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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군과 고도로 통합…‘인계철선’ 용어 부적절” 


2025년 2월 7일 한국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부사관학교의 마지막 체력 훈련에 참가한 한미 장병들의 모습. 사진 = 미국 국방부.
2025년 2월 7일 한국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부사관학교의 마지막 체력 훈련에 참가한 한미 장병들의 모습. 사진 = 미국 국방부.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최근 고위 외교관이 거론한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발언에 대해 가장 적합한 표현은 아니라는 반응을 냈습니다. 주한미군이 미군의 대규모 개입을 유도하는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군과도 고도로 통합돼 있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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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한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13일 VOA에 주한미군의 역할은 전쟁억지와 평화유지, 전쟁 승리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최근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의 ‘주한미군 인계철선 역할’ 발언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주한미군의 임무는 준비태세를 통해 분쟁을 억지하고, 국력의 일부로서 한국 국민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필요하다면 북한 침략에 맞서 싸우고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 “From my personal view and the one I held as CINC CFC/USFK, the mission is clear to deter conflict through readiness, maintain peace and stability for the citizens of the ROK, as one of the elements of National Power and if necessary, fight and win against NK aggression. This can only be accomplished by trained and ready ROK/US Forces.”

그러면서 “이것은 나의 개인적 견해이자, 한미연합군 사령관, 주한미군 사령관 재임 당시 가지고 있었던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지난 11일 한국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주한 미군의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임무는 소위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이라며 “북한이나 외부의 한국 공격의 경우 온 몸을 다해서 막아낸 후, 미국이 대규모로 개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현재 2만 8천 500명 수준의 주한 미군 규모가 적정하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연합군 강력… 미국 개입 유도에 국한되지 않아”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인계철선이라는 용어는 적절한 사용이 아니다”라며 “다른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It's not really the right use of a term, because tripwire implies something that is really there just to cause another effect that it itself will not create. And so the implication is that the combined forces in Korea, in normal times are not capable of mounting a strong defense of South Korea. And I think that's simply wrong.”

이어 “이 용어는 평상시 한반도의 미한 연합군이 한국을 강력하게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그냥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군은 세계에서 손 꼽히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주한미군을 더하면 강력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오핸런 연구원은 “미국 관리가 악의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아무도 그에게 인계철선이라는 단어를 말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가 개념을 설명하려고 스스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계철선은 전선에 설치해 침입해 오는 적들이 건드리면 폭발물이나 조명탄, 신호탄 등이 터져 적을 살상하거나 침입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철선을 말합니다.

앞서 리언 러포트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2003년 “인계철선은 부정적인 용어이고 미 2사단 장병에게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인계철선은 파산한 개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미 2사단은 경기 의정부와 동두천에 주둔하고 있었으며, 미한 양국은 2003년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령부를 오산, 평택으로 이전하는데 합의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VOA와 통화에서 주한미군이 한국군과 고도로 통합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주한미군을 인계철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됐다”며 “주한미군은 억지력을 유지하고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연합사령부에 통합돼 있는 것이지, 어떤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t is incorrect to call our forces a trip wire. We are on the peninsula, integrated in the Combined Forces Command for deterrence and for the defense of South Korea. We are not there just to cause a, you know, a reaction. That said, it is also a demonstration of our strategic resolve to the defense of South Korea, and part of strategic assurance, reassurance to our allies, to Korea, to Japan, to our treaty allies around the world that we are committed to the defense of our ally.”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존재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에 있는 조약동맹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방위 공약을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다만 ‘인계철선’은 미국이 군사력을 총동원해 방어할 것이라는 내용을 설명하는 “약식 표현”이자 “널리 사용되는 용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전진배치 부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주한미군에 대해 미군은 일반적으로 “전진배치 부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분쟁이 일어날 지역에 일정 규모의 병력을 배치해 훨씬 더 많은 병력이 뒤따라 오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we should look at US Forces Korea as a forward deployed force. That's the terminology the US military usually uses. That means that there is a a certain amount of the force that is put in the area where the conflict is to facilitate a much larger force coming behind them. So we have a Infantry Division Headquarters that's prepared to receive more forces. We have logistics in Korea to facilitate Air Forces and ground forces and naval forces coming forward. That's the idea.”

베넷 연구원은 한국의 보병사단 본부는 더 많은 병력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됐으며, 병참을 통해 공군, 지상군, 해군이 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이 공격 받는 것에 달린 것이 아니라, 북한이 공격을 감행하면 개입한다는 것이 미국 공약의 본질”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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