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평생교육시설이 있습니다. 통일부 사단법인 ’겨레통일교육원’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2022 통일지도자 양성 교육’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박영식 강사]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대단히 반갑습니다. 더구나 통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가진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것이 대단히 행복합니다. 오늘 제가 강의할 내용은 남북통일 정책에 대한 비교입니다만 알아야 할 기본적인 통일의 이유와 통일의 방향, 역사적으로 남북 지도자나 국가별 하나의 정책 변화에 대한 것을 중점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 관악구, 통일부 법인 평생교육시설인 ‘겨레통일교육원’에서 ‘2022 통일지도자 양성 교육’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에는 3회차 수업으로 박영식 통일 강사가 남북의 통일정책 비교에 대한 주제로 강의하고 있었고요. 이번 교육은 참여자들이 현장에서도 들을 수 있고 또 온라인 zoom 수업으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박영식 강사는 카메라 앞에서 수강생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본격적인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겨레통일교육원 소개부터 들어봅니다. 송낙환 대표입니다.
[녹취: 송낙환 겨레통일교육원 대표] “우리가 이제 ‘겨레통일교육원’이라는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전문적인 부분이 있고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인식시켜서 통일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취지로 겨레통일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바다예술단’이라고 하는데 주로 탈북한 예술인을 모아서 공연을 통해서 문화적으로 통일 운동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송낙환 대표는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북한학을 전공했고요. 젊은 시절부터 북한을 오고 가며 통일운동을 해왔고 더불어 남북의 문화교류에도 앞장서는 일을 해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긴 이후부터는 온라인을 통한 통일교육을 꾸준히 열어왔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통일지도자 양성 교육’은 꽤 오래된 사업 중에 하나더라고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진행되어 온 프로그램이고요. 이 교육은 통일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쌓고 통일에 관련된 교양을 쌓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송낙환 대표는 수업 구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송낙환 대표] “제가 생각할 때는 통일문제를 이해하려면 핵심적으로 세 가지를 이해해야 해요. 하나는 뭐냐면 북한 체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북한이 우리의 통일 상대이기 때문에 현재 주체사상이라든가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현상이 다 주체사상을 토대로 구성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사회를 그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로 가는 길을 모색해볼 수 있다, 하는 거고…”
그리고 두 번째는 남북의 통일 정책을 비교해서 그 가운데 동질적인 부분이 어떤 게 있는지, 그것을 찾아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교육과정 중 남북의 통일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시간이 마련된 거고요. 마지막 세 번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송낙환 대표] “세 번째는 통일문제는 남북 간의 문제만이 아니고 국제 문제거든요.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 네 국가와 관련돼 있다는 말입니다. 네 국가가 우리 통일문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그런 거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 과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통일문제에 대한 핵심을 파악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과목을 중심으로 해서 기타 여러 가지 과목도 다루는 과정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올해 교육은 지난 6월 9일부터 시작해 오는 12월 10일까지 열립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데요. 수강생들은 목요 반과 토요 반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업은 한 시간 정도 진행됐는데요. 다시 박영식 강사의 강의 현장입니다.
[녹취: 박영식 강사] “지금부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통일이 되어야 하나요? 우리 젊은 세대들은 한 반 반 정도로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도 제가 말씀드리고 우선 우리 민족이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를 세 가지 정도 이유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가 민족사적 이유입니다.”
박영식 강사는 우선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했고요. 나아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남북주민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에 대해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영식 강사는 현재 사회봉사 차원에서 통일교육과 학생들의 진로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요. 북한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다고 해요.
[녹취: 박영식 강사] “관심 가지고 상당히 참여했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산가족이에요. 또 금강산 2006년도에 상봉을 한 사람이고 그래서 현장에 대한 것도 사실적으로 얘기를 하고 느낌도 다른 사람이 보는 관점하고는 차이가 날 정도로 실감을 한 사람이어서, 남북과 직접 편지 교환도 했고 그렇습니다.”
박영식 강사는 2006년 6월 제14차 이산가족 대면 상봉 행사에서 아버지를 만난 이산가족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와 헤어지게 됐고요. 그때 그의 나이 4살이었습니다. 박영식 강사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요. 이산가족의 아픔, 남북분단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수업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고 해요.
[녹취: 박영식 강사] “남북의 통일정책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또 어떤 단계로 서로 협상해 왔는지 그래서 다른 데 있는 영상자료도 보여드리고 제가 생각하는 남북의 차이에 대한 것도 말씀드리고 마지막 결론은 사실은 국가나 사회 교과서적인 것이 아니라 제가 느낀 부분을 오신 분들, 청취하는 분들하고 같이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 겸 그런 방향으로 원고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교류 협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민간단체의 관심, 또 한국 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박영식 강사] “저는 사실상 쭉 공부하고 자료를 찾고 해오는 걸 보다가 보니까 계속 개미 쳇바퀴라 할까요. 그게 반복이 돼요. 정치 지도자들이 바뀌어도 대외 환경이 바뀌어도 근데 항상 국가정책이 그 환경변화에 적응해나가다가 말고 끝내는 그런 상황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국가정책은 정책대로 하고, 하더라도 민간인들이 어느 정도 관심을 깊이 가지고 많은 사람이 작은 교류라도 할 수 있도록 소위 노력을 하면 둑이 왜 무너집니까? 쥐구멍 때문에 무너지죠. 그런 형태를 좀 제안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현장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찾아온 남북 수강생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현재 ‘겨레통일교육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김백진 씨는 북한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이런 교육과정들이 참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백진 수강생] “이게 하나의 밑거름이자 초석이 되는 것이거든요. 현재 우리 남쪽 지방 출신 분들이 통일에 관련돼서 관심도 없을뿐더러 젊은 층에게 얘기하면 ‘그거 비용이 많이 드는 거 아니에요?’ 이래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거에 대해 잘못 전달돼서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실질적으로 우리가 통일 얘기를 하다 보면 굉장히 그렇게 큰 비용이라든가 그런 것은 전혀 들지 않거든요. 다만 교류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것은 풀어지게 돼요.”
그리고 2008년 한국에 정착한 한 탈북 여성은 이 수업을 듣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이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우선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요. 또 고향이 북한이어서 언제나 통일을 바라고 있는데 왜 통일이 안 될까, 그럼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하는 마음에 신청하게 됐다고 합니다.
탈북수강생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탈북민 수강생] “많이 도움이 돼요. 저는 뭔가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인데 모르는 부분도 많고 그래서 아 교육이라는 게 정말 절실하구나.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우리 속담에 이런 게 있거든요. 아는 길도 그래도 더 두드리고 가는 게 낫다. 그래서 교육은 나를 더 성숙하게 하고 나를 더 크게 하고 하는 게 힘이다. 그런 거 말해주고 싶어요.”
통일지도자 양성 교육 과정 중에 열 번의 수업을 들은 수강생에게는 수료증이 주어집니다. 송낙환 대표는 수료증을 받은 사람들을 또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어서 함께 강의도 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남북주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길,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초석의 길이 되길 바랐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