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북한의 도움을 받아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같은 협력이 유엔의 대북 무기 금수 조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 가능성에 대해 “해당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270호에 명시된 북한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북한과 이란이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are aware of the press reporting. We do not comment on intelligence matters. The described collaboration would be a clear violation by both the DPRK and Iran of the UN arms embargo on the DPRK laid out i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1718, 1874, and 2270.”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VOA의 논평 요청에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관련 보도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엔은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대북 결의 1718호를 통해 모든 회원국이 북한에 핵 및 탄도미사일 관련 물자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또한 2009년 6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결의 1874호를 통해 모든 무기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북한의 무기 수출도 전면 차단했습니다.
아울러 2016년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된 결의 2270호를 통해 무기 수리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이전을 포함해 모든 무기 관련 부품 및 기술의 수출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영국 언론 “이란, 북한 설계도 기반으로 핵미사일 개발”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31일, 이란 반정부 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의 첩보를 인용해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넘겨받은 설계도를 기반으로 사거리 3,000km의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란 북부 샤흐루드와 셈난에 위치한 미사일 기지에서 미사일 개발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셈난 미사일 기지에서는 북한이 설계에 관여한 ‘시모르그(Simorgh) 미사일’이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란이 북한의 지원을 받아 최소 세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는 등 핵무기 배치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거리 3,000km를 달성할 경우, 주요 목표인 이스라엘을 넘어 유럽까지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서방은 이란이 군사적 목적을 감추기 위해 셈난 미사일 기지를 '이맘 호메이니 우주 발사장'으로 명칭을 바꾸고, 인공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탄도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 왔습니다.
“북한 위성 기술, 이란 미사일에 적용”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 출신으로 북한의 무기 거래 동향을 추적해온 브루스 벡톨 안젤로 주립대학 교수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위성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위성 발사 로켓 ‘은하-3’의 기술이 이란의 ‘시모르그’ 미사일에 적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 missile that they’re using is called Simorgh and the first stage of the Simorgh is nothing more than the first stage of the UNHA-3. Essentially, what they did with the UNHA-3 was they took four No Dong engines and they welded them together to give it a lot more thrust, and it's a much more powerful engine. That's the first stage of the UNHA-3 and Simorgh. So that can be converted from a satellite. You launch that thing and instead of putting a satellite at the top of the missile, you put a military payload like a nuclear weapon. It’s got a long enough range to hit Europe easily.”
벡톨 교수는 북한이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해 만든 사거리 약 1,000km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의 엔진 4개를 결합해,
사거리 3,000km가 넘는 은하-3의 1단 추진체를 개발했다면서,
이란도 동일한 방식으로 시모르그 미사일의 1단 추진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의 차이는 탑재하는 탄두뿐이라며, 이란이 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하는 시모르그 발사체는 위성 대신 핵탄두를 장착하면 즉시 핵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2016년 이란을 제재한 이유 중 하나는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1단 추진체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이란이 북한의 진일보한 ICBM 기술도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부품과 기술 인력도 제공”
벡톨 교수는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제공받아 지속적으로 개발·개선을 거듭하고 있다는 정황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며, 단순한 설계도뿐만 아니라 미사일 부품과 기술 인력도 함께 지원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Obviously they continue to develop and tweak and improve these missiles. So what does that take? Well, it's more than just blueprints. They gotta get the parts from the North Koreans too. Certainly, when the North Koreans developed the Simorgh for the Iranians, they had technicians over there. They bought the original No Dong from the North Koreans. The North Koreans actually, after things went well, built a No Dong fabrication facility for them and had technicians and engineers helping them out there.”
특히 북한-이란 협력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북한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했을 당시 미사일 기지를 직접 시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이 방문한 미사일 기지는 샤흐루드와 셈난 두 곳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하고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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