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중국이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양안 문제는 강압이 아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9일 최근 자체 설명자료에서 ‘타이완 독립 반대’ 문구를 삭제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오랫동안 어느 한쪽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문구 삭제 배경과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가정적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have long stated that we oppose any unilateral changes to the status quo from either side. We do not comment on every hypothetical. China presents the single greatest threat to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
그러면서 “중국은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단일 최대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설명자료서 ‘타이완 독립 반대’ 문구 삭제
국무부는 최근 홈페이지의 ‘타이완 관계에 관한 설명자료’를 갱신하면서, 기존에 포함됐던 ‘우리는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또한, ‘타이완의 적절한 국제기구 가입을 포함한 의미 있는 참여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앞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도 지난 15일 독일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3자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타이완의 적절한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역대 미국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온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자료 갱신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달라진 타이완 접근 방식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국무부의 자료 갱신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공동성명, 국제법 및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이어 “이는 미국이 타이완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잘못된 정책을 고수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대화 통한 평화적 해결 기대”
하지만 국무부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양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중국 정부의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양안 간 대화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oppose any unilateral changes to the status quo from either side. We support cross-Strait dialogue, and we expect cross-Strait differences to be resolved by peaceful means, free from coercion, in a manner acceptable to the people on both sides of the Strait.
이어 “양안 간 차이는 강압 없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양측 국민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관련 정책이 타이완 관계법, 미·중 3대 공동성명, 그리고 타이완에 대한 6대 보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며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미국 정책 변화 시사 아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일 VOA와 통화에서 국무부가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 대중국 또는 대타이완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rump is consistently someone who tries to take a transactional approach. He tries to use policy options as a way of achieving other objectives. So he could decide to do that. That's I mean, as president, that's his choice.”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서도 거래적 접근 방식을 취하며 정책적 선택지를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종종 활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문구 삭제도 중국이 민감해하는 타이완 문제를 이용해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역대 미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에 신중을 기해 온 만큼,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타이완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타이완을 방어하겠다고 선언할 지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타이완 해협 문제 접근법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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