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를 받은 북한 선박 2척이 중국 해역에서 포착됐습니다. 해외 운항이 금지된 북한 선박들의 중국 내 활동이 점차 일상화되는 양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화물선 ‘SP’호의 위치 신호가 또다시 중국 해역에서 잡혔습니다.
북한 제재 선박, 연이어 중국 해역서 포착
선박 추적 시스템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SP호는 현지 시각 24일 새벽 현재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앞서 SP호는 지난 8일 이 해역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약 2주 만에 같은 해역에서 수상한 항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SP호가 발견된 닝보-저우산 해역이 과거 북한산 석탄의 주요 환적지로 지목된 곳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선박이 제재 위반 행위가 빈번히 이루어졌던 해역에 진입한 점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중국 해역에서 발견된 대북제재 선박은 또 있습니다.
북한 선박 릉라2호는 지난 20일 오후 3시경 중국 다롄 인근 해역에서 서쪽, 즉 중국 보하이만 해역으로 향하는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앞서 VOA는 릉라2호가 지난 3일 보하이만을 등진 채 북한 방향으로 향한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번엔 반대로 보하이만 쪽으로 이동 중인 장면이 포착된 것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은 사실상 다른 나라로의 운항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릉라2호가 북한 남포에서 약 400km나 떨어진 지점에서, 그것도 중국 방향으로 향하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릉라2호는 제재 위반 선박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이 선박이 2017년에 환적지인 러시아 홀름스크항으로 옮긴 북한산 선박이 한국으로 반입돼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이를 근거로 릉라2호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2019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릉라2호는 '백양산호'라는 이름으로 운항하며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서 석탄 환적에 관여했습니다.
제재 선박 중국행 최근 급증
이처럼 최근 중국 해역에선 북한 선박의 수상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이 제재 이행에 더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중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주미중국대사관은 이달 초 릉라2호의 중국 운행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해당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닐 와츠 전 위원은 최근 VOA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제사회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을 공개하고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