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14일 새벽 폭발 사고가 발생했으나 방사능 유출은 없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폭발 현장 CCTV 영상을 공개하고 “러시아의 공격용 드론이 고폭탄 탄두를 장착한 채로, 체르노빌 원전의 파괴된 4호기를 보호하는 차폐막을 타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차폐막은 유럽·세계 여러 국가들,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인류의 진정한 안전을 위해 건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폭발한 차폐막은 덮개 형태로 원전을 방호하는 시설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방사능 수치는 상승하지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드론 잔해’ 공개
우크라이나 보안국(SSU)은 이날(14일) 브리핑을 통해, 방사능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구조물 내부와 인근에서 러시아 드론의 잔해가 발견됐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잔해와 함께 탄두와 일련번호도 확인됐다고 SSU 측은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구조물 내부 파손 상태를 현지 매체들에 공개했습니다.
◾️ “미국에 상세 정보 제공 계획”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에 관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긴급 회동했습니다.
IAEA 측은 폭발 영향이 시설 외부에 한정됐고, 내부 차폐막까지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체르노빌 공격과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의 최근 군사 활동 증가가 “지속적인 핵 안전 위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IAEA가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공격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미국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원전 안전 우려 지속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원자력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대 원전 중 하나인 러시아 점령 하의 자포리자 원전이 주요 관심 대상입니다.
이번에 폭발이 발생한 체르노빌은 옛 소련 시절인 1986년 대규모 방사선 누출 사고가 났던 곳입니다.
대형 아치 형태의 차폐막은 잔류 방사선이 새어 나오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합니다.
◾️ 구멍 뚫린 듯한 모습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이날 새벽 2시 2분(현지시각)께 원전의 차폐막 측면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구멍이 뚫린 듯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호스를 이용해 돔 내부의 불길을 잡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현재 화재는 진압된 상태입니다.
◾️ 러시아 “평화 협상 방해 의도”
크렘린궁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서 비롯됐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를 강력 부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러시아군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는 또 다른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일 것이라면서 “이런 도발은 키이우 정권이 자주 벌이며, 실제로도 서슴지 않고 실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당국이 트럼프(미국 대통령)와 푸틴(러시아 대통령) 간의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 밴스-젤렌스키 회동 주목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위해 독일 뮌헨에 머물고 있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할 예정인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협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종전 협상 즉각 개시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종전·평화 협상을 인정하지않고 그 결과로 나오는 합의도 일절 거부하겠다고 다음날(13일) 선언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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