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국제사회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각국의 국제 규범 준수와 인권존중 등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엔 인권이사회 재가입 시도 등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다자주의로의 회복을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유엔 안보리가 ‘다자주의’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 회의 연설에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책무, 특별히 법적 구속력을 갖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헌장에 따른 조약과 협약은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 인도주의 법률, 그리고 세계무역기구 WTO 등이 제정한 규칙과 표준 등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분명한 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은 규칙에 따른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돕고 지켜온 국제질서는 우리의 치열한 경쟁자들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그 질서를 지키고, 유지하며, 활성화하자는 것일 뿐입니다.”
블링컨 장관의 이런 메시지는 미국 정부와 갈등이 심화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지만 중국이 직접 거론되진 않았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국제질서를 강조하며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유엔 회원국들이 높은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인권과 존엄성은 국제질서의 핵심으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각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자신들의 일일 뿐이라며 인권이 각 사회마다 다른 주관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세계 인권선언은 ‘보편적’이라는 단어로 시작됩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어느 곳에서나 특정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모든 나라들이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일부 행동이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손상시키고, 다른 나라들로부터 미국이 여전히 전념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말 대신 행동을 통해 전 세계가 미국을 평가해주길 바란다면서, 파리 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 WHO 등에 재가입한 사실을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이란과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의 상호 준수로 되돌아가고, 핵 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해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5월 의장국인 중국의 주도로 열렸으며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이끌었습니다.
왕이 부장은 블링컨 장관의 연설 뒤 발언에서 다자주의는 모든 국가가 지속적인 평화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빠른 길이라면서, 이를 위해 모든 나라들, 특히 주요 나라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