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무기 선적 장소로 알려진 곳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2만 개가 넘는 컨테이너가 대형 선박에 실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 부두에서 9일 길이 115m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에서 또 포착된 대형 선박…바로 앞엔 컨테이너 수북
이날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북한 전용’으로 분류된 부두에 이 선박이 선체를 밀착한 장면이 보입니다.
바로 앞 부두에는 컨테이너가 선박보다 긴 길이로 놓여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박이 이들 컨테이너를 선적 혹은 하역 중이라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2023년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입니다. 특히,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옮겨진 후 다시 열차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이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발견된 것은 올해 들어 6번째이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선 5번째입니다.
컨테이너 2만1천 개 거래 추정
VOA는 지난 2023년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처음 포착된 이후 이날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62척으로 추산했습니다.
다만 컨테이너를 하역하기 위해 인근 다른 부두에 정박한 선박을 제외하면, 순수 북한 전용 부두에 정박한 선박은 35척입니다.
통상 선박 한 척 당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가 대략 600개인 점으로 본다면, 실제로 러시아로 향한 컨테이너는 대략 2만1천개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난해 11월 로버트 우드 전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과 러시아가 1만8천 개 분량의 컨테이너를 거래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관련 발언 이후 라진항에는 선박 8척이 더 드나들었는데, 이는 이곳에서 거래된 컨테이너가 실제로 2만 개를 훌쩍 넘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물론 위성사진에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 만으론 북러 간 무기 거래 여부를 알 순 없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지목한 곳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출현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해 10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한 의혹 제기를 두고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 정당한 우호협력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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