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면 눈이 건조해지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죠. 이를 막기 위해 특별한 마우스패드를 개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안구건조증 개선을 위한 마우스패드를 개발 중인 탈북민 김은혁(가명) 씨 얘기를 전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기자님, 여기 한번 손대보시겠어요? 지금 빨간색이 더 높게 나오죠. 그러면 스위치를 켜주시면 이렇게 빠져나가면서 초록 불 두 개로 떨어지게 됩니다. 나쁜 전기가 빠져나가고 있는 거죠. 지금 8개 정도 나온 거니까 되게 높게 나온다고 볼 수 있죠.”
이곳은 서울시 강남구의 한 사무실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분은 한 바이오테크 기업의 대표인 탈북민인데요. 김은혁이란 가명을 쓰고 있는 이 탈북민은 '엉클스'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함께 아주 특별한 마우스패드를 개발했습니다.
[녹취: 기자] “이렇게 터치 버튼을 눌러주면 제 몸 안에 있는 전기전류가 빠져나간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네. 맞습니다.”
[녹취: 기자] “나중에 최종 제품에서는 수치로써 얼마큼 빠져나가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까요?”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맞습니다. 나중에 저희가 컴퓨터 스크린에 얼마나 빠져나가고 있는지, 몇 시간 컴퓨터를 사용했는지 다 보여드릴 거예요. 그러면 훨씬 좋겠죠. 저희 마우스패드는 일반 마우스패드와 조금 다르고요. 겉면이 전기 전도성을 띠고 있는 소재로 되어 있어요. 여기에 손을 올리고 마우스를 사용하게 되면 사람 몸에 있는 나쁜 전류가 컴퓨터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면서 안구건조증과 눈에 안 좋은 해로운 전류들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엉클스'라는 이름의 뜻을 알아보니까 삼촌 같은 남성이 세 명 있다고 해서 친숙하게 짓게 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마우스패드는 컴퓨터 마우스를 이용할 때 마우스 아래에 깔아놓는 받침을 말하는데요. 김은혁 대표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특별한 마우스패드를 개발했습니다.
사실 김은혁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전자공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하고요. 고향인 북한에서는 스스로 기계를 뜯어고치는 일들을 취미처럼 해왔다고 합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15살부터 전자공학 쪽에 되게 관심이 많아서 DVD 기계 뜯어보고 TV 뜯어보고 고치고 이런 걸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그때부터 어떤 직업이라기보다는 그냥 재밌게 하던 게 쭉 연결돼 왔던 것 같습니다. 여기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회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지만, 북한 같은 경우는 어린 친구들이 시대에 맞게끔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게 별로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나마 기술 쪽 부분에서 전자공학 분야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들, 이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만들고 뜯어보고 하게 됐고 그게 쭉 연결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13년 전 한국에 정착한 김은혁 대표는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기 위해 먼저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했고요. 그곳에서 공부하다가 또 금융에 관한 관심이 생겨 인하대학교 글로벌 금융학과로 옮겨 졸업했습니다.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된 시점도 대학교에 다닐 때라고 하는데요. 컴퓨터 관련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 자신이 직접 겪었던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마우스패드를 개발하게 된 거죠.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개발하게 된 동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제가 공대 시절에 코딩하는 시간이 많아서 컴퓨터를 이틀 사흘 밤새우면서 사용하는 시간이 많았었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컴퓨터 사용하는 게 힘들어서 눈이 아파서 개발하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 사용은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잦은 컴퓨터 사용으로 긴 시간 동안 모니터를 보게 되면 눈의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눈이 건조해지고 뻑뻑해지는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게 되죠.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보통은 안구건조증이 블루라이트 때문이라고 알고 계시고 그거를 차단하는 안경이나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나 이런 거를 많이 사용하시는데요. 