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살몬 보고관은 전날 영국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한국 국회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과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을 직접 방문해 인권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북한 측과 인권 대화의 길을 위해 끊임없이 접촉할 것이며, 국제 포럼이나 세미나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