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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인권 책임규명 관련 정보 2배 증가…국제사회 법적 대응도 강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사무소(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본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사무소(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본부.

유엔 인권기구는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수집된 정보가 지난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의 법적 대응뿐 아니라 기념 사업과 진실 기록 등 비사법적 대응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 내 책임규명 증진’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정보 및 증거 저장소’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OHCHR continues to strengthen its central repository of information and evidence to ensure its relevance, usefulness and accessibility in future accountability initiatives. Given the nature and scale of the violations, documentation of possible international crimes and the consolidation, management and preservation of information lay the groundwork to support accountability efforts, including future investigations and prosecution of alleged perpetrators, in a timely manner.”

보고서는 북한 내 인권 침해 범죄의 성격과 규모를 고려할 때, 범죄의 문서화와 정보의 통합·관리·보존이 향후 조사와 기소를 포함한 책임 규명의 토대가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조사 기간 동안 보존된 정보의 양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시민사회 단체, 학계, 피해자, 정부 기관이 제공한 자료가 중앙 저장소에 추가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 “The volume of the information preserved doubled during the reporting period, as the central repository was also augmented by materials provided by civil society organizations, academic sources, victims and government entities. That included a number of original documents, such as official orders and guidelines for law enforcement authorities, photographs taken inside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ranscripts of interviews with victims conducted by partner organizations, court documents, and petitions submitted to United Nations and national human rights mechanisms.”

그러면서 OHCHR이 북한의 공식 명령과 지침, 내부 사진, 법원 문서, 피해자 인터뷰 기록, 탄원서 등 새로운 증거와 원본 문서를 확보하면서 정보량이 크게 확대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인권기구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에 따라 2019년부터 2년마다 책임 규명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를 위한 조사는 2022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진행됐습니다.

“국제사회, ‘사법적·비사법적’ 대응 확대”

보고서는 또한 북한의 인권 침해 책임자들을 추궁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사법적·비사법적 대응이 과거보다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근거로 특별보고관 등이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특별재판소를 설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별 법적 대응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 포로 및 납북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리는 등 민사 소송을 진행한 사례와 일본에서 ‘지상낙원’ 캠페인 피해자들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이어 미국에서 오토 웜비어 가족이 북한 자산 220만 달러를 압류하는 판결을 받은 것과 네덜란드에서 북한의 해외 강제노동 혐의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조사 및 기소가 진행된 사례도 주요 법적 대응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에서 전쟁 포로 및 납북 피해자를 위한 기념관과 전시관이 건립되고 한국과 일본에서 북한 강제 실종 피해자에 대한 추모 행사가 이뤄졌으며, 인권 교육 및 기록 보존 활동이 강화된 것도 이번 조사 기간 동안 강화된 비사법적 분야의 주요 대응으로 꼽았습니다.

“탈북자 구성·패턴 변화…검열·처벌 강화”

보고서는 한편, 이번 조사 기간 동안 북한 내에서 과거와 다른 여러 변화가 감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탈북민 수가 크게 줄고 탈북 패턴도 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19년 1천47명이었던 탈북민 수가 2023년에는 196명, 지난해에는 9개월 동안 181명으로 줄어드는 등 코로나 대유행 이전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과거에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비롯한 여성 탈북민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 기간 동안에는 북한 해외 노동자로 파견된 남성들이 근무지에서 탈출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탈북민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평양문화어 보호법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등 새로운 법률 도입과 단속 강화를 통해 북한 정부가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 감시와 처벌을 담당하는 국가보위부 산하 특별 단속 조직 ‘109 상무’의 검열이 최근 몇 년간 크게 강화됐다면서, 이들이 수시로 전화기와 전자기기를 도청하고, 영장 없이 가택 수색을 실시해 외부 정보 유입이 의심되는 물품을 압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유엔의 북한 인권 책임 규명 증진 보고서와 관련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논평을 요청하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자국 내에 인권 침해가 없으며 국제사회가 인권 문제를 구실로 북한의 체제를 훼손하려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유엔의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를 앞두고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국가 보고서에서 “정치∙경제∙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인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 노력 강화 환영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대표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대표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자유연합 수잔 숄티 대표는 6일 VOA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사례에서 보듯 김정은 정권에 의한 북한 내 인권 침해 실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 추궁 노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유엔 보고서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 think the developments and the increased attention by the Human Rights Council and what's happening with this reporting is really important and I'm really glad to see it. I'm very encouraged by it because for too long we haven't made it a priority and we need to make it a priority. And people of North Korea need to know that how deepl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ares about them and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not their enemy. South Korea's not their enemy, America's not their enemy. So I think it's really important and significant.”

숄티 대표는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추궁 노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북한 인권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외부 정보 유입 더욱 강화해야

숄티 대표는 또한 보고서에서 지적한 북한 정권의 검열·통제·처벌 강화는 그만큼 외부 정보 유입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 think the most important thing we can be doing is communicating truth into North Korea like the work of VOA and RFA and the South Korean broadcasters. I think it's really important for people in North Korea at every level of society to know about these things that are happening to give them hope to spread the truth there because they really need to know about the concerns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And I think that's the most powerful the powerful, most powerful tool that we have is the truth and the evidence that we can share with the people of North Korea.”

아울러 탈북민들이 북한 내부의 실상을 고발하고,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을 위한 노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자유 세계를 경험하고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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