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4주기를 앞두고 미국 의회 상원의원들이 외부 정보 유입과 관련한 북한 정권의 검열과 감시 활동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웜비어의 이름이 붙은 이 법안에는 미국 대통령이 관련 전략을 의회에 보고하고, 연방 정부기관에 연간 1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의회 상원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북한의 검열과 감시 활동을 겨냥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공화당의 로버트 포트먼 의원실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법안은 포트먼 의원과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 의원, 크리스 쿤스 의원이 공동 발의했으며, 앞으로 5년간 북한의 검열과 감시 활동에 맞서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안에는 구체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법률 제정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북한의 억압적인 정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 미국 대통령이 관련 행위에 연루된 자들의 미국 내 또는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곳에 있는 자산을 차단하거나 비자 발급과 입국, 임시 입국허가 등에 부적격성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VOA 등을 운영하는 연방 정부기관인 ‘미국 국제방송처’ USAGM에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1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로버트 포트먼 의원은 오토 웜비어는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면서 이번 법안은 웜비어의 죽음을 계속 기억하고 잔혹한 북한 정권이 그의 죽음과 여러 인권 유린 행위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셰로드 브라운 의원도 우리가 오토 웜비어를 기억하는 것처럼 자국민과 수년 간 억류된 이들에 대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엄격한 감시와 검열 정책을 끝내고, 웜비어를 기리기 위해 북한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지역구로 둔 포트먼 의원과 브라운 의원은 지난해에도 웜비어 사망 3주기를 맞아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는 결의안을 발의하고,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인권 유린 실태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로버트 포트먼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지난해 6월 18일)
“오토 웜비어를 비롯해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지속적인 억압과 기아 학대를 당하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에 시달려 왔습니다. 우리의 결의안은 유엔이나 다른 토론의 장에서 북한 정부의 인권 침해에 대해 미국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초당적 법안에 대해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는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그러면서 이번 법안이 북한의 변화와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