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최근 잇따라 대미 비난 담화를 쏟아낸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비난은 미한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최근 북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비난 담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외교와 단호한 억지로 대처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검토에 대한 직접 반응은 아니지만,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음을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프랭크 엄 /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이 긍정적인 외교적 노력과 잠재적인 제재 완화, 평화체제, 새로운 미북 관계를 부각시키기보다는 억제를 통해 대처해야 할 위협으로만 북한을 강조하는데 대해 실망감을 표하는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일련의 비난 담화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제재 완화를 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단기적 목표인 제재 완화를 위해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거친 성명을 내 긴장을 고조시킨 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임하기도 전에 제재 해제 정책을 도입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다시 한번 ‘협박 외교’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도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대회 발언과 김여정 부부장의 미한 연합훈련 비난 발언 등 북한은 한동안 미국에 대해 선제적 양보를 요구하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대화 재개와 진전을 원하면 제재 완화 등의 조치를 미국이 먼저 취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북한은 거친 담화를 통해 도발을 위한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미 테리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미한 정상회담 직전에 북한이 모종의 무기 시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이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겁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메시지는 미국과의 향후 대화 범위를 스스로 정하려는 시도라며,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대화가 아닌 군축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담화를 통해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며, 인권 상황에 대한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 즉, 미한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핵우산 철회 등을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의 일련의 담화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직접적 반응이 아닌 만큼 추가 반응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