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의 방북을 3년 만에 다시 건의하면서 교황의 방북 성사 여부가 다시 주목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북한 호응 촉구와 다르게 북한은 현재 시점에서 교황 초청에 나서기에는 부정적인 여건들이 많고, 교황도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등 로마 일정을 마친 뒤 사회연결망 서비스에 교황이 방북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문 대통령은 앞서 3년 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추진했었습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 방북 초청을 제안해 김 위원장이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 대통령은 이를 다시 교황에게 전해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는 교황 측의 답을 받았지만, 북한은 이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교황 방북이 국제사회에서 종교 탄압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북한에 자칫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교황청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북한이라고 하는 체제 특성에 비춰보면 국제사회가 봤을 때 선뜻 가기에 어려운 측면이 많을 거란 말이죠. 종교적 차원에서 보면 종교를 부정하고 있는 국가에 가서 북한이 확실하게 변하지도 않는데 거기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런 판단이 있을 거란 말이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교황의 방북 자체가 한반도 평화와 함께 북한의 종교 자유,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해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 역시 교황청의 우려 사항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첫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이 활발히 이어지던 지난 2018년과 달리 미북, 남북 대화가 모두 끊긴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 정부의 교황 방북 초청 카드에 호응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뀐 게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다시 ‘우호’를 빼고 ‘친선’을 앞에 내세웠어요. 친선은 기존의 사회주의 또는 기존 우방국과의 관계를 우선한다는 의미거든요. 러시아, 중국, 쿠바 그런 곳들이 계속 얘기가 나오는 게 그런 의미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더 이상 국제사회 인정 그런 것을 북한이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혀. 오히려 사상투쟁을 얘기하고 있고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추진하는 교황 방북의 정치적 부담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 백신 접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북한에 교황이 간다는 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교황청의 교황과 문 대통령 간 면담 보도자료에서 방북 관련 언급이 빠진 것은 교황의 방북 의사 표명이 원론적 수준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재인 정부 임기가 말기로 가는 상황에서 교황 방북이 교황청 입장에선 한반도 평화의 결정적 계기가 돼야 하는데 이게 임기에 쫓기는 문재인 정부 말기에 시도한다는 게 정치적 부담이 있을 수 있거든요.”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난 심화로 김정은 위원장이 외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인 데다 대규모 미사가 수반되는 교황의 방북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체제 안보 차원에서도 우려가 클 것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이 교황의 방북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등 로마 일정을 마친 뒤 사회연결망 서비스에 교황이 방북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문 대통령은 앞서 3년 전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추진했었습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 방북 초청을 제안해 김 위원장이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 대통령은 이를 다시 교황에게 전해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는 교황 측의 답을 받았지만, 북한은 이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교황 방북이 국제사회에서 종교 탄압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북한에 자칫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교황청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북한이라고 하는 체제 특성에 비춰보면 국제사회가 봤을 때 선뜻 가기에 어려운 측면이 많을 거란 말이죠. 종교적 차원에서 보면 종교를 부정하고 있는 국가에 가서 북한이 확실하게 변하지도 않는데 거기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런 판단이 있을 거란 말이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교황의 방북 자체가 한반도 평화와 함께 북한의 종교 자유,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해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 역시 교황청의 우려 사항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첫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이 활발히 이어지던 지난 2018년과 달리 미북, 남북 대화가 모두 끊긴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 정부의 교황 방북 초청 카드에 호응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뀐 게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다시 ‘우호’를 빼고 ‘친선’을 앞에 내세웠어요. 친선은 기존의 사회주의 또는 기존 우방국과의 관계를 우선한다는 의미거든요. 러시아, 중국, 쿠바 그런 곳들이 계속 얘기가 나오는 게 그런 의미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더 이상 국제사회 인정 그런 것을 북한이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혀. 오히려 사상투쟁을 얘기하고 있고요.”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추진하는 교황 방북의 정치적 부담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 백신 접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북한에 교황이 간다는 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교황청의 교황과 문 대통령 간 면담 보도자료에서 방북 관련 언급이 빠진 것은 교황의 방북 의사 표명이 원론적 수준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재인 정부 임기가 말기로 가는 상황에서 교황 방북이 교황청 입장에선 한반도 평화의 결정적 계기가 돼야 하는데 이게 임기에 쫓기는 문재인 정부 말기에 시도한다는 게 정치적 부담이 있을 수 있거든요.”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난 심화로 김정은 위원장이 외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인 데다 대규모 미사가 수반되는 교황의 방북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체제 안보 차원에서도 우려가 클 것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이 교황의 방북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