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탈북 청소년들이 미래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NGI(NEHEMIAH GLOBAL INITIATIVE), 느헤미야 영어학교 소식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영어 수업 현장음]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NGI(NEHEMIAH GLOBAL INITIATIVE)의 한 강의실에서 탈북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수업이 열리고 있습니다.
[녹취: 영어 수업 현장음]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NGI)는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영어교육을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 기관입니다. 느헤미야는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유대 지도자 이름인데요. 느헤미야처럼 차세대 탈북 청소년들이 미래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느헤미야 영어학교’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우선 NGI 단체소개와 함께 영어학교에 관한 이야기 정규호 본부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정규호 본부장] “NGI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는요. 한 5년 전에 북한에 억류되었던 케네스 배 선교사님께서 2년동안 억류생활 이후에 북한을 위해 통일을 위해 그리고 우리 탈북 난민을 위해 섬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국제선교 교육단체입니다. 이렇게 탈북 가정들을 돕고 탈북 청년들 특별히 젊은 층에 영어를 가르치고 복음을 가르치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케네스배 선교사는 한국인 미국 선교사입니다. 한국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시민이 되었고요. 미국인 신분으로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습니다.
이유는 북한 사역의 내용이 들어있는 ‘외장하드’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케네스 배 선교사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동교화소 생활을 했고요. 2014년에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케네스 배 선교사는 2016년 먼저 미국에 국제선교 교육단체 NGI를 설립했고요. 2017년에는 한국 서울에 NGI를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교육 중 영어를 전문으로 가르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다시 정규호 본부장입니다.
[녹취: 정규호 본부장] “탈북 자녀들 가운데 많은 친구가 대학 입학을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실제 영어교육을 했던 경험이 많지 않아요. 그리고 북한의 언어자체가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고요. 그래서 대학에는 들어갔는데 중간에 공부를 포기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이유가 영어능력의 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NGI 영어 학교에서는 탈북 대학생들, 청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많은 이들이 있는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위해 저희가 영어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3학기씩 열리고 있는 ‘느헤미야 영어학교’는 4년째 운영 중입니다.
벌써 12번째 학기를 맞았는데요. 매학기 30~50명 정도의 탈북 학생들이 참여한다고 하고요. 이번 기수는 30여명의 학생이 등록했다고 합니다. 두 반으로 나누어져 학생들 수준에 따라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이 밖에도 학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정규호 본부장] “저희 영어학교는 풀타임 학교가 있고요. 파트타임 학교가 있고요. 그리고 실제 이렇게 직접 와서 강의를 하는 오프라인 학교, 온라인학교 이렇게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고요. 대학생을 위해서 토플반도 운영되고 있고요. 원투원 멘토링(one to one mentoring)반, 그리고 튜터링(tutoring)반도 운영되고요. 모든 영어에 관련된 것들은 다 준비돼있고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현재 10여명 정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근무하고 있는 교사도 있지만 학기에 따라 자원봉사로 함께하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두명의 자원봉사자 교사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중 한 분이 미국에서 온 메건 씨였습니다. 메건 씨는 또 다른 강의실에서 탈북학생 4명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영어수업 현장음]
메건 교사는 이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란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아직은 서툰 영어로 답하는 탈북 학생들이지만 밝은 분위기로 수업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는데요. 메건 교사의 인사와 함께 정규호 본부장의 소개 담아봤습니다.
[녹취: 정규호 본부장] “메건 선생님은 미국의 리버티 유니버시티(Liberty University)에 지금 3학년으로 계신 선생님인데 저희 NGI에 특별히 탈북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여름방학기간에 2개월 이곳에 와계십니다. 그래서 하숙을 하면서 매일 이렇게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메건 씨가 미국에서부터 이렇게 먼 곳까지 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규호 본부장에게 어떻게 이어진 인연인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정규호 본부장] “메건 선생님 같은 경우는요. 저희가 지난 2월 케네스 배 선교사와 저 그리고 4명의 탈북 학생들이 미국 선교여행을 갔었습니다. 그때 동부의 한 학교, 리버티 유니버시티에 저희가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탈북 학생들을 만난 실제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 그리고 미국에 있는 미국 친구들이 그 마음에 열정이 생기고 내가 한국이라는 곳에 가서 탈북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여름 방학 기간에 본인이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낯선 환경이지만 NGI학교에 와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그러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메건 교사와 함께 미국에서 온 다른 한국인 교사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미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다가 우연히 케네스 배 선교사와 정규호 본부장을 만나게 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 탈북 청년을 위한 봉사를 해야겠다, 통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영어 교사] “자연스럽게 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실 영어공부도 공부지만 재밌어야지 공부가 가능하거든요. 공부할 때 최대한 게임 같은 거 많이 넣고 그냥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가장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되게 새로운 줄 알았어요. 왜냐면 일상생활에서는 누가 탈북민인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되게 새로운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까 다 똑같은 사람이고 한민족이고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영어 배우려는 그냥 귀한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소감이라고 한다면 저를 선생님으로 불러주시는 게 오히려 감사하죠.”
그리고 NGI에서 현재 1년 6개월 정도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강민아 교사의 이야기도 들어봤는데요. 사실 강 교사도 처음에는 한 학기만 맡으려고 했는데 직접 학생들과 만나고 가르쳐보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고요. 자신이 얻는 부분이 더 크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부터 함께 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강민아 교사] “사실 이렇게 수업을 가르치기 전에는 저도 학생의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교사의 마음으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과 활동이나 좋아하는 게 뭐가 있을까 관점이 변화되면서 저도 교사로서 성장하는 그런 부분도 있고 또 학기 마무리하면서 ‘정말 감사하다. 많이 배웠다.’ 이런 얘기 들으면 저도 아주 뿌듯하고 저도 배울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들고 그렇습니다.”
실력이 늘어가는 학생의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들 텐데요. 이제는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한 탈북 학생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녹취: 탈북학생] “원래 저는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면 문법 신경 안 쓰고 간단한 단어로 순서가 안 맞게 조합을 하는 정도였거든요. 근데 여기 와서 억양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고 어떤 발음을 해야 외국인 친구들이랑 조금 더 흡사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배우게 됐고 그래서 정말 최고였어요. 영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왜냐면 예전에는 ‘영어로 얘기를 해봐’ 하면 ‘내가? 영어로? 어떻게?’라는 말부터 나왔는데 지금은 ‘그래 해볼게’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탈북 학생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지켜보던 교사들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는데요. 끝으로 정규호 본부장은 앞으로도 느헤미야 영어학교를 통해 많은 탈북학생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길, 그 안에서 자신감도 얻어가길 바랐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