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자신감 향상을 통해 지속가능한 동아리 활동과 주체적인 주민으로서의 성장을 돕는 복지관이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구세군강북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기타 동아리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기타 연주 현장음]
서울시 강북구에 있는 구세군강북종합사회복지관. 이곳 4층의 프로그램실에서 기타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현장에서는 아홉 명의 회원들이 서툴지만, 기타의 한음 한 음을 정성스럽게 내고 있었고요. 이승윤 강사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따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구세군강북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남북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연합동아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사업이 진행된 지도 벌써 10년째가 다 되어간다고 합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 박예인 사회복지사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박예인 사회복지사] “일단 연합동아리 사업은 우리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강북구 북한이탈주민 행복센터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이 사업은 2013년부터 진행됐어요. 북한이탈주민들 대상으로 상담이나 자원 연계하고 이웃 맺고 인식개선 캠페인, 남북주민 연합걷기 대회, 연합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탈북민의 경우 한국에 정착한 뒤 정서적, 심리적인 어려움을 느낍니다. 대부분 편견과 차별로 인해 상처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기에 구세군강북사회복지관에서는 남북주민의 화합을 위해 연합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고 전했고요. 올해는 그중에서도 3개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예인 사회복지사] “이 기타동아리 같은 경우는 2019년부터 남북하나재단 예산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고요. 올해 같은 경우는 남북주민 연합동아리를 중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연합동아리를 기타, 탁구, 트로트 세 가지 동아리로 진행되고요. 연합동아리를 통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남한에 정착하고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운영되는 기타 동아리는 처음에는 기타 강습과 자유로운 활동으로 소소하게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남북주민들이 연합 활동을 하면서 회원들끼리 친해지기도 하고 기타 실력이 점점 좋아졌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공연을 열어보자고 해서 2019년 지역주민들에게 공연을 선보였다고 하고요. 그다음 해에는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비록 대면 공연을 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박예인 사회복지사는 동아리를 구성하기 전에 미리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녹취: 박예인 사회복지사] “우리 동아리에는 기타 동아리를 예를 들면 열 명을 선정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절반의 비율이 북한이탈주민 절반이 남한주민 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로 기준이 있기보다는 사업에 참여하고 싶으신 남한 주민, 북한이탈주민 누구나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계획하기 전에 어떤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지를 먼저 수요 조사를 진행해요. 거기서 제일 많이 나왔던 게 음악 동아리를 하고 싶다. 운동 동아리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많이 나와서 탁구랑 기타 동아리, 트로트 동아리가 개설되었고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여성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까 프로그램 수요조사도 인구 비율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한 남북 연합동아리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이승윤 강사는 지난 2020년부터 함께 해왔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 수업을 하기 전에는 탈북민을 가르쳤던 경험이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이승윤 강사] “처음에는 기대감도 기대감이지만 제가 접해보지 않은 수업이어서 한 번도. 처음 접해보는 수업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제가 좀 수업하는데 실수해서 다들 불편한 상황이 있진 않겠느냐고 걱정을 좀 많이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다들 너무 좋으시고 수업도 너무 재밌게 참여해주셔서... 북한에서 오신 분 중에서는 기존에 기타를 치셨던 분들도 많으시고 재밌게 수업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 수업이 다들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오면 힐링이 되는 수업이죠.”
이승윤 강사는 남북이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무겁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부담이 조금 있었다고 하는데요. 수업을 하면 할수록 정말 같은 민족이구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했고요. 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배우는 탈북민을 보면서 더 힘을 얻어가는 수업이 됐다고 해요.
[녹취: 이승윤 강사] “처음에는 참여하시는 분들도 위화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아요. 수업해보니까. 또 같은 동네 사시고 하니까 굉장히 친한 분들도 많으시고 여기 와서 친해진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가끔 드시라고 간식도 싸오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화기애애해요. 지금 아직 확정은 아닌데 10월에는 다 같이 한 번 밖에 나가서 소풍도 가자. 그런 것도 잡혀있는 단계여서 다들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기타는 복지관에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악기가 없는 분들도 부담 없이 동아리에 참가할 수 있고요. 강습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공간은 자유롭게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든 와서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북회원들은 강습 시간보다 더 일찍 와 복습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승윤 강사는 이 시간을 통해 남북회원들이 기타 실력뿐만 아니라 남북회원들이 하나가 되는 작은 통일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랐습니다.
[녹취: 이승윤 강사] “기타를 통해서 사실 음악 같은 경우는 누구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누구나 음악을 다 좋아하잖아요. 남북 연합 동아리라고 칭해지긴 했지만 그렇게 남북이라는 단어에 얽매여서 그러기보다는 기타를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하나가 되는 지금도 너무 재밌게 친하게 잘하고 계시는데 쭉 인연이 돼서 많은 분이 더 친해지시고 다 같이 공연하면서 이 동아리가 계속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어요. 기타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다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벌써 3년째 기타동아리를 다니고 있는 회원, 리화 씨는 현재 복지관을 통해 사물놀이와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살다 온 리화 씨에게 복지관의 프로그램은 또 다른 삶의 활력이 됐다고 합니다.
[녹취: 리화 씨] “코드를 잡고 치니까 노래가 나오는데 아, 내 손으로 인해서 이렇게 노래가 예쁜 소리가 나온다. 하는 것 같고 그래서 70 넘어서 한다는 것이 진짜 하늘의 별 따기인데 나도 이런 거 할 수 있다고 해서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됐어요. 복지관에서 배우던 것을 많이 제대로 배워가지고 모임에 가서도 용기 내서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어요.”
더불어 리화 씨는 남북주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모임이어서 이 시간이 더 뜻깊다고 전했고요. 프로그램을 이끌어주는 선생님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녹취: 리화 씨] “북한 주민 동아리 기타 모임이니까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했는데 해보니까 북한 분들과 한자리에서 한다는 이 자체가 진짜 멋있어요. 그리고 구세군에서는 이렇게 북한 주민들이 말 잘 못 알아들어도 하나하나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줘요. 너무 잘 가르쳐주고 다 하나같이 똑같이 잘해주는데 선생님이 항상 얼굴에 짜증이 없어요. 맨날 웃는 얼굴로 자상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니까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다른 회원 이계희 씨는 구세군강북종합복지관을 통해 탈북민과 처음 소통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복지관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남북주민 연합 걷기대회에서 처음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고요. 기타 동아리도 남북주민 연합 동아리로 진행된다고 해 관심이 생겨 신청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계희 씨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이계희 씨] “지금은 같은 민족이니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 이 동아리 아홉 명이 열심히 연습해서 이웃들에게도 같이 연주해주고 해줄 수 있고 더 열심히 해서 시간이 나는 대로 모여서 연습해서 강북구의 대표 기타동아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끝으로 박예인 사회복지사는 이러한 연합 활동을 통해 남북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높아지길 바랐고요. 앞으로는 사회복지사의 개입 없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강북구 대표 동아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박예인 사회복지사의 활동 계획입니다.
[녹취: 박예인 사회복지사] “강북구에 북한이탈주민이 많이 거주하고 계시는데 25개 자치구 중에서 저희가 9번째로 많더라고요. 북한이탈주민들이. 그런데 사실 북한이탈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왔다 갔다 하시면서 지원받을 중점 공간이 없어서 우리 복지관에서 그런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