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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보기] 차미애 코치와 허요셉 씨의 코칭 현장


[탈북민의 세상보기] 차미애 코치와 허요셉 씨의 코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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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이란 어떤 사람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돕는 일을 말합니다. 상담과는 약간 다른 개념인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민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코칭 현장을 찾아가 봅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아이고, 허 코치님. 오래간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꽃도 피고 봄이 난리 났어. 어떻게 지냈어요? 우리 못 본 사이에."

[녹취: 허요셉 씨] "저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병원 의료계에서 파견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방호복을 입고 평소에 하던 의료, 간호 일을 하다 보니까 너무 덥고 얼굴 자국도 많이 남고 그런데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니까 자부심도 느끼고 행복합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대단하시네! 역시 여전히 성실히 열심히 사시는군요."

[녹취: 허요셉 씨] "감사합니다.”

허요셉(왼쪽) 씨와 차미애 코치
허요셉(왼쪽) 씨와 차미애 코치

‘사단법인 한국코치협회’의 이사인 차미애 코치와 탈북민 허요셉 씨가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사실 이 두 사람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지난 2014년, 차미애 코치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코칭 강의를 하면서 만난 인연이고요. 그때의 만남을 시작으로 탈북민 허요셉 씨도 코칭에 관심을 가지게 돼 코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코칭’이란 상담과는 다르게 미래지향적인 질문을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목표 지점을 두고 그 지점까지 갈 수 있도록 코치가 함께 돕는 것을 말하고요. 현재 허요셉 씨는 3년 차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은 뒤, 최근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오늘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녹취: 허요셉 씨] "제가 3교대 근무하니까 지금 운동할 수 없고 고향에 있을 때는 제가 철봉, 평행봉 그런 것도 많이 했고 여기 남한에 와서도 자전거 라이딩 350km도 다녀오고 헬스장도 꾸준히 다녔는데 병원, 3교대 근무를 하면서 그 리듬이 다 깨져서 그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코칭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그래요. 대단히 열심히 운동하셨는데 3교대 하면 시간 내기가 힘들죠. 이런 여러 가지 운동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운동을 통해서 얻고 싶은 건 뭘까요? 왜 운동하고 싶으세요?"

[녹취: 허요셉 씨] "우선 건강, 네."

차미애 코치와 허요셉 씨는 반가운 마음을 뒤로 하고 코칭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차미애 코치는 허요셉 씨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는데요. 사실 차미애 코치가 코칭 활동을 시작한 계기도 탈북민을 돕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고 합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저는 2011년부터(코칭 활동) 하게 됐고 저는 북향민을 돕는 일을 2000년 6월부터 시작했는데 그때 코칭은 몰랐어요. 그랬는데 상담을 가지고는 계속 재상담을 하게 되고, 상처를 더 깊게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부분 때문에 코칭이라고 하는 것을 저와 함께 일하는 단체에서 도입했는데 너무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나도 전문 코치가 돼서 북향민들의 삶을 행복한 쪽으로, 나와 함께 하겠다고 하는 의지로 제가 이제 코치가 되는 수업을 시작했어요.”

차미애 코치는 ‘사단법인 한국코치협회’에서 인증하는 세 개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뒤 탈북민 전문 코치를 양성하는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울타리’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요. 다시 차미애 코치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차미애 코치] “2013년에 코칭으로 북향민을 돕겠다고 하는 의지로 단체를 만들었어요. 북에서 태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이 된 북향민들이 상당히 많았고 그때만 해도 개념적인 정착 자체도 잘 안되어 있던 상황인데, 탈북민, 이런 이름을 걸고 민간이나 관이나 이런 데서 거의 그냥 무작위로 도와주고 물품을 제공하고 이런 식으로만 돕고, 물고기를 자꾸 주는 것만 생각하는 단체들의 행동이 뜻은 고맙지만,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제가 2013년도에 '아름다운 울타리'를 만들게 됐고...”

현재는 다른 탈북민에게 대표직을 물려줬지만, 여전히 차미애 코치는 여러 강의와 봉사를 하며 탈북민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코칭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우리 코칭을 할 때는 항상 목표를 물어봐요. 그래서 어떻게 되고 싶은 데를 물어봐요. 그래서 어떻게 되고 싶은 데는 시점이 미래로 가죠. 당신이 원하는 게 뭐냐, 그것을 통해서 어떻게 살고 싶으냐를 물어서 미래 시점에 목표를 하나 딱 꼽아놓는 거예요. 그래서 그것이 왜 안 되느냐를 물어보는 거지.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 파악하게 하고 다시 목표를 인식시켜주죠. 미래 중심적인 것이 코칭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인 거지. 잘 보낸 하루가 어저께가 되잖아요. 그리고 아직 오지 않았던 내일이 오늘로 왔을 때 어저께처럼 사는 거야. 그러면서 더 잘 사는 거지. 그러면 쭉쭉 암울했던 과거의 기억이 점점 내가 하루를 잘 살면서 채워져 가는 보람 있는 하루로 과거가 다시 바뀌어. 그렇다 보니까 저희는 과거 질문을 안 한다는 게 상담과 큰 차이예요.”