그것도 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모니터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전자파가 몸에 들어오면 눈에 시신경을 움직이는 미세 전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게 주원인이 돼서 저희는 그 전류를, 유해 전류를 빼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은혁 대표는 앞으로도 사람들이 컴퓨터 사용은 계속할 테고, 눈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용자들도 점점 많아질 테니, 인체 내의 전자파를 배출해주는 마우스패드를 개발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럼 컴퓨터에서 나오는 유해 전류는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컴퓨터로 빠져나간다고 하면 컴퓨터에서 다시 들어오지 않느냐? 네. 안 들어오게 회로를 구성해서 못 들어오게 막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는 전원 플러그에 꽂혀 있잖아요. 그 플러그에 보면 접지라는 단자가 있습니다. 그 접지가 땅에 묻혀있거든요. 여기 컴퓨터까지 간 전자파가 플러그의 접지 단자를 통해서 땅으로까지 흘러나가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구조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이와 비슷한 제품이 있어 엉클스도 그 제품을 사용해봤다고 하는데요. 확실한 효과라든가 자신들이 완벽하게 원하는 수치가 안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발짝 더 진보한 기술로 엉클스만의 마우스 패드를 개발한 거죠. 이 마우스패드는 현재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인데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정말 많았다고 합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처음에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었고 무선의 방식으로 안경에 자석을 붙인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다가 다 안 돼서 2020년 말까지 한 12개 모델을 계속 실험하고 아니라 해서 버리고 이렇게 도전을 하다가 2020년 말이 되어서야 기술이 최종 완성이 돼서 그래서 사업화를 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김은혁 대표는 2021년도 아산나눔재단에서 진행했던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했고요. 그곳에서 4개월 동안의 창업 교육을 받은 뒤, 사업에 대한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나게 돼 이렇게 엉클스라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엉클스는 김은혁 대표와 한국 출신의 CFO(재무 담당자), CMO(마케팅 담당자)로 이뤄져 있는데요. 사실 이들은 서로가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된 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간다고 말했는데 그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지는 되게 오래된 분들이거든요. 한 분은 CFO님 같은 경우는 대학교 때부터 독서 동아리를 통해서 계속 알고 지냈던 분이었고 또 CMO님 같은 경우는 경제 동아리 같은 데서 멘토님으로 참여해주셔서 인간 됨됨이나 이런 거를 다 알고 지냈던 사이기 때문에 되게 좋습니다. 냉철하게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정확하게 짚어주고 같이 토론하고 부족한 점은 또 보듬어 주고 이렇게 하는 분들이라서 궁합이 잘 맞습니다.”
이렇게 엉클스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발과정을 끝에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에 제품이 출시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분께 테스트해본 결과 만족스러운 수치가 나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저 같은 경우는 보통 컴퓨터를 2시간 이상을 사용하지 못하거든요. 너무 민감해서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종합적으로 아픈 체질인데요. 극 민감한 체질인데 이 패드를 쓴 다음부터 온종일 써도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샘플 50개를 만들어서 배포해드리고 반응을 들어 본 결과 90% 분들은 '괜찮다, 그거 사용한 후로 눈이 안 아프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김은혁 대표는 곧 출시될 마우스패드에 대해,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과 그중에서도 데스크 탑을 사용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고요. 성별로 따진다면 여성들에게 더 추천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여성들의 안구건조증 발생 비율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라고 했고요. 앞으로도 남북주민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가는 마우스패드가 될 수 있도록 개발과 연구를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은혁(가명) 대표] “기술 같은 경우는 계속해서 더 고민하고 어떤 쪽으로 더 개선 시킬 수 있겠냐는 걸 더 고민할 것 같고요. 중요한 건 팀이 어떻게 하면 화합을 잘 맞춰나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최선의 아이디어를 방출할 수 있을까 그런 거에서 제가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 세계인들이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인해서 눈이 아프지 않은 그날까지, 그날이 꼭 온다고 믿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그날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갈 것입니다.”
끝으로 '그날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가겠다'라고 말하는 김은혁 대표는 앞으로도 엉클스와 같이 남북한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며 창조해갈 기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