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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 ‘7연임’


2025년 1월 27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본부의 스크린에 대선 예비 결과가 표시되고 있다.
2025년 1월 27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본부의 스크린에 대선 예비 결과가 표시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7연임에 성공했다고 이고르 카르펜코 선거관리위원장이 27일 발표했습니다.

카르펜코 위원장은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26일) 진행된 대선의 개표 결과 루카셴코 현 대통령이 513만6천여 표로 득표율 86.82%를 기록해 승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세르게이 시란코프 후보 18만9천여 표(3.21%), 올렉 가이두케비치 후보 11만9천여 표(2.02%), 안나 카노파츠카야 후보 10만9천여 표(1.86%) 순입니다.

선관위는 이날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이 같은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 “대통령 선출 축하”

카르펜코 위원장은 이 같은 결과에 관해 “우리는 대통령을 선출했으며, 여러분은 벨라루스 공화국을 축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투표율이 85.69%에 이르러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덧붙였습니다.

◾️ 유럽 최장기 집권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 최장기 집권자입니다.

옛 소련에서 독립 후 처음 치른 1994년 대선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모든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벨라루스 헌법은 2회를 넘어서는 집권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해당 항목을 2004년 국민투표에 부쳐 폐지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도 80%대 득표율로 6연임에 성공했지만, 부정 선거 논란으로 소요 사태가 벌어지면서 퇴진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벨라루스 정부는 시위대 강경 진압에 나서 6만5천 명 넘는 인원을 체포했습니다.

구금된 사람은 1천 명이 넘었습니다.

당국은 또한 대선 일정을 기존의 8월에서 1월로 앞당겼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번 대선 승리로 시작되는 7번째 임기는 오는 2030년까지입니다.

이에 따라 총 집권기간은 36년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 EU “가짜 선거”

서방국가들은 주요 야당 인사들이 감옥에 있거나 해외 망명한 상태로 이번 대선이 치러졌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은 선거였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마르타 코스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전날(26일) 공동성명을 통해 “벨라루스의 오늘 가짜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같은 날(26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 국민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비판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억울한 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CNN은 27일 공개된 벨라루스 대선 결과를 전하면서 “이번 선거는 철저히 조작된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고 평가하고, “루카셴코는 형식적인 수준의 반대 후보들만 상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 푸틴과 전화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옛 소련에 속했던 독립국가연합(CIS) 정상들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27일) 현안 브리핑에서 “이번 (벨라루스) 선거는 절대 합법적으로, 투명하게, 잘 진행됐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전화로 대선 승리를 축하했으며, 향후 협력 일정도 논의했다고 벨라루스 현지 매체인 벨타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 ‘연합국가’ 협력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개념을 추구하며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정기적으로 연합국가 국무회의 등을 개최하면서 주요 현안 대처와 정책 사항에 공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앞서 자국 영토에 훈련 명목으로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를 받아들임으로써, 북쪽 진입 경로를 제공했습니다.

이듬해 벨라루스 당국은 러시아 전술핵무기 배치를 수용하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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