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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예산 매년 8% 감축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025년 2월 14일 폴란드에서 블라디슬라프 코시니악-카미쉬 폴란드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025년 2월 14일 폴란드에서 블라디슬라프 코시니악-카미쉬 폴란드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향후 5년간 매년 8%씩 국방 예산을 삭감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로버트 세일시스 국방부 부장관 직무 대행은 19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예산을 삭감할 대상은 “과도한 관료주의와 기후변화 대응 사업 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도한 관료주의’를 예산 감축 대상으로 꼽은 것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뜻합니다.

기후변화 대응 사업에는 현재 진행 중인 저공해 대체 연료 구매, 군 기지 기후·재해 대처 강화 작업 등이 포함됩니다.

◾️ DEI 프로그램 등 중단

세일시스 대행은 아울러,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을 비롯한 ‘워크(woke)’ 프로그램들도 예산 투입 중단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워크는 인종·성 차별과 관련 부조리 등의 사회문제에 관해 ‘깨어있는’이란 뜻인데, 극단적 진보 아젠다를 지칭할 때도 쓰는 말입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군 내에서 불필요하다고 세일시스 대행은 강조했습니다.

◾️ 매년 700억 달러 삭감

앞서 CNN과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등에 공개된 장관 지시 문건에 따르면, 예산 삭감 목표에 맞춰 오는 24일까지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현행 미국 국방 예산 약 8천500억 달러 가운데 700억 달러 가까운 금액이 향후 5년동안 매해 삭감될 전망입니다.

◾️ 2013년 이후 최대

이 같은 일이 현실화 되면, 지난 2013년 자동 예산 삭감(sequestration)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방위 예산 감축이 됩니다.

당시 연 560억 달러 삭감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당시 예산이 줄면서 장기 대규모 조달 사업과 군인 연금·의료 혜택은 보호됐지만, 훈련과 유지보수 자원이 크게 축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비행 시간 단축으로 인한 훈련 중 사고가 증가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숙련된 부사관 인력 감축이 뒤따랐습니다.

이후 미 의회와 군 당국은 유지보수와 운영 예산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해 왔습니다.

◾️ ‘전시태세’ 역량 집중

헤그세스 장관은 “전시 태세(wartime tempo)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이번 지시 문건에 명시하며, 예산 감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 정책 우선 과제를 추구하기 위한 재정 재배치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 정책 우선 과제에는 DEI 프로그램 폐지, 미국판 ‘아이언 돔’ 구축, 국경 보안 강화 등이 포함됩니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운용 중인 것과 같이, 영토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다층 방어 체계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포함해야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 인태사령부는 ‘지속적 자금 지원’

전투사령부 예산과 관련해서는 북부사령부와 우주사령부,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준비태세 확립·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명시했습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조직입니다.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그리고 아프리카사령부와 유럽사령부 등은 문건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 연방 정부 조직 축소

이번 예산 감축 지시는 미 정부효율부(DOGE)가 진행 중인 연방 정부 조직·예산 축소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고 CNN은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다양한 부처에서 수습 기간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고 조치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이와 관련, “일부 국방부 관계자들은 대규모 해고 조치가 법적 문제를 초래하고, 군사 대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습니다.

◾️ 트럼프, 다른 나라엔 방위비 증액 촉구

한편, 미국이 방위 예산을 줄이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에게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모순이라고 주요 매체들은 짚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5%까지 방위비를 높이라고 나토 회원국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맞추면 미국의 방위 예산은 1조 2천억 달러가 넘어야 합니다.

약 8천500억 달러인 현재 규모에서 더 줄이려는 것인데, 현행 미국의 방위비 지출은 GDP의 3.38% 수준으로 나토 최신 자료에 나타났습니다.

◾️ 공화당 반발 가능성

국방부의 이 같은 예산 삭감 계획은 집권 공화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고 CNN은 내다봤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방위 예산을 1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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