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중 경쟁과 무역이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미일 정상이 논의할 다양한 현안들이 한국에도 상당한 함의를 가진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 연구소 일본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번 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 때 중국과 관련한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광범위한 대중국 협력 논의”
와인스타인 석좌는 4일 VOA에 “중국에 관해서는 국가안보, 경제 안보, 사이버 보안 뿐 아니라 지적 재산권 도용과 경제적 강압에 맞서 싸우는데 있어서도 미일간 더 폭넓은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 “Re the PRC, we will see broader cooperation on national security, economic security, cybersecurity as well as in the fight against intellectual property theft and economic coercion. We are also likely to see increased freedom of navigation exercises by both countries and a pledge by the US to consider an attack on the Senkaku Islands as falling under Article 5 of the US-Japan defense treaty. It is critical that South Korea continue President Yoon's broad alignment with Japan and the US in these areas. But a crippled government in Seoul may find it hard to keep up with the pace of change in these areas.”
그러면서 “한국이 이러한 분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랬듯 미일과의 광범위한 연대를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파행(crippled)을 겪고 있는 한국 정부가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4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의 방미를 통해 공고한 신뢰, 협력 관계를 구축해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중국 접근법 이해 계기”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미중 경쟁 문제는 분명 두 정상이 논의할 주요 현안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정책의 방향이 아직 다소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번 논의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매파들을 요직에 인선했지만 동시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조기에 직접 접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I think it will be one of the important issues that will be discussed for sure and it'll be very interesting because the direction of President Trump's China policy remains a little bit uncertain. On the one hand, he has filled his administration with China hawks but at the same time he seems eager to engage with XI Jinping directly early. And so I'm sure that Prime Minister Ishiba is going to want to have some understanding and insight on how the US is going to be approaching China because Japan also has its own diplomacy with China that it will want to calibrate and coordinate with that of the United States.”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접근법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얻길 원할 것”이라며 “일본이 중국과 양자 외교를 펼치는 데 있어 미국과 조율하고 조정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오키 나오코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4일 VOA에 “안보와 외교 정책에 있어 중국이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시바 총리는 강력한 양국 동맹을 재확인하고, 양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한다는 목표를 공유한다는 점을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오키 연구원] “In terms of security and foreign policy issues, I expect China to be on the top of the list of topics. I think Prime Minister Ishiba would want to reconfirm the strong bilateral alliance, and make sure that the two countries are aligned in their goals to maintain and strengthen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The prime minister said in a parliament session this week that he thinks there are “no inconsistencies” between the two countries in terms of their goals to maintain a free and open Indo-Pacific.”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양국이 공유하는 정책과 우려 사항에 대해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도 중요한 회의”라고 말했습니다.
“확장억제∙비용분담 논의”
스나이더 소장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주로 확장억제 관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는 확장억제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한국과 먼저 상의하고 일본이 교훈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일본이 미국과 먼저 관련 논의를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4일 VOA에 한일 모두 방위비 분담금에 “관대하게 기여하고 있다”며 “이시바 총리가 자국의 방위와 동맹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분명히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Like South Korea, Japan is a generous contributor to burden sharing. The case that the Prime Minister will surely make about this issue is one that highlights what Japan is doing, both in its own defense and in support of the alliance. He will also underscore why the alliance is absolutely in the interests of the United States. That is an argument that alliance-skeptic Donald Trump needs to hear. It is the same argument that the ROK Acting President or his successor must also make to the U.S. president when the time comes.”
이어 “이시바 총리는 동맹이 미국의 이익에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이유도 강조할 것”이라며 “동맹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야 할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그의 후임자도 때가 되면 미국 대통령에게 똑같은 주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방위 공약 확인할 것”
그러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의 직접적인 표적이라며 “이시바 총리는 한국이 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을 얻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Like the ROK, Japan is a direct target of North Korea's medium- and long-range missiles and nuclear weapons. PM Ishiba will want to obtain what the ROK also seeks: the clearest and strongest possible commitment from the new U.S. president to their defense, to the provision of a strong U.S. deterrent, to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to the need to avoid a "deal" with North Korea that is unacceptable to its Asian allies, and to the need to avoid falling into the trap of accepting North Korea as a de facto permanent nuclear state.”
“새로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그들의 국방, 강력한 미국의 억제력 제공, 북한의 비핵화, 아시아 동맹국들이 수용할 수 없는 북한과의 ‘거래’를 피할 필요성, 북한을 사실상 영구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필요성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 강력한 약속을 받으려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관세 대비… AI 투자∙LNG 구매”
고토 시호코 윌슨센터 인도태평양 국장은 4일 VOA와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공지능(AI) 투자 등 일본의 기여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토 국장은 “이시바 총리는 무엇보다 일본이 관세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고 싶어할 것이고, 그가 이번 회담에서 실제로 성공했는지 여부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프트뱅크그룹의 손 마사요시 회장이 미국의 AI 인프라에 더 많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높이 평가했는데, 이시바 총리가 이런 성과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토 국장] “We've also seen under this new second Trump administration he lauding the fact that the CEO of SoftBank Masayoshi Son is committed to investing more in the United States in a critical AI infrastructure. So these are the areas that Ishiba will push for and want to hammer in.”
특히 “반도체야 말로 AI의 심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미국’과 관련해 집중할 부분”이라며 이시바 총리가 반도체와 첨단기술 협력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최근 AI 분야에서 격차를 줄인 것을 감안할 때 트럼프 정부가 계속해서 중국에 대한 첨단반도체 수출 통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와인스타인 석좌는 “일본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국방 분야 선구매를 발표해 관세를 피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는 수단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국산 LNG를 더 많이 구매하고,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North Slope) 지역의 LNG 가스관 건설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도 이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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