그래서 차미애 코치는 운동이라는 목표를 정한 허요셉 씨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합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자,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되면 허 코치님의 삶은 어떻게 변화가 되죠?"

[녹취: 허요셉 씨] "일단 건강이 정신력이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래서 건강해야 제가 하는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모든 것의 삶의 질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운동해서 건강해지면서 결국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운동하고자 하시는 거군요.”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겠죠. 허요셉 씨는 차근차근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운동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말합니다.

[녹취: 허요셉 씨] “일단 제가 3교대 근무하니까 그 안에서 한두 시간이라도 운동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플랜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녹취: 차미애코치] “그런데 이것이 어려웠던,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3교대 하는 것 이외에 또 혹시 어떤 어려움이 연관되어 있지 않나 찾아볼까요?”

[녹취: 허요셉 씨] “TV... TV 시청을 좀 많이 해서 그리고 잠을 자야 하는데 3교대 하고 나면 다음 날에 밤이 되면 잠이 안 오고 계속 깨어있는 상태, 그래서 그런 것들이 많이 문제가 있고 그렇습니다.”

차미애 코치는 코칭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사람의 마음, 그 에너지를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면 문제해결 능력이 코칭을 받는 당사자에게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의 말을 공감해주고 인정하며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녹취: 차미애 코치]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해서 제일 중요한 건 행동하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코칭은 코치가 약속한 목표 지점까지 같이 가줘요. 같이 가면서 조언하거나 충고하거나 답을 주거나 비평하거나 이런 것은 절대 금물, 그리고 격려해주고 느끼게 하고... 세션이라고 해요. 전 세션에서 코치와 약속한 실행을 다 못했을 경우에는 "그걸 왜 못했어요?"가 아니라 한 것 가지고 일단 격려하고 혹시 이것을 하지 못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어떻게 해결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계획을 짜는 거죠. 이렇게 몇 번 코칭을 받다 보면 어떤 문제가 생겨서 쪼르르 누구 쫓아가지 않아요. 상담사 쫓아가고 카운슬러 쫓아가고 그런 걸 안 해요. 아, 내가 이런 걸 전에 이렇게 했었지.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코칭에서는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도록 함께 격려하고 응원해주죠.

[녹취: 차미애 코치] “이러한 실천이 잘 되지 못하는 여건이 생긴다면 그때는 어떻게 그걸 해결하시겠어요?”

[녹취: 허요셉 씨] “삶의 가지치기... 주변의 약속, 지금 코로나 상황이니까 중요하지 않은 약속은 취소하고 웬만하면 잡지 않고 제 삶 위주로 시간을 주도하면서 쓰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멋지세요. 운동을 위해서 다른 것을 가지치기하겠다. 그렇죠. 행복한 삶이 되고 나면 여러 가지 가지치기했던 많은 분과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10여 분간의 코칭이 끝났습니다. 허요셉 씨는 고민이 말끔히 해결됐다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요. 차미애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현장입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간단하게 우리 코칭 대화 나눠봤는데 어떠세요? 어떤 새로 깨달은 점이나 정리된 것이나 느낀 것이나 이런 것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실래요?”

[녹취: 허요셉 씨] "아 제가 진짜 운동해야겠다는 그 마음이 내일부터 당장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고, 진짜 이건 상담보다도 고차원적인 게 내 안에 있는 답을 끄집어내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내가는 고차원의 코칭이라는 이런 생각을 해서 진짜 답이 다 해결된 것 같습니다. "

[녹취: 차미애 코치] "네, 다음 세션에서 우리, 보다 더 심도 깊은 코칭을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탈북민 허요셉 씨는 코칭으로 인해 자기 삶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격증도 취득을 한 거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신이 그랬듯이, 삶의 한 가운데에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코치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고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람은 차미애 코치의 마음과도 같았습니다.

[녹취: 차미애 코치] “코칭으로 인해서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사고, 코칭에서 요구하는 게 자아존중감이에요. 그렇게 하는 게 너무 바람직하죠. 저는, 코칭을 통해서 북향민은 물론 모든 사람이 스스로 자기를 사랑할 줄 알고 자기를 존중할 줄 알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 땅에서 상추를 심어 먹고 살더라도 너무 행복한 삶. 그거를 찾게 됐으면 하는 게 제가 코치로서의 바람이에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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